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이 '알파폴드'로 대표되는 기존 단백질 구조 예측 인공지능(AI)이 다루기 어려운 영역인 '무질서 단백질' 설계 방법을 제안했다.
하버드 존 A. 폴슨 미국 공학 및 응용과학대(SEAS)와 노스웨스턴대 공동연구팀은 물리학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존 단백질 구조 예측 AI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무질서 단백질의 3차원 구조 설계 알고리즘을 제시했다. 연구결과는 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컴퓨테이셔널 사이언스'에 공개됐다.
생명 활동의 핵심 물질인 단백질은 단위체인 20종의 아미노산이 사슬 구조로 이어지고 꼬이거나 접혀 입체 구조를 이룬다. 단백질 구조에 관여하는 변수가 매우 많아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아미노산 서열에 따른 단백질 구조와 기능을 예측하기 어렵다. AI로 새로운 단백질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설계하는 데 성공한 과학자들이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이유다.
인간 유전자가 발현하는 전체 단백질의 약 30%는 고정된 형태를 유지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변형되는 무질서 단백질로 알려졌다. 무질서 단백질은 분자 결합, 감지, 신호 전달 등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지만 근본적인 불안정성 때문에 아직 현존 AI로 설계가 어렵다.
연구팀은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단백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고려한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예측한 '최선의 추측'보다 정확한 물리학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무질서 단백질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연구팀은 "무질서 단백질의 돌연변이가 암이나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과 연관됐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며 "제시된 방법이 전체 인간 단백질 30%에 해당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3588-025-00881-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