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친절과 배려심이 강한 아이일수록 청소년이 됐을 때 과일과 채소를 더 많이 먹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기 전반에 걸쳐 친사회성을 높이면 건강한 식습관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파라 쿠레시 미국 존스홉킨스대 인구·가족·생식건강학과 교수 연구팀은 아동기에 타인을 돕고 협력하는 행동을 보인 아이들이 10대 후반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11일(현지시간) '미국예방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영국에서 20년 넘게 아동을 추적조사한 '밀레니엄 코호트 스터디' 자료를 활용했다. 밀레니엄 코호트 스터디 자료는 영국 전역의 다양한 배경을 대표하는 아기들을 출생 직후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추적 관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약 1만900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통해 친사회적 행동과 과일 및 채소 섭취량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부모들은 자녀가 5세, 7세, 11세일 때 친절, 배려, 협력 등 타인을 도와주는 행동을 얼마나 자주 보이는지 보고했다. 연구팀은 이런 행동 수준이 14세와 17세에 과일·채소 섭취량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했다.
조사 결과 친사회 행동 점수가 높을수록 과일·채소 섭취 빈도가 잦아졌다. 어린 시절 친사회적 행동과 식습관 간에 긍정적인 관계성이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10대 시절은 평생의 식습관 패턴을 형성하는 시기"라며 "어린 시절에 긍정적 사회 행동을 많이 보인 아이들은 10대 시절에도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공동저자인 줄리안 K. 뵘 채프먼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이의 친사회적 행동은 기본을 좋게 하고 스트레스 대처 능력을 향상시키는 등 심리적 기능을 개선한다"며 "이 모든 것은 건강과 관련한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표본을 장기 추적한 결과다. 연구팀은 부모의 식습관, 사회경제적 요인, 부모 결혼 상태 등 가족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는 보정했다. 다만 양육 방식이나 가족 환경의 다른 측면이 고려되지 않은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참고 자료>
- doi.org/10.1016/j.amepre.2025.1079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