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서울 집값 다시 과열 조짐…가계대출 불확실성 커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수도권 주택시장이 다소 진정됐다가 지난달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다시 과열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며 “향후 가계대출 흐름의 불확실성도 증대됐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인사말씀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최근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초반 수준으로 빠르게 오르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국내 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이지만 연체율이 지방 건설 경기 부진과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부담 누증 등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경기 상황에 대해서는 “경제심리 회복과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에 힘입어 소비가 부진에서 벗어나고 반도체 경기 호조 등으로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2분기 이후 성장세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성장경로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대미 무역협상, 내수 회복속도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덧붙였다.

물가와 관련해선 “식료품 가격이 다소 높은 오름세를 나타낼 수 있지만 국제유가 안정세와 낮은 수요압력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내외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한은은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네 차례에 걸쳐 총 100bp(1bp=0.01%포인트) 인하했고 가계부채와 환율 등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면서 금리인하의 속도를 조절했다”고 말했다.

향후 통화정책 운용에 대해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경기와 물가,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한은은 취약부문 지원을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2.0%에서 1.0%로 낮췄다. 지난해 도입한 '중소기업 한시 특별지원' 프로그램의 한도는 확대하고 기한도 연장했다.

이 총재는 “정부와 협력해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을 이루고 금융·경제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라며 “양방향 유동성 조절체계 도입과 자금조정대출 제도 개편을 통해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외환시장 구조 개선과 무위험지표금리(KOFR)의 정착 등 시장 인프라의 선진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며 “금융·경제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대응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디지털 지급수단 생태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은은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 저출산·고령화 대응과 지역균형발전, 신산업 육성 등 구조개혁 연구를 강화하고 중립적·장기적 관점의 정책 대안 제시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