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익숙한 전자회로 대신 유전물질인 디옥시리보핵산(DNA)과 다양한 생체분자 메커니즘을 활용한 'DNA 컴퓨터'의 새로운 동력 공급 방식이 제시됐다. 온도 조절로 동력을 공급하자 DNA 컴퓨터는 16회의 계산을 수행했다.
루루 첸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생체공학과 교수팀은 전체 시스템 온도를 주기적으로 변화시켜 동력 충전이 가능한 DNA 회로를 개발하고 연구결과를 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했다.
기존 컴퓨터와 달리 폐기물 문제가 거의 없는 DNA 컴퓨터는 1994년에 처음 제시된 개념이다. DNA를 구성하는 염기의 생화학적인 특성을 활용해 연산을 수행한다. 미래에 지속가능한 형태로 기존 데이터 저장장치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DNA 컴퓨터는 회로를 작동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체계가 불완전해 반복 계산이나 학습 등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특정 분자에 저장된 화학에너지에 의존하는 대신 보편적인 에너지원인 열에 주목했다. 첸 교수는 "열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접근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중가닥 구조지만 고온에서는 단일 가닥으로 풀어지는 DNA를 에너지 저장소처럼 활용했다. 온도 변화만으로 전체 회로 시스템을 껐다 켰다 하는 방법을 모색한 것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200개 이상의 서로 다른 분자가 관여하는 DNA 컴퓨터에서 16회 이상 연속으로 연산을 수행하는 데 성공했다.
첸 교수는 "앞으로 DNA 컴퓨터를 포함한 인공 분자기계가 충전소로 들어가는 자율주행차처럼 스스로 재충전하며 장기간 활성 상태를 유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586-025-095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