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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느낌 그대로"…기압·수압 변할 때 귀 먹먹해지는 V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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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느낌 그대로"…기압·수압 변할 때 귀 먹먹해지는 VR

2025.10.13 11:40
GIST 연구진, 고막 압력 재현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김승준 인공지능(AI)융합학과 교수팀이 대기압이나 수압 변화에 따른 압력 감각까지 구현한 '이어프레셔 VR(EarPressure VR)'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물속으로 잠수하거나 고도가 변할 때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까지 VR에서 구현해 콘텐츠 체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GIST 제공

국내 연구팀이 귀 내부 압력을 제어해 가상현실(VR)에서도 기압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물속으로 잠수하거나 고도가 변할 때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까지 VR에서 구현해 콘텐츠 체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김승준 인공지능(AI)융합학과 교수팀이 대기압이나 수압 변화에 따른 압력 감각까지 구현한 '이어프레셔 VR(EarPressure VR)'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9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된 사용자 인터페이스·상호작용 분야 학술대회 'ACM UIST 2025'에서 발표됐다.


VR에서 압력 변화를 사실적으로 구현하려면 사용자가 있는 공간 전체의 기압을 조절해야 해 기술적 제약이 컸다.

 

연구팀은 임상에서 고막과 중이 압력을 검사할 때 쓰이는 의료 기술인 '팀파노메트리'를 응용해 이어프레셔 VR을 개발했다. 팀파노메트리는 외이도에 공기를 주입해 고막 움직임과 중이 압력 상태를 측정한다. 귀 내부 압력 이상과 고막 이상 등을 진단하는 비침습적이고 안전한 방법으로 널리 사용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팀이 개발한 이어프레셔(EarPressure) VR 시스템 개요. 내장된 모터와 의료용 주사기를 통해 40헥토파스칼(hPa, 압력의 단위) 범위의 압력 변화를 0.57초 안에 구현한다. GIST 제공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팀이 개발한 이어프레셔(EarPressure) VR 시스템 개요. 내장된 모터와 의료용 주사기를 통해 40헥토파스칼(hPa, 압력의 단위) 범위의 압력 변화를 0.57초 안에 구현한다. GIST 제공

이어프레셔 VR은 귀 내부 상태를 압력 센서로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내장된 모터와 의료용 주사기를 통해 ±40헥토파스칼(hPa, 압력의 단위) 범위의 압력 변화를 0.57초 안에 구현한다. 해수면 기준 표준 대기압은 약 1013.25hPa로 실제로 사람이 수심이 깊어지면서 느끼는 압력 변화 속도와 유사하다.


연구팀은 사용자가 압력 변화를 명확히 인지할 수 있는지 테스트했다. 그 결과 14.4~23.8 hPa 이상의 압력 차이가 주어지면 압력이 안쪽 또는 바깥쪽으로 작용하는지 구분했고 14.6~34.9 hPa 이상의 강도 차이도 식별했다. 고막이 압력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기존 연구결과와도 일치한다.


수심 변화, 이동 시 환경 변화 상황을 적용한 실험에서 음향 효과만 제공한 경우보다 압력 피드백을 함께 제공한 조건에서 훨씬 높은 현실감과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험 참가자들은 "실제로 바닷속에 있는 기분이다"라고 표현했다.

 

이어프레셔 VR 하드웨어 구성. (a) 압력 조절 모듈: 스텝 모터와 실린더로 외이도 압력 조절 (b) 전원 관리: 압력 센서·배터리·충전 모듈로 구동 및 데이터 처리 (c) 실링 팁: 외이도 밀폐해 압력 누출 방지. GIST 제공
이어프레셔 VR 하드웨어 구성. (a) 압력 조절 모듈: 스텝 모터와 실린더로 외이도 압력 조절 (b) 전원 관리: 압력 센서·배터리·충전 모듈로 구동 및 데이터 처리 (c) 실링 팁: 외이도 밀폐해 압력 누출 방지. GIST 제공

이어프레셔 VR은 대형 장비 없이도 압력 변화를 재현할 수 있어 가상 고산 체험, 음악 감상 시 저음 압력감 구현 등 콘텐츠뿐 아니라 원격 수술, 재난 구조, 잠수 훈련 같은 전문 분야에도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기존에 구현하기 어려웠던 환경 압력 변화를 귀 내부 압력 제어를 통해 직접 체험하게 한 혁신적 기술"이라며 "VR·증강현실(AR)·원격 작업·훈련 시뮬레이션 등 미래 기술 전반의 사용자 경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GIST는 "이번 연구성과는 산업적 응용 가능성까지 고려됐다"며 "기술이전 관련 협의는 기술사업화센터(hgmoon@gist.ac.kr)를 통해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 doi.org/10.1145/3746058.3758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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