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월드 아시아 2025’에서 AI 데이터센터 내 칩의 열을 냉각시키는 액체냉각 솔루션 중 하나인 냉각수 분배 장치(CDU·Coolant Distribution Unit)를 선보였다.
LG전자는 ‘코어테크(Core Tech)’ 기반의 고효율 냉각 솔루션과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앞세워 중동을 비롯해 북미, 동남아 등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에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경쟁력은 서버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열(熱)’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식히느냐에 달려 있다. 냉각 기술은 단순한 보조 설비가 아닌 운영 안정성과 에너지 효율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AI 데이터센터 열 관리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LG전자의 초대형 냉방기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
사우디 네옴시티부터 북미까지 냉각 솔루션 공급 확대
LG전자는 올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첨단산업단지 ‘옥사곤(Oxagon)’ 내 1.5GW(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기 위해 데이터 인프라 기업 데이터볼트(DATAVOLT), 전자 유통기업 셰이커(SHAKER)그룹, 전력사 아쿠아파워(ACWA Power)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G전자가 네옴시티 ‘옥사곤’에 들어설 AI 데이터센터에 냉각 솔루션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전자 유통기업 셰이커그룹 압둘라 아부나얀 회장, LG전자 조주완 최고경영자(CEO), 전력회사 아쿠아파워 무함마드 아부나얀 회장(왼쪽부터).이번 프로젝트는 냉각 솔루션만으로도 수조 원대 규모가 예상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LG전자는 사우디 투자부 장관과의 회동에서도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공급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중동을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에 수백억 원 규모의 공랭식 프리쿨링 칠러를 공급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집중되는 북미 시장에서 LG전자가 AI 후방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 역량을 모은 ‘원(One) LG’ 통합 데이터 솔루션
LG전자·LG CNS·LG에너지솔루션 등 3사가 ‘One LG’ 통합 솔루션을 앞세워 ‘데이터센터 월드 아시아 2025’에 참여했다. LG전자 평택 칠러공장에 마련된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 축소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LG전자는 그룹 차원의 시너지 전략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시장 대응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전시회 ‘데이터센터 월드 아시아 2025’에서 LG CNS,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원(One) LG’ 통합 솔루션을 선보였다.
LG전자는 고효율 냉각장비를, LG CNS는 설계·구축·운영(DBO) 역량을, LG에너지솔루션은 첨단 전력 시스템을 각각 선보이며 그룹의 핵심 기술을 결집한 통합 솔루션을 완성했다. One LG는 이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1000억 원 규모의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성과를 입증한 바 있다.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칩 직접 냉각(DTC·Direct to Chip) 방식의 냉각수 분배 장치와 냉각판(콜드 플레이트) 등 차별화된 솔루션을 소개했다.이번 전시회에서 공개된 LG전자의 신형 냉각수 분배장치(CDU·Coolant Distribution Unit)는 기존 650kW(킬로와트)에서1.4MW(메가와트)급으로 냉각 용량을 두 배 이상으로 확장한 모델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발열이 급격히 증가하는 AI 서버 환경에 최적화됐다. 또한 직류(DC) 기반 냉각 솔루션을 선보여 불필요한 전력 손실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직류 전력 방식은 교류(AC) 대비 전력 손실을 약 10%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가상 환경에서 서버 발열 패턴을 예측하고, AI가 공조 장비를 자동 제어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다. 현재 LG전자 경기 평택 칠러공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실제 서버 부하 환경을 시뮬레이션하며 냉각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코어테크 기술력과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
LG전자의 냉각 솔루션 경쟁력은 핵심 부품 기술인 ‘코어테크(Core Tech)’에서 비롯된다. 압축기, 모터, 인버터, 열교환기, 펌프 등 주요 부품을 자체 개발해 고효율과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대표 제품인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는 자기 베어링을 적용해 마찰 손실을 최소화하고, 소음과 유지비를 줄였다.
LG전자는 북미·유럽·인도 R&D센터에서 각 지역의 기후, 규제, 고객 요구에 맞춘 맞춤형 솔루션을 연구∙개발하고 있다.LG전자는 북미·유럽·인도 R&D센터와 아시아·중동·남미 생산거점을 연결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각 지역의 기후, 규제, 고객 요구에 맞춘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우디 킹사우드대, 부산대, 셰이커그룹과 협력해 혹서 지역에 특화된 HVAC 기술을 공동 연구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차별화된 열 관리 기술과 그룹 간 시너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선도하겠다”며 “AI 시대 인프라 혁신의 중심에서 LG만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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