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16일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진행한 대법원 현장 검증을 두고 “집권 여당이 윤석열 정부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대법원 국정감사장에서 전대미문의 일을 벌였다”며 “갑자기 현장 검증을 선언하고 대법관 집무실을 사실상 침탈했다. 대법관들이 언제, 어떤 기록을, 얼마나 열람했는지 전산 접속 로그까지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 가관인 것은 민주당이 '대법관 사무실이 75평'이라며 공격하더니, 막상 가보고는 '이해했다'며 스스로 면죄부를 줬다는 점”이라며 “무슨 생각과 권위로 북치고 장구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법복이 검은색인 이유는 외부의 어떠한 영향에도 흔들리지 않는 법관의 독립을 상징한다”며 “민주당은 그 검은 법복을 파란색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윤석열 정부를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잘못 중 하나는 제복 군인이었던 박정훈 대령의 명예를 집요하고 저열한 방식으로 짓밟은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집권 여당은 그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법안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는 경제를 살릴 수 없으니 통계를 조작하려 했다면, 이재명 정부는 죄를 짓지 않기 위해 법원을 장악하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은 대법관 정원을 14명에서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 대통령 재판을 임기 중 중지시키는 법안, 법관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법 왜곡죄'로 처벌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역사는 이날을 입법부가 사법부 판사실을 침탈하며 '우리 건드렸으니 각오하라'고 압박한 날로 기록할 것”이라며 “그들의 생각이 실현되는 날은 '이재명 피자'가 아니라 '이재명 유신'이 선포되는 날일 것이고, 그때 나는 대통령의 공식 호칭을 총통이라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1933년, 어느 나라에서 새로운 정당이 권력을 잡았다. 그 정당의 지도자는 판사들을 '노망난 자들'이라 비난하며 자신에게 충성하는 판사들로만 '인민법원'을 만들었다. 그리고 '법과 당의 뜻이 충돌하면 당이 이겨야 한다'고 명령했다”며 “9년 뒤 그는 국회에서 '이제 시대의 요구를 이해하지 못하는 판사들을 해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당은 나치당이었고, 그 사람은 아돌프 히틀러였다”고 경고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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