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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mRNA 백신, 면역항암제 치료 환자 3년 생존 확률 2배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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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mRNA 백신, 면역항암제 치료 환자 3년 생존 확률 2배 늘려

2025.10.20 13:33
최근 유럽종양학회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mRNA 백신은 면역 반응을 활성화해 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게티이미지 제공
최근 유럽종양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 mRNA 백신이 면역 반응을 활성화해 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mRNA 백신을 맞은 암 환자가 면역항암제 치료 후 더 오래 생존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와 플로리다대 연구팀은 2019년 8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치료받은 암 환자 1000여 명의 의무기록을 분석한 결과 면역항암제 치료 시작 후 100일 이내에 mRNA 백신을 접종한 환자는 비접종 환자보다 3년 생존율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 학술대회(ESMO Congress 2025)’에서 19일(현지시각) 발표됐다.

 

연구팀은 두 가지 주요 암종을 분석했다. 폐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884명을 분석한 결과 mRNA 백신 접종군(180명)의 '중위 생존기간'은 37.3개월로 비접종군(704명)의 20.6개월보다 16.7개월 길었다. 중위 생존기간은 연구 대상자의 절반이 생존해 있는 시점을 의미하며 치료 효과를 비교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전이성 흑색종 환자의 경우 백신 접종군(43명)은 절반 이상이 여전히 생존해 중위 생존기간에 도달하지 않았다. 반면 비접종군(167명)의 중위 생존기간은 26.7개월로 집계됐다. 백신 접종이 생존 기간을 유의미하게 연장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냉담형(cold) 종양' 환자에서 효과가 뚜렷했다. 냉담형 종양은 면역세포가 종양 내부로 침투하지 못해 면역항암제 반응이 약한 암이다.

 

이들은 암세포 표면의 면역 억제 신호인 'PD-L1(programmed death-ligand 1)'이 적게 발현된다. PD-L1이 많을수록 면역세포 공격이 차단돼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역설적으로 PD-L1이 거의 없는 환자에서 코로나19 mRNA 백신 효과가 컸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 이들의 3년 생존율이 약 5배 향상된 것이다.

 

연구팀은 mRNA 백신이 '면역 경보'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백신이 면역계를 자극하면 암세포는 방어를 위해 PD-L1을 과발현하고 이때 면역관문억제제가 이를 차단하면서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할 수 있게 된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의 면역 회피 기능을 차단하는 치료제다.

 

연구를 이끈 엘리아스 사요르 플로리다대 교수는 "mRNA 백신은 면역계를 재활성화하고 재조정한다"며 "특정 종양을 표적화하지 않아도 모든 암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범용(off-the-shelf) 암 백신'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과거 의료기록을 분석한 후향적 연구여서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다기관 무작위 3상 임상시험을 설계 중이며 플로리다대 주도로 미국 전역에서 임상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참고자료>
-cslide.ctimeetingtech.com/esmo2025/attendee/confcal/show/session/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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