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노점상이 사라졌다…불법 이민자 9명 전격 체포에 ‘화들짝’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23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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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전쟁터 만들지 말라” 단속 반대 시위도

22일 미국 뉴욕 맨해튼 시청 앞 광장에서 시민들이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당국이 하루 전 인근 차이나타운에서 서아프리카계 불법 이민자 9명을 체포하자 이들은 “ICE는 뉴욕에서 물러나라”고 외치며 반발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이민세관단속국(ICE)는 뉴욕에서 물러나라!”

“뉴욕은 우리들의 도시다. 당신들은 내 친구들을 데려갈 수 없다!”

22일 오후 6시 미국 뉴욕 맨해튼 시청 앞 광장에 수 많은 시민이 운집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단속을 비판하는 이들은 피켓을 들고 “뉴욕 한복판에서의 폭압적 단속을 멈추라”고 외쳤다.

당국은 하루 전 인근 차이나타운 커낼스트리트 일대에서 불법 노점상을 하는 아프리카계 이민자 9명을 체포했다. 이 같은 급습이 확대될 것을 우려한 시민들이 시위에 나선 것이다. 시민들은 “지금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비슷한 사태가 곳곳에서 벌어질 것”이라며 “뉴욕을 이민 갈등의 전쟁터로 만들지 말라”고 호소했다.

● ICE 단속 후 노점상 모두 사라져

국토안보부는 전일 체포된 9명은 말리, 세네갈, 기니 등 서아프리카 출신 이민자였다고 밝혔다. 일부는 20년 전인 1995년에 만료된 비자로 아직까지 미국에 머무르고 있을만큼 고의적으로 불법을 저질렀다며 체포를 정당화했다.

또한 이중 5명은 강도, 절도, 가정폭력, 경찰관 폭행, 위조, 마약 밀매, 마약 소지 등 다양한 전과 기록이 있었다고도 밝혔다. 당국은 대규모 체포에 항의하는 시위대 중 5명을 별도로 체포했다고도 밝혔다.

평소의 커낼스트리트는 인도의 양쪽 방향이 모두 노점상으로 가득해 보행자 통행이 어려웠던 곳이다. 그러나 22일 방문한 커낼스트리트는 단 한 명의 노점상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전날의 단속 여파로 텅 비어 있었다.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 대행은 “뉴욕에는 범죄를 저지르고도 석방된 불법 이민자들이 너무 많다”며 “(앞으로도 계속) ICE의 체포가 증가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시장 선거에도 영향 미칠 듯

이번 사건은 다음 달 4일로 다가온 뉴욕 시장 선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2일 야당 민주당의 조란 맘다니 후보, 집권 공화당의 커티스 슬리와 후보, 무소속이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 측과 밀착하고 있는 앤드루 쿠오모 후보의 TV토론회에서도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세 후보는 모두 ICE의 급습을 비판했다. 특히 지지율 1위인 맘다니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조치에 대해 모든 단계에서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슬리와 후보 또한 “연방정부가 현 상황에 개입해서는 안 됐다. 뉴욕경찰(NYPD)에 맡겼어야 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공 임대료 동결, 부유세 등을 주장하는 맘다니 후보의 당선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대통령 주변에서는 슬리와 후보가 사퇴하고 쿠오모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 정치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됐던 상황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이 개입 우려를 더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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