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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늘어나면 빨리 늙는다…"흡연·음주와 맞먹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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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늘어나면 빨리 늙는다…"흡연·음주와 맞먹는 위험"

2025.08.26 16:01
폭염을 나타낸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폭염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사람의 생물학적 나이가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폭염을 나타낸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폭염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사람의 신체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빨리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폭염이 생물학적 노화에 미치는 영향이 흡연, 음주, 불균형한 식습관, 운동 부족이 건강에 끼치는 해로운 효과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기후 위기로 극단적인 고온 현상이 점점 잦아지고 길어지면서 인류의 건강이 장기적으로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추이 궈 홍콩대 교수 연구팀은 대만 성인 2만5000명을 15년간 관찰해 폭염 노출이 생물학적 노화를 앞당긴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폭염이 단기적으로 조기 사망을 늘린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다. 지난해 6월 영국에서 발생한 폭염으로 약 600명이 조기에 사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번 연구는 장기간 노출에 따른 노화 속도를 본격적으로 추적한 첫 연구란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 결과 폭염일수가 2년 동안 4일 늘어날 때마다 생물학적 나이가 평균 9일 더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조건에서 야외에서 오래 머무는 노동자의 경우 생물학적 나이가 33일 앞당겨졌다. 생물학적 나이는 혈압, 염증 수치, 콜레스테롤, 폐·간·신장 기능 등 건강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실제 나이보다 전반적 건강 상태를 더 잘 반영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연구 참가자는 모두 민간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가입한 성인으로 젊고 건강하며 교육 수준이 높았다. 연구팀은 고령자나 기저질환자가 폭염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실제 사회 전체에서는 노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또 체중, 흡연과 운동 습관, 당뇨병이나 암과 같은 기존 질환 여부, 거주 지역의 에어컨 보급률 등을 고려했으나 개인의 주거 환경이나 야외 활동 시간 같은 변수는 포함되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궈 교수는 “폭염 노출이 수십 년 동안 축적되면 건강 피해는 이번에 보고된 것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폭염이 왜 노화를 가속하는지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DNA 손상이 중요한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연구에선 시간이 지나면서 폭염의 부정적 효과는 다소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지만 여전히 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폴 백스 호주 맥쿼리대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폭염을 겪고도 무사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폭염 노출이 우리의 노화 속도를 바꾼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2024년에는 어린 시절 폭염 노출이 뇌 백질 발달을 해친다는 연구도 발표됐다”며 “성인에서는 노화를 앞당기고 아동에서는 뇌 발달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폭염의 영향은 전 생애에 걸쳐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558-025-02407-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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