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율린, 하프 스윙의 ‘마법’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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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거주춤 준비동작 1년간 훈련
정확도-안정감 높여 생애 첫 우승
오늘 개막 해피니스오픈서 2승 꿈

‘하프 스윙’을 통해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마련한 이율린은 24일부터 시작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광남일보·해피니스 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은 이율린이 티샷을 하는 모습. KLPGA투어 제공
‘하프 스윙’을 통해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마련한 이율린은 24일부터 시작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광남일보·해피니스 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은 이율린이 티샷을 하는 모습. KLPGA투어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년 차인 이율린(23)은 19일 끝난 상상인·한경 와우넷오픈에서 ‘5차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감격적인 우승 뒤에는 셀 수 없는 눈물과 고민의 시간들이 있었다.

이 대회 전까지만 해도 이율린은 우승을 바라볼 만한 선수가 아니었다. 올 시즌 25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컷 통과(12회)보다 컷 탈락(13회)이 더 많았다. 신인이던 2023년엔 29개 대회에서 20번 컷 탈락했고, 지난해에도 26개 대회에서 17번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작년 6월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선 11번홀까지 주말 골퍼나 칠 법한 16오버파를 친 뒤 기권하기도 했다.

샷도 멘털(정신력)도 무너진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김혜동 프로를 찾아갔다. 김 프로의 해법은 간단했다. “하프 스윙만 하라”는 것이었다. 또 엉거주춤 앉는 듯한 준비 동작도 시켰다. 갤러리들이 수군거릴 정도로 우스꽝스러운 자세였지만 이율린은 묵묵히 김 코치의 주문을 따랐다. 그렇게 1년여가 흐르자 이율린의 스윙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김 코치는 “율린이가 처음 왔을 때 공 2박스를 가지고 나가도 18홀 동안 다 잃어버릴 정도로 ‘아웃 오브 바운즈(OB)’가 많이 났다”며 “말 그대로 ‘똑딱이’부터 시키기 위해 스윙 크기를 반으로 줄이게 했다”고 말했다. 어설퍼 보이는 준비 동작도 이율린에게는 안정감을 줬다. 이율린은 “주변에선 이상하게 볼지 몰라도 이 덕분에 스윙 리듬이 돌아오고, ‘스위트스폿’에 공을 맞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감정 기복도 심한 이율린이었지만 김 코치의 처방 후에는 멘털도 좋아졌다.

상상인·한경 와우넷오픈 전까지 이율린은 상금 랭킹 74위로 또다시 시드를 잃을 위기에 처했었다. 하지만 올 시즌 대회를 단 4개 남겨둔 상황에서 우승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시드 걱정을 덜었다.

이율린은 내친김에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이율린은 24일부터 열리는 KLPGA투어 광남일보·해피니스 오픈 1, 2라운드에서 올 시즌 상금 랭킹 1위 홍정민(23), 2위 노승희(24)와 같은 조에서 대결한다. 이율린은 “이번 주도 내가 마음먹은 스윙을 하는 데만 집중할 생각”이라며 “수준 높은 골프를 목표로 삼는다면 좋은 결과도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율린#KLPGA투어#우승#연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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