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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 무슨 죄야? 결국 사람이 문제지.”
―김태준 ‘84제곱미터’
우리에게 아파트만 한 애증의 대상이 있을까. 어느 지역 몇 평대의 아파트는 삶의 공간이란 의미를 넘어 그 사람의 지위를 드러내는 지표처럼 여겨질 정도다. 어느새 집이 상품이 된 우리네 현실에서 아파트는 선망과 좌절이 교차하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강풀 원작의 ‘아파트’나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를 다룬 ‘노이즈’, ‘백수아파트’ 같은 작품들이 적지 않다. ‘84제곱미터’도 그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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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는 일찍이 ‘아파트 공화국’이란 저서를 통해 ‘주택이 유행상품처럼 취급되는’ 한국의 현실을 꼬집은 바 있다. 그는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서울의 도시정책과 아파트 개발사를 분석한 후, 대단지 아파트들이 ‘서울을 오래 지속될 수 없는 하루살이 도시’로 만들고 있다는 말로 끝을 맺는다. 살(buy) 것인가, 살(Live) 것인가. 집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봐야 할 시점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