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내 우수 중소기업의 국내·외 판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중소기업 제품 전용 면세점이 15일 오픈했다. 이번에 오픈하는 전용 면세매장은 ‘판판대로 면세점’이라는 브랜드로 운영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2021.11.15
인천국제공항 내 중소기업 전용 면세점(판판면세점)이 개장 3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 터미널별 매출 편차와 구조적 입지 불리, 과도한 퇴출 기준이 맞물리면서 실적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한유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판판면세점 매출은 127억3000만 원으로 전년(167억4000만 원) 대비 24% 감소했다. 이는 2021년 11월 판판면세점이 문을 연 이후 첫 역성장이다. 올해 9월 기준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억 원 감소한 82억 원으로 매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판판면세점은 중소기업 제품의 해외 진출과 판로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중기 전용 면세판매장이다. 인천에는 제1터미널(T1)과 제2터미널(T2)에 각각 2곳씩 총 4곳이 있다. 민간 대형 면세점 대비 낮은 수수료와 인력 지원 등의 혜택이 있다.
부진한 실적은 터미널과 매장 위치에 따른 ‘매출양극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수수료율은 동일한데 매장 위치에 따라 매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T1 동편 매장은 올해 51억1100만 원의 매출을 내며 판판면세점 전체 매출의 62.3%를 차지했다. 반면 T2 동편 매장은 현재 위치로 확대 이전한 후 매출이 7억1800만 원으로 전년 동기(28억3100만 원) 대비 75%나 급감했다. 지난해 말 문을 연 T2 서편 매장도 월평균 매출이 7000만 원 수준에 그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유원 측은 “2026년 1월 아시아나항공의 제2터미널 이전으로 유동 인구가 증가하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출 하락은 단순한 유동 인구 문제가 아니라 승객 동선을 고려하지 않은 ‘위치 선정 실패’가 핵심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공항 면세점 실적은 단순 유동 인구보다 동선, 매장 접근성, 브랜드 유치력 등이 중요한 변수”라고 분석했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 확보가 어려운 중소기업 면세점은 위치에 따른 매출 영향이 더 크다는 진단이다.
판판면세점의 퇴점 기준도 입점 업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유원은 입점 기간(1년) 중 6개월 간 매출 실적이 하위 30%에 해당하는 업체를 퇴출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퇴점 업체는 2022년 53개에서 2024년 164개로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입지가 불리한 T2에 입점한 중소기업들의 매출이 적다보니 퇴출 가능성이 높아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유원은 내년 1월 T2에 현재 매장보다 큰 191㎡ 규모의 매장 2곳을 추가 개장할 계획이다.
허 의원은 “중소기업 판로 지원이라는 좋은 취지가 잘못된 입지 선정과 안일한 운영으로 퇴색되고 있다”며 “아시아나 이전에 막연히 기댈 것이 아니라 매장 위치 재조정과 마케팅 전략 수립 등 사업 전반을 원점에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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