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나온 ‘쿠팡 수사 외압’ 의혹 겨냥
“질서 유지 담당하는 사정기관 공직자들
공적기관 동원해 불법 덮거나 사건 조작
사적 이익 위한 기강 파괴 결코 용납못해”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5.10.21.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누구보다 공명정대해야 할 사정기관 공직자들이 질서 유지와 사회 기강을 확립하는 데 쓰라고 맡긴 공적 권한을 동원해 누가 봐도 명백한 불법을 덮어버리거나 없는 사건을 조작하고 만들어 국가 질서를 어지럽히고 사적 이익을 취하고 있다”며 “공적 권한을 남용하거나 공적 권한을 이용해 억울한 사람을 만들거나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이 절대로 없도록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국정감사에서 일부 사정기관의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민이 그 실상을 보고 입을 벌릴 정도로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이러한 행태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기강 문란 행위”라며 “철저히 그 진상을 밝히고 그 잘못들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고 단죄를 해야겠다”고 했다.
이는 ‘쿠팡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과정에서 상부의 외압을 국감장에서 폭로한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 사례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문 부장검사는 쿠팡 사건과 관련해 엄희준 당시 부천지청장으로부터 욕설과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올해 3월 7일 엄 당시 지청장이 9분여간 욕설과 폭언을 하면서 대검찰청에 감찰 지시를 하고 사건을 재배당하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문 부장검사는 앞서 15일에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대상 국감에서 쿠팡 사건 관련 외압을 처음 증언했다. 올해 초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근무할 때 지휘부가 핵심 증거를 대검 보고서에서 누락해 해당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게 했다는 것이 골자다.
당시 그는 국감장에서 눈물을 쏟으며 “저는 검찰이 (쿠팡을) 기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약자인 근로자들이 200만원 정도 퇴직금이라도 신속하게 받았으면 좋겠다. 부적절한 행동을 했던 모든 공무원이 잘못에 상응하는 처분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사정기관뿐만 아니라 모든 공직자의 권한은 다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온 것이고 오로지 주권자를 위해, 주권자의 통제와 감시 아래 공정하고 정당하게 행사돼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질서 유지를 담당하는 사정기관 공직자의 공적 권한은 그야말로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소금과 같은 최후의 보루”라며 “사회 질서와 기강을 유지하라고 준 권한을 특정한 사적 이익을 위해 기강을 파괴하고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데 사용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돼선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23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이 대통령은 국정과제인 K-방산 4대 강국 달성과 관련해선 “대대적인 예산 투자와 과감한 제도 혁신 그리고 긴밀한 글로벌 연대를 바탕으로 세계 방산의 미래 지도를 우리 손으로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첨단 기술과 과학, 그리고 제조산업 혁신이 융합된 방산은 이제 미래 경제 전장의 승패를 가를 핵심 동력”이라며 “남에게 기대지 않고 우리의 자주적 방산 역량을 확고히 해야 우리 손으로 한반도 평화를 지키고 국민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냉전의 장벽을 넘었던 서울올림픽처럼 세계가 다시 상생과 협력의 지혜를 모아가는 새 장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945년 유엔 창설 이후 국제사회는 참으로 많은 변화를 겪어왔지만 전후 80년인 올해 세계질서는 탈냉전 이후 가장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며 “혼란하고 힘든 시기일수록 상호 신뢰와 연대를 토대로 세계 평화와 공동 번영을 향한 발걸음을 흔들림 없이 이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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