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을 듣다 보면 특유의 ‘반복’이 귀에 들어온다. 한 악절이 끝났나 싶으면 비슷한 멜로디가 다시 나타나고, 어떤 멜로디는 곡 전체를 관통하며 집요하게 돌아온다. 오페라에서는 같은 가사가 거의 같은 음으로 몇 번이고 되풀이된다. 처음 듣는 사람이라면 “했던 이야기를 왜 또 하지…
‘오케스트라엔 왜 이렇게 악기가 많아?’ 클래식 공연장에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지도 모른다. 무대 위를 바라보면 가장 앞줄에는 줄줄이 늘어선 현악기들이 바다처럼 펼쳐져 있고, 그 뒤로는 반짝이는 은빛의 목관악기들이 배치돼 있다. 더 뒤에는 금빛으로 빛나는 …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가장 감동을 받을 때는 언제일까.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폭발적인 사운드를 만들어 낼 때? 유명한 성악가가 공연장 천장을 울리는 고음을 낼 때? 그런 장면들도 물론 인상 깊지만, 내가 진짜 울컥하는 순간은 다른 데 있다. 누군가의 일상을 닮은 음악을 들을 때다. 특…
“이 곡은 밤에 들어야 해요, 꼭요.” 처음 이 말을 들으면, 무슨 의미인지 선뜻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음악은 언제든 들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낮에도, 버스 안에서도, 일을 하면서도.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떤 곡은 정말 밤이 되어야 비로소 제대로 들린다. 특히 ‘녹턴(Noctu…
어렸을 적 피아노 학원에 다녀 본 사람이라면 ‘바이엘’, ‘하논’, ‘체르니’라는 이름을 피해 가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우선 처음 피아노를 배우면 ‘바이엘’이 등장한다. 그 책의 첫 페이지에는 커다랗게 음표가 그려져 있고 학원 선생님은 “이게 도예요”라고 말하며 건반 위에 손가락을 …
“클래식 공연을 들으러 가면 졸까 봐 걱정돼요.” 클래식 공연장에 처음 가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다. 이 문장 안에는 클래식 공연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이 담겨 있다. 뭔가 옷도 단정히 차려입어야 할 것 같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괜히 민폐 끼치지 않으려면 나도 열심히 집중해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