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3일 보이스피싱에 속아 감금된 여성이 라디오 방송 덕분에 피해를 막았다. 사진=챗GPT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5000만 원을 송금할 뻔한 여성이 택시 안 라디오 방송 덕분에 피해를 면했다. 경찰은 최근 ‘셀프 감금형’ 보이스피싱과 ‘골드바 매입형’ 신종 사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 검찰 사칭 조직, 호텔 감금 유도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30대 여성 A씨는 지난달 23일 ‘검찰 사무관’을 사칭한 전화를 받았다. 상대는 “법원 등기 배송과 관련된 사건으로 수사 중”이라며 접근했다. 이어 “범죄 연루가 의심된다. 임시 보호관찰 조치가 필요하다”고 속여, A씨를 부산과 울산의 호텔 두 곳에 ‘셀프 감금’ 시켰다.
조직은 가짜 검찰청 웹사이트를 만들어 ‘수사 진행 상황’을 보여주고, 위조된 구속영장까지 제시했다. 또 새 휴대전화를 개통하라고 지시했다.
● 택시 안에서 들은 ‘결정적 한마디’
이틀 뒤, A씨는 울산 남구의 또 다른 감금 장소인 호텔로 이동하기 위해 택시에 탔다. 그때 라디오에서는 TBN 울산교통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마침 한 경찰관이 방송에 출연해 “최근 검찰이나 경찰을 사칭해 피해자를 호텔에 머물게 하는 ‘셀프 감금형 보이스피싱’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 말을 듣자마자 “이건 내 이야기다”고 깨달았다. 그는 즉시 택시 기사에게 울산북부경찰서로 가 달라고 요청했고, 경찰은 A씨를 보호 조치했다. 이로써 5000만 원에 달하는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 은행원이 막은 또 다른 ‘1억 보이스피싱’
10월 15일, 은행원이 고액 인출을 수상히 여겨 1억 원 피해를 예방한 사례도 발생했다. ⓒ 뉴시스 비슷한 시기, 70대 여성 B씨도 보이스피싱에 속을 뻔했다. 이달 15일, 금융사 직원을 사칭한 전화가 걸려왔다. 상대는 “당신 통장에서 현금을 인출하려는 사람이 있다”며 불안을 유발했다. 이어 경찰 제복을 입은 조직원이 영상통화로 등장해 악성 앱 설치를 유도했다.
조직은 “자금 조사를 위해 골드바를 사야 한다”고 속여 1억 원 상당의 적금 해지를 지시했다. 다행히 은행 직원이 수상한 정황을 눈치채고 112에 신고하면서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경찰은 “최근 ‘현금 수거’ 대신 ‘골드바 매입’을 유도하는 고액 사기 수법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 경찰 “골드바·체크카드 수거형 신종 사기 주의”
경찰 관계자는 “최근 은행 직원이나 경찰관을 사칭해 고액 인출을 유도하는 신종 수법이 늘고 있다”며 “특히 ‘골드바 매입’이나 ‘체크카드 수거’ 등의 방식은 모두 사기이니 절대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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