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 10월 26일 동청철도 철도헌병관리국 조사실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체포 직후 안중근 의사의 사진. 국사편찬위원회 제공
1909년 중국 하얼빈 의거 직후 안중근 의사의 당당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고화질로 공개됐다.
국사편찬위원회(국편)는 의거 116주년(10월 26일)을 사흘 앞둔 23일 “‘안중근 유리건판 사진자료’를 고해상 디지털 이미지로 만들어 국편 전자사료관에 게시했다”고 밝혔다.
이 사진들은 안 의사가 체포된 직후 러시아 및 일본 당국이 촬영한 사진을 조선총독부가 유리건판으로 복제한 것이다. 1970년대 국편이 안 의사의 자료를 모아 간행한 ‘한국독립운동사: 자료’에 수록됐지만 화질이 열악하고 찾아보기도 어려웠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에는 그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것도 포함됐다. 러시아 관헌에게 체포된 직후인 1909년 10월 26일 동청철도 철도헌병관리국 조사실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에서 안 의사는 포박당하지 않은 채 당당히 선 모습이다.
안 의사의 신병이 일본 측으로 인계된 뒤인 10월 27일 오전 하얼빈 일본 총영사관에서 찍은 사진 2장도 공개됐다. 사진 속 안 의사는 포박된 채 초췌해진 모습이다. 일제는 이 사진을 통감부에 발송한 뒤 복제해 국내 동지들을 체포해 추궁하는 데 사용했다. 문일웅 국편 편사연구관은 “이들 사진은 그동안 촬영 장소가 뤼순이라고 잘못 알려져 왔다”고 설명했다.
국편은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등 안 의사 동지들의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우덕순 조도선은 차이자거우(蔡家溝)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려 했으며, 유동하는 하얼빈에서 거사의 성공을 위한 연락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들 사진은 10월 31일 러시아로부터 일본 측에 신병이 인도된 뒤 하얼빈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감옥에서 나온 직후임에도 차분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국편은 “앞으로도 일제의 식민 통치와 관련된 자료들을 더욱 정련된 이미지로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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