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근로자 절반가량이 인공지능(AI)의 도움 없이 동료와 대화하는 것을 불안해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16세에서 28세 사이의 영국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젊은 세대 직원들은 동료와 직접 대화하는 것보다 챗GPT와 같은 AI 도구와 상호작용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회의나 사내 네트워킹 등 사람을 직접 마주해야 하는 상황에 앞서 AI 챗봇을 이용해 미리 대화를 연습하거나 발언 내용을 점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응답자의 약 45%는 회의나 발표 등 말하기가 필요한 업무를 준비할 때 AI를 자주 사용한다고 답했다. 또 5명 중 2명은 AI의 도움을 받으면 자신감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들은 실제로 누군가를 만나기 전에 챗봇과 대화를 시뮬레이션하며 어떤 표현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지 테스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3명 중 1명은 회의 전에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AI가 추천한 농담이나 아이스브레이킹 문구를 미리 준비한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참여자들은 AI가 '직접 대면하는 불편함을 줄여준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조사에 따르면 29%는 잡담이나 스몰토크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며, 25%는 AI와 미리 대화하지 않으면 실제 대화가 어렵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확산된 원격 근무 문화와 AI 기술 발전의 결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커리어 플랫폼 '노바(Nova)'의 창립자 안드레아 마리노는 “팬데믹과 원격 근무, 인공지능의 등장이 젊은 세대의 소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꿨다”며 “이들은 온라인상에서는 늘 연결돼 있지만 실제 대면에서는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술 발전으로 언제든 소통할 수 있게 되었지만 진정한 인간적 대화는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며 “끊임없이 연결된 시대일수록 진심 어린 대화 능력이 귀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의 화술 전문가 수지 애슈필드는 “전화받기, 회의 참여, 대화 시도 같은 단순한 행동부터 연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화 자신감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훈련으로 키워지는 기술”이라며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은 언제나 주목받는다”고 덧붙였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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