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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 리프트 사고 예방…원자력연, 와이어로프 정밀 검사 장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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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 리프트 사고 예방…원자력연, 와이어로프 정밀 검사 장비 개발

2025.09.17 11:39
로프 닥터를 이용해 와이어로프 안전성 진단하는 모습. 원자력연 제공
로프 닥터를 이용해 와이어로프 안전성 진단하는 모습. 원자력연 제공

스키장 리프트, 엘리베이터, 해양 항만 크레인 등 주요 설비에 쓰이는 '와이어로프'의 안전성을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는 비파괴 검사장치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은 강토 재료안전기술연구부 책임연구원팀이 와이어로프 안전성을 진단하는 '로프 닥터'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와이어로프는 수십 가닥의 얇은 강선으로 이루어져 있어 장기간 운용 시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 주기적인 안전 검사가 의무화돼 있는 이유다. 지금까지는 자속누설탐상(MFL) 기법을 이용한 해외 장비에 의존해 왔다. 

 

자속누설탐지상 기법은 와이어로프에 강한 자석을 대어 자력을 띠게 한 뒤 내부에 단선이나 균열이 있으면 그 부근에서 자기장이 새어 나오는 현상을 센서로 감지해 결함을 찾아낸다. 로프가 움직이는 상태에서도 내부·외부 결함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어 현장 검사에 널리 쓰이고 있다.

 

문제는 해외 장비 특성상 도입과 유지보수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돼 국산 장비 개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강토 연구원팀은 와이어로프의 안전성을 탐지할 수 있는 로프 닥터를 개발했다. 국산 장비가 개발된 것이다. 연구팀은 기존 자속누설탐상 기법을 활용하되 최적화된 장비 경량화 설계를 통해 무게를 30% 이상 줄였다. 또한 국내 최초로 자기장 감지 센서를 자체 설계·제작해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로프 닥터는 강선 1가닥만 손상돼도 결함을 검출할 수 있다. 이는 전체 로프 단면적의 0.5% 수준으로 해외 장비와 동등한 성능이다. 동시에 장비 가격 및 유지보수 비용은 절반 이하로 줄이고 고용량 배터리와 WiFi 데이터 전송 기능을 갖춰 현장 활용성을 높였다.

 

로프 닥터는 기존 와이어로프에 추가 설치만 하면 로프가 순환하면서 내부·외부 결함을 실시간으로 검사할 수 있다. 중대재해 위험이 큰 현장에 적용할 수 있어 시설 안전성과 검사 신뢰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오는 한국구조물진단유지관리공학회 가을 학술발표회와 한국비파괴검사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로프 닥터를 선보이고 학계와 산업계에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또 설비 안전성·수명 평가 전문 기업 '피레타'에 기술이전을 완료했다. 기술이전에는 특허 1건, 설계도, 로프 닥터 운영 프로그램 등이 포함됐으며 피레타는 이를 바탕으로 해양 항만 크레인 비파괴검사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에 참여한 김동진 원자력연 재료안전기술연구부장은 “원자력 발전소 건설 및 운영 시 사용되는 크레인 와이어로프 결함 검사에도 활용이 기대되어 향후 발전소 안전성 향상에 큰 기여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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