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서 채소 팔아 아들 법조인으로 키운 어머니
2000만원을 전남대학교에 기부한 이임순 씨(왼쪽)와 막내아들 이금규 변호사. (사진=전남대 제공)
구순을 앞둔 할머니가 시장에서 채소를 팔아 모은 돈을 아들이 다니던 대학교에 기부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21일 전남대에 따르면 이임순 씨(89)가 최근 자신의 생일을 맞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에 1000만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이 씨는 지난해 10월에도 기부금을 보내 누적 기부액은 2000만원이 됐다.
이 씨는 젊어서부터 광주 상무금요시장에서 채소 장사를 하며 7남매를 키웠다.
자녀 중 막내 아들은 1999년 전남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제4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막내 아들은 이금규 변호사다. 검사로 재직하다 2013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현재는 특검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씨는 아들이 법조인이 되자 조금씩 모아 온 돈을 의미 있게 사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가족에게 밝혔다.
이 씨는 “막내를 대학까지 보내는 게 평생 소원이었는데 전남대가 아들을 훌륭한 법조인으로 키워줘 늘 고마운 마음이었다”며 “많지 않은 돈이지만 학생들이 사회 재목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은 “어머님의 아름다운 뜻을 받아 학생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남대는 지난 6월 이 변호사에게 ‘자랑스러운 전남대인상’을 수여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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