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헤드셋을 착용한 13살 소년이 얼굴 발진으로 병원을 찾았다. 검진 결과, 기기 폼 재질이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큐어어스
가상현실(VR) 기기를 사용하던 영국의 10대 소년이 얼굴에 심한 발진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조사 결과, 원인은 기기 표면의 폼(foam) 재질에 포함된 화학 물질이었다.
● VR 헤드셋 착용 후 얼굴에 발진…폼 재질이 원인
19일 의학 학술지 큐어어스(Cureus)에 따르면, 영국 보건위원회는 13살 소년이 메타(Meta)의 ‘오큘러스 퀘스트 2’ 헤드셋을 착용한 뒤 눈가와 뺨 주변에 반복적인 발진과 각질이 생긴 사례를 확인했다.
붉은 반점은 헤드셋의 얼굴에 닿는 폼(foam) 부분 중심으로 생겼다. 눈가와 뺨에는 각질이 일고 붉게 부풀어 올랐다. 연고를 발라도 나아지지 않자, 의료진은 ‘기기 접촉’에 의한 피부염을 의심했다.
● 테스트 결과 “문제는 폼 패드였다”
사진=큐어어스
이후 실시한 패치 테스트(알레르기 유발물질 검사) 에서 소년은 폼 패드와 그 안의 화학 성분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벤지이소티아졸리논(BIT) 등에 강한 반응을 보였다.
이 물질들은 고무 제품이나 냉각제, 세정제 등에 흔히 사용되며 피부에 닿을 경우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의료진은 “폼 패드를 의료용 실리콘 커버로 교체하라”고 권고했고, 커버 교체 이후 소년의 피부염은 완전히 사라졌다.
이후 그는 정상적으로 VR 기기를 다시 사용할 수 있었다.
● “웨어러블 기기, 새로운 피부염 원인 될 수 있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의료진은 “이번 사례는 착용형(웨어러블) 기기가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기기 재질도 알레르기 검사 항목에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VR 헤드셋뿐 아니라 스마트워치, 이어폰, 혈당 측정기 등에서도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며 “특히 아이들이나 아토피 피부를 가진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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