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서밋] '3D 반도체' 공정혁신이 AI 패권 가른다

전자신문이 주최한 테크서밋이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렸다. 박광선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 대표가 '에너지 효율적인 AI 구현 가속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전자신문이 주최한 테크서밋이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렸다. 박광선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 대표가 '에너지 효율적인 AI 구현 가속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3차원(3D) 반도체'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인프라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AI를 발전시키려면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가 필수고, 이를 실현하는 것이 바로 3D 반도체다. 세계 반도체 제조의 핵심 축인 반도체 장비 업계 리더들은 3D 반도체에 대응할 수 있는 공정 혁신이 AI 패권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한 목소리 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램리서치·KLA는 21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전자신문 주최 '테크서밋 : 게임체인저가 온다' 콘퍼런스에서 3D 반도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3사는 세계 5대 반도체 장비사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TSMC 등 글로벌 주요 반도체 제조사의 공정 솔루션을 책임지고 있다.

박광선 어플라이드코리아 대표는 AI를 위한 에너지 효율적 컴퓨팅 기술을 집중 조명하며 3D 반도체가 AI 전력 효율과 성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플라이드에 따르면, 2030년 세계 생산전력의 10%를 AI가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 소모를 줄이지 못하면 AI가 제한될 수 밖에 없다.

박 대표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예로 들며 “GAA로 전력 소모는 30% 줄이고 성능은 15% 수준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GAA는 핀펫에 이은 차세대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로, 대표적인 3D 반도체 구조로 꼽힌다. 삼성전자·TSMC·인텔이 올 하반기 양산하는 2나노미터(㎚)급 반도체에 모두 GAA를 적용한다.

박 대표는 “GAA 트랜지스터 공정만 500 단계가 넘고 새로운 물질도 많이 필요하다”며 “이같은 복잡성에 대응하려면 반도체 제조 공정 간 상호 연관성을 파악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시대 첨단 반도체 제조는 공정 단계가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에 이를 통합·최적화해야 적시에 제품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램리서치도 3D 반도체를 실현하기 위한 공정 혁신을 강조했다. AI 저장장치인 낸드 플래시 메모리가 대표적이다. 낸드는 단수가 높을수록 성능이 뛰어나다. 높이, 즉 3D 구조에 경쟁력이 좌우된다는 뜻이다. 현재 양산 중인 낸드는 약 300단 이상으로, 반도체 업계에서는 400단 준비가 한창이다.

김태원 램리서치 유전체 식각 총괄 부사장은 “앞으로 1000단 수준의 낸드를 구현하려면 고종횡비 식각과 보다 많은 식각 홀을 뚫을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AI 시대 반도체 공정 변화를 예고했다.

낸드 단수를 높이려면 이를 관통할 구멍(홀)이 필요하다. 낸드 기둥 역할로, 램리서치는 영하 63도 수준 극저온 식각으로 좁지만 높은, 한 면에 보다 많은 홀을 구현하는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3D 반도체를 위해서는 계측·검사 혁신도 요구된다. 김양형 KLA코리아 대표는 '공정 제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계측·검사로 제조 전반을 제대로 제어할 수 있어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메모리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도 마찬가지다.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성능을 끌어올린 HBM도 3D 구조를 갖췄다.

김 대표는 “기존 스마트폰이나 PC용 D램은 가끔 쉴 수 있는 환경에서 구동되지만, AI 연산을 담당하는 HBM은 아니다”면서 “계속 일을 해야하고 발열도 많아 반도체의 결함으로 인한 영향이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HBM을 제조할 때 보다 면밀히 계측·검사하지 않으면 성능과 직결된 결함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김 대표는 지적했다.

전자신문이 주최한 테크서밋 행사가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게임체인저가 온다 - 세상을 바꿀 기술들'을 주제로 열렸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전자신문이 주최한 테크서밋 행사가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게임체인저가 온다 - 세상을 바꿀 기술들'을 주제로 열렸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