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식

박해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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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이 챔피언. 여러분의 건강한 하루를 위해 ‘피와 살’이 되는 건강 정보를 발굴해 전달하겠습니다.

pistols@donga.com

취재분야

2025-09-24~2025-10-24
건강100%
  • 男은 10대시절 음악에 열광, 女는 최신곡에 홀딱…왜 다를까?

    10대 시절 즐겨 듣던 노래가 마음속 깊이 각인된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이런 ‘인생 노래’의 추억이 형성되는 시기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존재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핀란드 위배스퀼래대학교(University of Jyväskylä) 연구자들이 84개국 1891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은 평균 16세, 여성은 19세 무렵 가장 깊은 음악적 유대감을 형성했다. 남성, 10대 시절 음악에 평생 열광연구진은 참여자들에게 “당신에게 개인적으로 중요한 음악 한 곡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노래가 발표된 당시의 나이와 음악적 의미를 분석했다.남성이 평균 3년 먼저 음악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이유는 청소년기 음악사용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이전 연구들에 따르면, 남성은 10대 중·후반(14~17세) 시기에 록이나 헤비메탈 같은 강력한 음악을 통해 독립심과 정체성을 구축하는 경향이 있다. 이 시기의 음악은 ‘부모로부터의 독립’과 ‘나만의 세계’를 상징하며, 결과적으로 이 시기 음악이 성인 이후까지 정체성의 한 부분으로 남는다.이번 연구에 따르면, 남자들은 성인이 된 뒤에도 10대 시절 음악에 지속적으로 열광했다. 심지어 60대 이후에도 젊은 시절 들었던 록과 메탈 같은 강렬한 사운드의 노래에 감정적으로 가장 큰 반응을 보였다.연구진은 이를 ‘이중 정점 패턴’(dual-peak pattern)이라고 표현했다. 즉, 남성에겐 청소년기 음악과 최근 음악이 모두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초기 정점이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여성, 더 느리지만 평생 음악적 의미 갱신하며 진화반면 여성은 음악을 감정조절, 인간관계, 가치탐색 수단 등 보다 복합적인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러한 정서적·사회적 경험의 통합 과정이 더 길게 이어지면서, 음악적 의미가 완성되는 시점이 남성보다 3년 늦은 19세 전후로 나타났다.또한 여성은 나이가 들어도 음악적 감수성이 계속 나아갔다. 60대 여성의 경우, 10대 시절 음악보다 최근의 음악이 정서적으로 더 큰 의미를 갖는 경향을 보였다.정리하면, 남성은 과거의 음악에 정체성을 고정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여성은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의 삶과 감정에 맞춰 음악의 의미를 새로 써나가며 진화하는 차이를 보였다.음악을 기억하는 세 가지 패턴연구진은 사람들이 어떤 노래를 의미 있게 느끼는지를 결정짓는 세 가지 패턴을 확인했다.첫째, 회고 정점(reminiscence bump): 청소년기~초기 성인기에 형성된 음악이 평생 지속되는 고전적 패턴. 남성에서 특히 강하게 나타났다.둘째, 연쇄 정점(cascading bump): 30세 이하의 젊은 층에서 주로 관찰되며, 부모 세대의 음악(출생 25년 전 발매곡)에 정서적 유대감을 느끼는 특징이 있다. 여성에게서 더 뚜렷했다.셋째, 최근 정점(recency bump): 60대 이상에서 나타나는 패턴. 최근 10~15년 사이의 음악에 강한 감정적 의미를 부여하며 여성에게서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뇌가 음악을 기억하는 방식음악은 감정과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 편도체, 내측 전전두엽 피질 등을 동시에 활성화한다. 이 부위들은 감정적으로 강렬한 경험을 장기기억으로 남기는 핵심 회로로, 특히 청소년기에 매우 민감하게 작동한다.이 시기의 뇌는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아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은 약하지만, 보상 자극과 감정적 학습에는 매우 민감하다. 이 때문에 10대 시절 음악은 평생 지워지지 않는 ‘감정의 타임캡슐’로 남게 된다.남녀 간 시기 차이는 사춘기 발달 속도, 사회적 기대, 문화적 역할 차이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성별 특성, 음악치료에 활용 가능남녀 간 차이는 음악치료와 정서 관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연구진은 “노년층 음악치료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 성별에 따라 접근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안했다.예를 들어. 중·노년 남성에게는 10대 시절 즐겨 들었던 음악을 중심으로 한 재생 목록(플레이리스트)이 자서전적 기억을 자극해 정서적 긍정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이와 달리 여성은 최근 수십 년간의 음악을 폭넓게 포함하는 것이 정서적 공감과 몰입을 유도하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연구 결과는 영국의 학술지 에 게재됐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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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로 슈가’, 다이어트에 진짜 도움 될까?

