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이공계 전성시대' 선언...장학금·연구지원·성장주택 제공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미래융합기술관에서 열린 이제는 이공계 전성시대 포럼에서 기조연설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미래융합기술관에서 열린 이제는 이공계 전성시대 포럼에서 기조연설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서울시가 장기 연구·주거 지원과 장학금 확대 등을 통해 '이공계 전성시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공계 인재가 의대로만 몰리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앞장서 첨단산업 분야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5일 고려대 미래융합기술관에서 열린 '이제는 이공계 전성시대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은 비전과 정책 방향을 공개했다.

그는 학비·연구비·주거비 부담을 없애고(3NO), 과학기술인의 자긍심을 높이는(1YES) 환경을 구축, '의대 쏠림'으로 흔들리는 과학·공학 인재 공급 구조를 반도체·인공지능(AI)·모빌리티 등 첨단산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제, 부와 권력은 더 이상 땅이나 자본에서 나오지 않는다”며 “끊임없이 발전하는 기술력, 그리고 그 기술을 창조해내는 이공계 인재로부터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재가 떠나는 순간, 대한민국의 미래도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연구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이공계 미래동행 장학금'을 신설한다. 기존 석·박사 과정 중심 지원을 박사 후 과정까지 넓히고, 연 지원 금액을 석사 2000만원·박사 4000만원·박사 후 과정 6000만원으로 확대한다.

'서울 라이즈 텐(RISE 10) 챌린지' 추진을 통해 최장 10년간 안정적 연구비를 지원한다. 단기 성과 압박에서 벗어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적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아울러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공유주택·공공기숙사 등을 활용한 이공계 인재 성장주택을 공급한다. 서울시 주택실과 세부적 협의가 완료되는대로 구체화해 공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서울과학인의 상'을 제정해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낸 과학자를 직접 시상하고, 국제학술대회나 CES 같은 국제무대 진출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미래융합기술관에서 열린 이제는 이공계 전성시대 포럼에서 기조연설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미래융합기술관에서 열린 이제는 이공계 전성시대 포럼에서 기조연설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오 시장은 “서울시는 대학과 미래 산업을 위해 앞장서왔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대학 도시계획 지원' 정책 아래 대학의 공간 규제를 풀고, '청년취업사관학교' 등을 통해 연 2만여명의 인재를 배출했다. 지난 2월에는 'AI 서울 2025' 비전 아래 세계 최고의 테크 시티 조성과 매년 1만명의 AI 인재 양성, 5000억원 규모의 AI 펀드 조성 계획도 밝혔다.

오 시장은 “한 분야의 과학기술이 꽃피우기까지는 수십 년에 걸친, 국가적 차원의 투자와 집념이 필요하다”며 “서울은 AI와 이공계 인재에 국가적 수준의 투자와 지원을 쏟아붓고 이공계 인재들이 존중받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대·고려대 등 서울 소재 17개 대학 총·부총장, 공대 학장, 학생 및 RISE 사업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