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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사람 뇌 조각 채취해 치매 발병 과정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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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사람 뇌 조각 채취해 치매 발병 과정 살폈다

2025.05.01 12:40
외과의사, 환자, 과학자들이 협력해 살아있는 사람의 뇌를 이용한 치매 연구가 진행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외과의사, 환자, 과학자들이 협력해 살아있는 사람의 뇌를 이용한 치매 연구가 진행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살아있는 사람의 뇌 조직을 사용해 치매가 발병하는 과정을 살핀 실험 결과가 나왔다. 치매 치료 전략을 찾는 데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에든버러대 뇌과학센터 연구팀이 살아있는 뇌 세포에 독성 단백질을 적용해 치매가 걸린 뇌를 모사하고 치매 치료법을 찾는 데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했다. 

 

연구팀은 치매의 가장 흔항 형태인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단계를 모방하기 위해 살아있는 뇌 조직에 독성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적용했다. 살아있는 뇌 조직은 뇌종양 환자들이 종양 제거 수술을 받는 동안 채취했고 아밀로이드 베타는 알츠하이머병을 앓다 사망한 환자에게서 채취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단백질로 알츠하이머병 발병 및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외과의사들이 뇌종양 환자 대상으로 수술을 진행하는 동안 수술실에 함께 머물며 건강한 뇌 조직을 곧바로 전달받을 준비를 했다. 뇌 조각을 회수한 연구팀은 산소가 공급되는 인공 뇌척수액이 담긴 유리병에 뇌 조각을 담은 뒤 택시를 타고 몇 분 거리에 위치한 실험실로 이동했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뇌 조각을 얇은 조각으로 자른 뒤 체온을 모방한 37℃의 인큐베이터 안에서 영양이 풍부한 액체와 함께 보관한 뒤 곧바로 실험을 진행했다. 암 환자의 허락을 통해 뇌 조각은 최대 2주 동안 보관됐다. 

 

뇌 조각에 아밀로이드 베타를 적용한 결과 뇌 세포 간 연결이 실시간으로 손상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정상적인 단백질을 적용했을 때와 달리 독성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가 적용됐을 땐 뇌 조직이 손상을 회복시키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 발견됐다. 

 

아밀로이드 베타의 수치가 조금만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작은 변화만으로도 뇌 세포에 충분한 교란이 일어난다는 점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뇌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뇌에서 단백질 수치가 미세하게 조정되는 ‘스위트 스폿(최고 상황)’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외과의사와 환자, 과학자들이 협력해 살아있는 사람에서 뇌 샘플을 수집하고 실험실에서 뇌 조직이 살아있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만든 획기적인 연구”라며 “쥐와 같은 동물에 의존하지 않고 인간의 뇌 세포를 이용해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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