영국 경쟁시장청(CMA)이 애플과 구글을 '전략적 시장지위(SMS·Strategic Market Status)' 기업으로 지정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양사가 모바일 운영체제(OS), 앱스토어, 모바일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과 전략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한 결과다.

SMS는 영국이 올해부터 시행 중인 디지털시장법에 따라 도입됐다. 불공정 경쟁 기업으로 판단해 제재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경쟁 촉진과 혁신 증진을 위한 조치를 요구하는 등 당국이 개입할 근거가 된다.

이에 따라 CMA는 향후 두 기업의 사업 관행을 보다 폭넓게 조사하고, 경쟁 개선을 위한 구조적·행태적 조치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윌 헤이터 CMA 디지털시장 담당 이사는 “앱 경제는 영국 GDP의 약 1.5%를 차지하고 40만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며 “이 시장이 기업과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투자와 혁신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이번 조치로 영국 규제당국이 두 빅테크 기업의 영업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올리버 베델 구글 수석 경쟁 담당 이사는 “실망스럽고 불균형적이며 부당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애플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영국이 유럽연합(EU) 식 규정을 도입하면 애플의 제품과 서비스 개발이 저해되고,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수준이 약화할 것”이라며 “EU의 규제가 애플 사용자에게 미친 영향을 목격했는데 영국이 같은 길을 따르지 않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