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쇼’에 90분간 갇힌 황새 폐사…김해시장 “송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23일 1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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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김해 화포천습지과학관 개관식에서 황새를 방사하고 있다. (김해시 제공) 뉴스1
15일 김해 화포천습지과학관 개관식에서 황새를 방사하고 있다. (김해시 제공) 뉴스1
홍태용 김해시장은 23일 화포천습지과학관 개관식에서 천연기념물 황새 방사 퍼포먼스를 진행하던 도중 황새 한 마리가 폐사한 데 대해 사과했다.

홍 시장은 이날 황새 폐사 관련 브리핑에서 “화포천습지과학관 개관 행사 중 황새 방사 과정에서 수컷 한 마리가 폐사하는 일이 발생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행사 전 과정을 좀 더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앞서 15일 시는 2022년 충남 예산황새공원에서 황새 복원을 위해 들여온 황새 암수 한 쌍과 올해 3월 화포천 습지 봉하뜰에서 부화에 성공한 황새 등 총 세 마리를 방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그러나 수컷 황새 한 마리가 제대로 날지 못하고 고꾸라진 뒤 폐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홍 시장은 “방사 행사는 황새의 화포천 정착과 생태도시 김해의 상징적 의미를 시민과 함께 공유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관식 당일 기온은 약 22도로 그늘에서는 선선한 상태였다. 약 1시간30분간 황새가 케이지에 대기하는 동안 호흡, 움직임 등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전문가와 사육사, 수의사의 종합적인 판단하에 안전하게 방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사용된 케이지는 예산황새공원에서 사용하는 검증된 장비로, 예산에서 김해로 황새를 입식할 때 5시간가량 장거리 운송과정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장비”라고 부연했다.

홍 시장은 “방사 당시 앉아 있던 성조 수컷 한 마리가 밖으로 나와 움직이는 과정에서 불행한 사고가 발생해 현장에 있던 전문가와 사육사, 수의사가 즉시 응급조치를 하고 사육장으로 이송했으나 안타깝게도 폐사했다”며 “폐사한 황새는 현재 보전처리 후 냉동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는 이번 일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화포천 황새 복원 사업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방사한 황새 두 마리는 건강하게 적응 중인 것으로 관찰된다”고 전했다.

홍태용 김해시장. ⓒ뉴시스
홍태용 김해시장. ⓒ뉴시스
22일 국가유산청 자연유산과장, 황새공원 전문가 2명과 사육사 1명, 예산군 황새팀장, 김해시 환경정책과장 등 10명이 사고 원인에 대한 합동회의를 개최한 결과, 황새는 환경변화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해 폐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현재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남은 새끼 황새 2마리는 향후 논의를 거쳐 방사를 결정하기로 했다.

천연기념물 제199호인 황새는 국제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이며 국가적색목록에 위기 동물로 지정돼 있다. 세계적으로 3000마리가량 남아 국제적 보호를 받는 조류다.

#황새#폐사#김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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