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R&D 예산 35.3조…李 “대한민국 역대 최대” 기술로 저성장 위기 극복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8.22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xy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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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8.22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xyz@yna.co.kr (끝)

이재명 정부가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35조3000억원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편성하고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와 기초연구 환경 개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국가 재정이 빠듯한 상황에서 미래 투자에 소홀함이 없게 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대통령실에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2026년 정부 R&D 예산안은 35조3000억원으로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규모”라며 “미래를 위한 과감한 결단이자, 과학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정부의 분명한 의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이날 과기자문회의가 심의·의결한 내년 '국가 R&D 예산배분·조정(안)'에 따르면 예산은 총 35조3000억원으로 올해와 비교해 19.3% 증가했다. 이 중 주요 R&D 예산은 30조1000억원으로 21.4% 늘었다.

이 대통령 스스로 “국가 재정이 취약하다”고 할 정도로 재원 배분의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이지만 미래 투자에 실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예산은 '기술 주도 성장', '모두의 성장'이라는 국정 철학을 근간으로 수립했다.

기술 주도 성장은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분야에서 신기술 개발과 경쟁력 강화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정부 전략이다.

이를 위해 핵심 국정 과제인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와 미래 전략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를 대폭 강화했다.

AI 분야에는 올해 대비 106.1% 증가한 2조3000억원, 초격차 전략기술 확보에는 29.9% 증가한 8조5000억원을 배정했다. 에너지 분야는 2조6000억원으로 친환경 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모두의 성장' 측면에선 우선 기초 연구 생태계 복원에 속도를 낸다. 기초 연구 분야에 올해 대비 14.6% 늘어난 3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특히 위축된 연구생태계의 회복을 위해 개인기초 연구과제 수를 올해 1만1827개에서 1만5311개로 29.5%나 늘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회의를 주재하며 과학기술 경쟁력 확보가 국가 생존의 필수 조건임을 강조했다. AI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향후 2~3년이 기술 주도권 선점의 골든타임이며 뒤처지면 영원히 추격자로 남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R&D 예산이 'K-R&D 이니셔티브'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로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고 성과를 지역과 국민이 함께 나누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정부의 예산 삭감 사태로 과학기술 경쟁력이 약화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연구비 삭감으로 위축된 기초 연구 생태계를 복원하고, 해외로 빠져나간 연구 인력을 국내에 다시 유치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연구과제중심제도(PBS)의 단계적 폐지를 통해 연구자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출연 연구기관의 재정 구조를 임무 중심형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국가AI전략위원회 출범과 대한민국 AI 액션플랜 발표 계획을 밝히면서 AI 3대 강국과 AI 기본사회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AI 연구·활용 확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에 따라 급증할 전력수요 대책은 조속한 마련을 주문했다.

과기자문회의는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과학기술 분야 최상위 의사결정 기구다. 과학기술 발전 전략 및 제도에 대한 대통령 자문과 과학기술 중장기 정책 및 기술 확보 전략, 국가연구개발 제도 개선 및 예산 배분 등의 안건 심의를 담당한다.

이날 회의에는 최양희 과기자문회의 부의장과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최은옥 교육부 차관(대참),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대참)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용범 정책실장,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등이 배석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