    ‘제로 슈가’ 제품에 흔히 사용하는 무열량 또는 저열량 인공 감미료(이하 인공 감미료)가 ‘요요현상’을 막고, 장내 건강한 미생물 번식에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교와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공동연구진은, 인공 감미료를 포함한 저당(低糖) 식단이 체중 감량 후 유지에 도움이 되며, 장내 미생물의 구성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킨다는 결과를 권위 있는 학술지 에 발표했다.■ 인공 감미료, ‘요요 없는 체중 관리’에 도움연구진은 인공 감미료 제품이 체중 감량 유지와 장내 미생물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국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진행했다.연구에는 그리스, 덴마크, 네덜란드, 스페인 4개국에서 모집한 성인 341명과 어린이 38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모두 과체중 또는 비만 상태였으며, 먼저 2개월 동안 저열량 식단으로 평균 5% 이상 감량했다. 이후 10개월 동안은 ‘일반식’으로 돌아가되, 총에너지 섭취 중 당류 비율을 10%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했다.연구진은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눴다.‘설탕 그룹’은 인공 감미료를 피해 기존 식단을 유지했다. 반면 ‘인공 감미료 그룹’은 설탕 대체제가 들어간 상용 제품을 자유롭게 선택했다.대표 적인 인공 감미료 성분은 설탕에 비해 단맛이 매우 강한 아스파탐, 아세설팜 K, 사카린, 타우마틴, 네오탐, 스테비아와 당알코올 제품인 에리트리톨, 소르비톨, 만니톨, 이소말트, 말티톨, 락티톨, 자일리톨 등이 포함됐다.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당류 섭취량을 제한한 두 그룹 모두 줄어든 체중을 유지했으나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인공 감미료 그룹은 설탕 그룹보다 평균 1.6kg 더 많은 체중 감량을 유지했다. 연구 지침을 충실히 지킨 사람들만 따져보면, 그 차이는 3.7kg까지 벌어졌다.특히 인공 감미료 그룹은 설탕 그룹보다 당류 섭취량이 줄어 하루 평균 12g 더 적게 먹었고, 식단에서 당이 차지하는 비율 또한 더 크게(2.4%P) 줄었다. ■ 장내 미생물도 다이어트에 유리한 유익균 위주로 재편흥미로운 점은 인공 감미료 섭취 군의 장내 미생물 구성이 눈에 띄게 변화했다는 것이다.무엇보다 단쇄지방산(SCFA)을 생성하는 유익균들이 늘어났는데, 대표적으로 프레보텔라(Prevotella), 메가스파이라(Megasphaera), 유박테리움(Eubacterium), 부티릭시모나스(Butyricimonas) 등이 포함됐다.단쇄지방산은 장내 미생물이 식이섬유를 발효해 생성하는 짧은 사슬 지방산으로 포만감을 높이고,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며, 염증 반응을 줄이는 대사 보호 인자로 알려져 있다.또한 메탄 생성 균(Methanolobus)이 증가했는데, 이는 장내 발효 효율과 에너지 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된다.요약하면, 설탕 대체제로 인공 감미료를 첨가한 식단이 장내 세균 환경을 대사 건강에 유리한 형세로 바꾸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작용 일부 있지만 건강에는 문제 없어인공 감미료 그룹에서 복통, 복부 팽만, 가스, 묽은 변 등 위장 관련 증상이 조금 더 자주 보고되었다.다만, 심각한 부작용이나 장기적 건강 악영향은 관찰되지 않았다.연구진은 “인공 감미료 제품 중 일부는 당알코올이나 섬유질 형태로 장에서 발효되기 때문에 일시적인 소화 불편이 생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공 감미료 논란에서 긍정적 증거 추가감미료의 안전성과 체중 조절 효과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일부 관찰 연구에서는 “인공 감미료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비만율이 높다”라는 결과가 보고됐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는 인공 감미료 사용 자체가 아니라 비만 상태인 사람들이 설탕 대체제로서 이를 선택하는 경향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이번 연구에서는 10개월간의 인공 감미료 섭취 후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CVD) 위험 지표(예: 간 내 지방함량 등) 에서 변화가 없었다. 이는 감미료의 장기 섭취가 부정적 건강 효과를 유발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연구진은 짚었다.이번 연구는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이라는 점에서 기존 관찰연구보다 과학적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연구진은 “감미료가 마법처럼 살을 빼주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한 저당 식단의 일부로 활용할 경우 체중 유지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인공 감미료, 건강한 식단의 일부로 활용할 때 제 역할연구진은 인공 감미료의 효과에 대해 ‘무엇을 대체하느냐’와 ‘어떤 식습관에 쓰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강조했다.즉, 인공 감미료는 설탕을 줄이는 전략의 일부일 때 유용하지만, 단맛을 무분별하게 늘리는 용도로 사용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세계보건기구(WHO)는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를 하루 총 열량의 10% 미만으로 제한 할 것을 권장한다. 2000칼로리 기준 약 50g이다. WHO가 제시한 이상적인 섭취량은 5% 미만이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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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 거르면 복부비만·고혈압 위험 ‘쑤욱’ …“간헐적 단식과 달라”

