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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MIT, 인종 고려 금지·외국인 등록 제한 요청 트럼프에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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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MIT, 인종 고려 금지·외국인 등록 제한 요청 트럼프에 '반기'

2025.10.13 14:46
'대학 지원금 협약' 서명 요구 첫 거부…노벨상 수상자 2명도 미국 떠나 
미국 MIT 전경. 위키미디어 제공
미국 MIT 전경. 위키미디어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 지원금 혜택을 앞세워 미국 대학에 '입학시 인종 고려 금지' 등을 포함한 협약에 서명하라고 요구한 가운데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이를 거부했다. MIT와 트럼프 정부의 갈등으로 2019년 노벨상을 수상한 2명의 MIT 교수가 미국을 떠난다는 보도도 나왔다.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샐리 콘블루스 MIT 총장은 지난 10일 행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과학 연구에 대한 재정 지원은 오로지 과학적 성과에 기반해야 한다"며 협약 서명을 거부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대학 9곳에 서한을 보내 '고등 교육의 학문적 우수성을 위한 협약' 서명을 요청했다. 협약에는 입학·채용 과정에서 인종이나 성별 고려 금지, 외국인 학부생 등록률 15%로 제한, 대학입학자격시험(SAT)이나 유사시험 성적 제출 의무화, 등록금 5년간 동결 등의 조항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학이 협약에 서명할 경우 상당한 규모의 연방 지원금을 포함해 여러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서한에서 밝혔다. 서한을 받은 대학은 다트머스대, 펜실베이니아대, MIT, 브라운대, 밴더빌트대, 애리조나대, 서던캘리포니아대, 텍사스대, 버지니아대 등 9곳이다.

 

MIT는 이 협약 서명을 공개 거부한 첫 대학이다. 리즈 휴스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성명에서 "일생일대의 고등교육 혁신 기회를 거부하는 대학은 학생이나 학부모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급진 좌파 관료들에게 굴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백악관은 대학들로부터 오는 20일까지 답변을 받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학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학문 영역에 대한 정부의 정치적 개입이자 고등교육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조치라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행정부의 타깃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대부분 대학은 일단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 하버드대, 듀크대 등 미국 명문 대학교들을 대상으로 연구 지원금을 중단하며 대학 내 다양성 정책 폐기와 반(反)유대주의 근절 등을 압박해왔다.

 

12일 르몽드 등 외신에 따르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비지트 배너지·에스더 듀플로 MIT 교수가 MIT를 떠나 스위스 취리히대로 자리를 옮긴다. 부부인 이들은 내년 7월부터 취리히대 경제학부에 합류해 개발 경제학을 위한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미국 대학 연구비 삭감과 학문적 자유 침해에 반발해 이들이 미국을 떠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듀플로 교수는 지난 3월 르몽드에 미국 정부가 미국 과학에 대해 '전례 없는 공격'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칼럼을 기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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