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미국을 방문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함께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관세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다.
그간 한미 관세협상은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전면에 나서왔다. 김 정책실장이 처음으로 협상 전면에 나서는 것으로 이달 말 경주에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APEC) 정상회의 전 협상이 타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통령실과 산업통상부는 언론공지를 통해 김 정책실장과 김정관 장관이 16일 한미 관세협상 후속논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김 정책실장은 김정관 장관과 함께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총 3500억달러(499조원) 대미 투자 패키지 구체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김정관 장관이 추석 전 미국을 방문해 러트닉 상무부 장관을 만나고 온 뒤 이견을 좁히고 있는 모양새다. 당시 김정관 장관은 한미 무제한 통화 스와프가 포함된 우리 측 '수정 제안'을 미국 측에 제시했고, 러트닉 장관도 일부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조현 외교부 장관이 지난 13일 국회에서 “미국 측에서 지금 새로운 대안을 들고나왔다. 지금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하면서 이번 김 정책실장의 방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에서 대통령실이 전면에 나선 것도 처음이다. 이는 이달 말 APEC 정상회의에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간의 한미 정상회담 전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로 비춰진다.
여한구 통상본부장은 이미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고, 구윤철 부총리 역시 이날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했다. 구윤철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에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 합리적 수준의 직접 투자 비중 △상업적 합리성 차원에서의 투자처 선정 관여권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