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계승’ 다카이치, 日 첫 여성 총리로 선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21일 13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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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 자민당 총재가 21일 일본의 제104대 총리로 선출됐다.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의 탄생이다.

일본NHK방송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재가 이날 오후 임시국회에서 실시된 총리 지명선거에서 중의원(하원) 의석 465석 가운데 237표를 얻었다. 과반인 233석을 넘으면서 결선 투표 없이 총리 당선자로 선출됐다.

참의원(상원)에서 실시된 총리 지명 선거에서도 다카이치 총재는 1차 투표 결과 123표(과반 125표)를 획득했고, 2차 투표에서 과반에 해당하는 125표를 얻었다. 이에 따라 140년 내각제 역사상 첫 여성 총리 선출이 확정됐다.

다카이치 총재는 투표에 앞서 실시된 당 의원총회에서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반드시 정권을 잡아 정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겠다”고 말했다.

AP/뉴시스
새 내각의 출범에 앞서 이시바 시게루 내각은 이날 오전 각의(국무회의)에서 총사퇴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출범한 이시바 정권은 386일 만에 막을 내렸다.

다카이치 총재는 ‘여자 아베’로 통하는 일본 내 극우 성향 정치인이다.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도 줄곧 참배해왔다. 그러나 17∼19일 가을 예대제에 직접 참배하는 대신 공물료를 냈다. 상대적으로 보수 색채가 옅거나, 중도 성향인 의원들과 주변국들의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외교와 국방을 강화한 ‘강한 일본’을 주창하며, 경제 정책에서는 ‘아베노믹스’를 계승한 ‘사나에노믹스’를 내세워 확장 재정과 금융 완화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다카이치 총재가 당선되면서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도 우려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도쿄와 부산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여는 등 셔틀 외교 복원을 선언했지만, ‘다카이치 총리’ 정부가 들어서면 일본 위안부 및 강제동원 문제, 독도 문제 등을 둘러싸고 양국의 해빙 무드가 차갑게 식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카이치 총재는 신임 총리에 오르자마자 대형 외교 이벤트들을 소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26일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정상회의,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일, 31일~다음달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이 예정돼 있다.

앞서 다카이치 총재는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첫 여성 총재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으나 공명당이 26년 만에 자민당과의 연정 이탈을 선언하며 총리 지명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열흘 만인 20일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와 극적으로 새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하면서 총리 취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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