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초 빛 쪼여 고효율 '수소 생산 촉매' 합성...KAIST, 新합성 기술 구현

KAIST의 촉매 합성 기술이 소개된 ACS 9월호 속표지 논문 이미지
KAIST의 촉매 합성 기술이 소개된 ACS 9월호 속표지 논문 이미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이 찰나의 빛을 비춰 초고온을 구현하고 수소 생산 촉매를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에너지는 1000분의 1만 쓰고도, 수소 생산 효율은 최대 6배 높아졌다.

KAIST는 김일두 신소재공학과 교수팀, 최성율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이 이와 같은 '직접접촉 광열처리' 합성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탄소 나노어니언은 탄소 원자가 양파처럼 여러 겹으로 쌓인 초미세 구형태 소재로, 전기 전도도와 내화학성이 뛰어나 촉매를 지지에 적합하다. 다만 합성 후 다시 촉매를 부착하는 공정이 필요한데, 기존 열선 가열 방식은 에너지 소모가 크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

연구팀은 빛 에너지를 열로 전환하는 '광열효과'로 문제를 해결했다. 탄소 나노어니언 전구체인 '나노다이아몬드'에 빛을 잘 흡수하는 '카본블랙'을 섞은 뒤, 제논 램프로 강한 빛을 터뜨리는 방식이다.

이로써 빛을 0.02초 비추는 것만으로 순간적으로 3000도 초고온을 만들어냈다. 이 열로 단단하면서 반응성이 적은 '나노다이아몬드'를 탄소 나노어니언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기존 열선 가열 공정보다 에너지 소비를 100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면서, 공정 속도는 수백 배 이상 단축했다.

더욱이 이 때 탄소 나노어니언 표면에 금속 원자가 달라붙게 만들어 촉매 기능까지 동시 구현했다. 백금과 같은 금속 전구체를 함께 넣으면 이들이 탄소 나노어니언 표면에 즉시 달라붙는다.

이후 빠른 냉각 과정에서 원자들이 뭉치지 않아, 소재 합성과 촉매 기능화가 완벽히 통합된 단일 공정으로 완성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백금(Pt), 코발트(Co), 니켈(Ni) 등 8종 고밀도 단일원자 촉매를 합성했다.

김일두 교수는 “기존 열처리 대비 에너지 소비를 1000배 이상 줄인 초고속 합성-단일원자 촉매 기능화 통합 공정은 수소 에너지, 가스 센서, 환경 촉매 등 다양한 응용 분야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전도경 박사과정(KAIST 신소재공학과), 신하민 박사(KAIST 신소재, 현 ETH Zurich 박사후연구원), 차준회 박사(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현 SK 하이닉스 연구원)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ACS 나노 9월호 속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