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는 ‘종이 호랑이’…우크라, 모든 영토 수복할 수 있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9.24 08:31  수정 2025.09.24 10:54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유엔총회를 계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러시아에 빼앗긴 모든 영토를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영토 수복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종전 구상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응하지 않자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러시아는 지난 3년 반 동안 의미 없는 전쟁을 이어오고 있다. 진정한 군사 강국이었다면 일주일도 안 되어 끝났을 전쟁이었다”며 “이제는 우크라이나가 행동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강한 정신력을 지니고 있고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시간과 인내, 그리고 유럽연합(EU)과 나토의 재정적 지원만 있다면 전쟁이 시작된 원래의 국경선 회복은 충분히 가능한 옵션”이라며 “왜 안 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무기를 계속 나토에 공급할 것이며, 나토는 그 무기를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에서도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되찾는 것을 응원한다”고 재확인했다. 이는 올해 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휴전을 압박하고 전쟁의 원인을 일부 돌린 것과는 태도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러시아에 대해선 평가절하했다. 그는 “러시아는 ‘종이호랑이’처럼 보이고 있다”며 “모스크바를 포함한 러시아 전역의 도시와 마을에서 국민들이 휘발유를 얻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등 전쟁 경제의 실상이 드러나고 있으며, 대부분의 국가 예산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소모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을 여전히 신뢰하느냐는 물음에는 “지금으로부터 한달 정도 후에 알려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마친 뒤 공동 회견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을 “놀라운 용기를 가진 군대”라며 “이 전쟁은 3일 만에 끝났어야 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러시아와 싸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러시아의 약점을 보여준다”고 추켜세웠다.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해야 한다”라고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전투기가 나토 회원국 영공을 침범하면 격추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 최근 러시아군의 전투기 및 드론이 폴란드와 에스토니아, 덴마크 등 나토 회원국들의 영공을 침범했거나 침범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다만 미국이 직접 격추 작전에 참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압박을 가하는 놀라운 변화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계기 양자 회담을 갖고 악수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러시아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럽을 향해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하며 전쟁 자금을 대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유럽은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대폭 줄였지만, 헝가리·슬로바키아·프랑스·벨기에·스페인 등은 여전히 러시아산 에너지를 주요하게 수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러시아가 전쟁을 끝낼 준비가 안 돼 있다면, 미국은 즉시 강력한 관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관세가 피를 멈추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이 조치가 효과를 보려면 유럽 국가들이 동일한 조치를 함께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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