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기암이면…“연명치료 중단” 41%, “안락사” 36%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16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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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국민 10명 중 4명 이상은 말기암 진단을 받았을 때 연명의료 중단을 원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연명의료를 지속하기 원한다는 응답은 8%에 불과했다.

16일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에 따르면 성누가병원 김수정·신명섭 연구팀과 서울대 허대석 명예교수가 지난해 6월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41.3%는 ‘본인이 말기 암 환자라면 어떤 결정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연명의료 중단’을 택했다. ‘안락사’가 35.5%, ‘의사조력 자살’ 15.4%였다. 연명의료를 지속하겠다는 응답은 7.8%에 그쳤다.

안락사와 의사조력 자살은 모두 의사가 환자의 요청에 따라 죽음을 유도하는 약물을 처방해 생을 마감하는 행위다. 안락사는 의사가 직접 약물을 투여하고, 의사조력 자살은 환자 스스로 약물을 복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연구진은 “국민 다수는 상당수는 삶을 인위적으로 단축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무의미한 연명치료로 인한 고통 연장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존엄사(death with dignity)’라는 주관적 용어가 연명의료 결정, 안락사, 의사 조력 자살 다양한 의료행위를 구분하지 못해 혼란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에서 연명의료 결정을 정확하게 인식한 응답자는 85.9%로 높았지만, 안락사(37.4%)와 의사 조력 자살(53.8%)의 인식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생애 말기 연명의료 결정을 택한 응답자의 57.2%, 의사 조력 자살 응답자의 34.3%, 안락사 시나리오 응답자의 27.3%가 이를 ‘존엄사’로 인식했다.

이명아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이사장은 “존엄사라는 표현은 따뜻하게 들리지만 실제로는 안락사와 연명의료 결정을 뒤섞는 위험한 언어적 착시를 일으킨다”며 “앞으로는 ‘죽음의 방식’이 아니라 ‘삶의 마지막 단계를 어떻게 존엄하게 살 것인가’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문은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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