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과 돌봄의 질은 100점 기준 60점을 넘기 힘들다.”(김용익 돌봄과 미래 이사장)“생애 말기 돌봄·의료 정책들이 분산돼 환자 체감도가 낮다.”(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구체적인 사전돌봄 계획(ACP) 작성이 활성화돼야 한다.”(김대균 인천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장…
10일 경북 영양군 영양병원 진료 대기실. 오후 진료가 시작되자 휠체어를 타고 지팡이를 쥔 고령 환자 30여 명이 몰렸다. 간호사는 “예약자가 많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환자들을 안내하느라 눈코 뜰 새 없었다. 치매를 앓는 80대 노모를 모시고 온 장유배 씨(65)는 “두 달에 한…
지난해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의료비와 돌봄 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30년, 국민건강보험은 2033년 준비금이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비 지출을 효율화하고 별도 예산을 마련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1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
1일 오후 2시 인천 부평구 한 아파트. 의사와 간호사가 거실에 들어서자 대장암 말기 환자인 조모 씨(88)가 병상에 누워 환히 웃었다. 의료진은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식단, 수면 등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점검했다. 조 씨는 지난달 25일부터 인천성모병원의 가정형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
40대 이상 10명 중 8명은 의료진이 처방한 약물을 고통이 심한 말기 환자에게 주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진행하는 ‘조력 존엄사’ 합법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찬성 비율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호스피스, 생애 말기 돌봄 확대 등 임종기 삶의 질을 개선하지 않은 채…
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의 한 주택. 3평 남짓한 방에 미동 없이 누운 윤화수 씨(91)의 몸을 의료진이 옆으로 돌리자 등에 주먹만 한 욕창이 보였다. 의료진 김주형 집으로의원 원장이 “오늘은 그래도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고 말하자 윤 씨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간호사는 간…
“죽음은 삶을 빛내주는 마지막 장식 같아요.” 6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교회에서 열린 웰다잉 수업. 스크린에 띄운 영상에서 한 초등학생이 죽음을 이렇게 정의하자 몇몇 수강생이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죽음을 삶의 한 단계로 받아들이고, 아름다운 마지막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저는 죽고 싶은 게 아니라 단지 삶이 너무 힘들어 감당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16세부터 성적 학대를 당한 아이리스 하위징아 씨는 10년 이상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오랜 기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았고, 여러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결국 정신질환을…
“아버지께서 오래전부터 마지막을 준비해 오셨습니다. 그러지 않았다면 다른 치매 환자처럼 몇 년간 더 고통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안락사 지원단체인 네덜란드안락사협회(NVVE) 사무실에서 만난 마리아 흐레이프마 씨(65)는 2023년 4월 치매를 앓던 90세 아버지…
“오늘 기분은 어떠세요? 산소포화도, 혈압은 다 괜찮네요.” 지난달 24일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시 외곽 단독 주택. 방문진료 기관인 홈온클리닉 히라노 구니요시 원장이 치매와 간경변을 앓고 있는 재일교포 김태희 씨(96)의 배를 연신 주물렀다. 2주 전보다 복수(복강 내 물 고임)가 …
지난달 22일 오전 일본 사이타마현 사이타마시 치매(인지증) 돌봄 시설 ‘사랑의 집 그룹홈’. 아침 식사를 마친 노인들이 20분 넘게 TV 화면의 건강 체조를 따라 하며 땀을 흘리고 있었다. 오리토 씨(84)는 “집에선 혼자였는데, 여기선 가족 같은 친구들과 노래 부르고 춤출 수 있어…
“자밀라, 왼팔을 주세요. 요즘은 어떤 TV 프로그램을 주로 시청하나요.” 싱가포르 동부 베독 지역 주택개발청(HDB) 공공아파트. 간호사 셰릴 샤즈와니 빈테 자카리아 씨가 치매를 앓고 있는 자밀라 씨(80) 자택을 방문해 혈압을 재며 이같이 물었다. 자밀라 씨는 3년 전 치매 진단을…
“팔을 움직일 때 몸이 흔들리지 않도록 허벅지에 힘을 주세요. 함께 외쳐요.” 싱가포르 동부 시메이 지역 주택개발청(HDB) 아파트 단지. 필로티 1층 빈 공간에 화려한 운동복을 입은 할머니 등 주민 45명이 줌바 교실에 참여하기 위해 모였다. 근력과 유연성, 균형감 강화 등 3가지로…
‘연명의료에 대한 결정은 내가 스스로 합니다.’대만 신베이시 단수이구 매카이 메모리얼 병원. 호스피스 병동 곳곳에는 이렇게 적힌 안내판이 걸려 있었다.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미리 밝히는 사전돌봄계획(Advance Care Planning·ACP) 등록을 안내하…
희귀병의 고통 속에서 스스로 곡기를 끊고 삶을 마무리한 어머니. 그 선택을 곁에서 지켜본 의사 딸은 어머니의 마지막 길을 기록해 책 ‘단식 존엄사’를 펴냈다. 대만 중산대 의대 재활의학과 비류잉 교수 이야기다.스스로 물과 음식 섭취를 중단해 사망에 이르는 단식 존엄사는 ‘VSED(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