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과학상 수상자 여정 추적하니… 타국서 29.2% 연구, 10.6% 수상 美, 유일한 인재 유치-수상 성공국 과학상 수상자, 꾸준한 다학제 연구… 다양한 협업으로 지적 확장 추구해 혁신 연구생태계 조성 필요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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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인재 배출국의 비결
올해도 어김없이 노벨상의 계절이 지나갔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한국 출신 수상자는 3명이다.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한강, 2000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그리고 1987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찰스 피더슨이다. 피더슨은 1904년 부산에서 태어나 8세까지 한국에서 살았다. 수상 당시 국적은 미국이었지만 노벨위원회는 출생지를 기준으로 그를 한국 태생으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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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첫 번째 연구(연구①)는 노벨상 수상자들의 출생지와 수상까지의 여정, 즉 획기적 발견을 이뤘을 때 그리고 상을 수상할 당시의 소속 기관 등을 추적했다. 연구팀은 1901∼2024년 노벨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을 받은 649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두 번째 연구(연구②)는 혁신을 이끈 과학자의 연구방식에 대해 보여준다. 연구팀은 전 세계 2460개의 과학상을 받은 2만3000명 이상의 수상자들을 같은 분야에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수준의 논문 수와 피인용 횟수를 기록한 비수상자들과 비교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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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혁신성은 그들의 협업 네트워크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수상자들은 비수상자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더 짧은 기간 동안 협업하고,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주제에 더 자주 노출됐다. 또 협업하는 동료들의 연구 네트워크가 서로 겹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그들이 안정적인 연구 그룹에 안주하기보다,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과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지적 경계를 확장해 나갔음을 뜻한다.
두 연구는 과학자 생애주기의 어느 단계에 집중할 것인지, 또 혁신적인 연구환경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준다. 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같은 고등교육 혁신 담론이 활발하지만, 매번 구체적 방향성을 잃고 해외 우수 대학의 장점과 전략을 나열하는 데 그치고 만다. 이제는 ‘우리가 추구하는 세계적 연구기관은 어떤 강점과 전략을 가지고, 어떤 연구자를 양성하는 곳인가’에 대한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비단 자원 투입에 그치지 않고 과학자들이 창의적인 협업을 통해 혁신을 꽃피울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과학계가 노벨상으로 다가갈 ‘제3의 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연구① von Zedtwitz, Max, Tobias Gutmann, and Pascal Engelmann. “The Nobel “Pride” Phenomenon: An analysis of Nobel Prize discoveries and their recognition.” Research Policy 54.1 (2025): 105150.
연구② Tian, Chaolin, et al. “The distinctive innovation patterns and network embeddedness of scientific prizewinner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22.40 (2025): e242414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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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