    아침식사는 금(金)처럼 소중하다는 옛말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최근 국제 학술지 에 게재된 체계적 문헌 고찰 및 메타 분석 연구에 따르면,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은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대사증후군은 고혈당,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낮은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 복부 비만 같은 위험 요인이 한 사람에게 동시에 나타나는 질환이다.연구 개요이번 연구는 한국, 미국, 일본, 이란 등 여러 나라에서 수행한 9편의 관찰 연구(총 11만 8385명 참여)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연구진은 PubMed, Web of Science, Embase 등 주요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아침 결식과 대사증후군 및 구성요소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를 추렸다.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하고, 대사증후군 혹은 그 구성요소(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이상지질혈증)가 결과 변수로 포함된 연구만 선정했다.연구 결과, 아침을 거르는 사람은 대사증후군 위험이 1.10 배 증가했으며, 복부비만, 고혈당,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모두에서 유의한 위험 상승이 관찰됐다.아침 결식이 대사증후군을 부르는 이유연구진은 “아침을 거르는 행동은 단순히 한 끼 식사를 빼먹는 것이 아니라 몸의 생체리듬을 깨뜨려 대사조절 기능 전반에 혼란을 일으킨다”라고 설명했다.우리 몸의 대사 시계는 아침식사를 신호로 움직이기 시작하기 때문에 이를 반복적으로 생략하면 호르몬 분비, 인슐린 반응, 지방 대사 등 여러 과정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된다는 것이다.복부비만: 공복 길면 과식으로 이어질 확률 높아아침을 굶으면 공복 상태가 길어져 점심이나 저녁때 ‘보상적 과식’을 할 위험이 커진다. 이때 혈당과 인슐린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내장 지방이 축적돼 복부비만을 유발한다. 연구에 따르면 아침을 거르는 사람은 허리둘레와 체지방 비중이 유의하게 높았다.-고혈당: 인슐린 저항성 증가 악순환공복 시간이 길어지면 일시적으로 혈당이 떨어지지만, 식사 시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혈당 변동 폭이 커진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세포가 인슐린에 둔감해지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다. 혈당을 세포에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하는 이 현상은 당뇨병과 대사증후군의 핵심 위험 요인이다. -고혈압: 교감신경 자극과 염증 반응아침을 거르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고, 교감 신경계가 과활성화되어 심박수와 혈압이 오르게 된다. 또한 장시간 공복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늘려 혈압 상승을 더욱 부추긴다. 여기에 비만과 염증 반응이 겹치면 고혈압 위험이 더욱 커진다.-이상지질혈증: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불균형아침을 거르면 하루 중 지질대사가 불안정해진다. 공복 시간이 길고, 이후 한꺼번에 섭취하는 고열량 식사는 식후 고지혈 상태를 유발해 총콜레스테롤,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일명 ‘나쁜’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고, HDL 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은 낮춘다. 이에 따라 심혈관 질환의 위험까지 커진다.아침 결식 ≠ 간헐적 단식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식이요법인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과 아침 결식을 혼동해선 안 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두 가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간헐적 단식은 의도적이고 구조화된 식이요법이다.예를 들어 ‘16:8 단식’처럼 금식과 식사 시간을 명확히 구분하며, 균형 잡힌 식단과 충분한 수분 섭취 같은 건강한 생활 습관과 대체로 병행한다.이는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고 세포 자가포식을 촉진하는 등 대사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아침 결식은 무계획적이고 불규칙한 생활방식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통 식사 질 저하·야식·과식 등 불건전한 식습관을 동반한다.결론: 아침식사는 대사질환 예방의 열쇠연구를 수행한 중국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는 아침식사 결식이 대사증후군 및 그 구성요소(복부비만,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고혈당)의 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킨다는 점을 입증하였다”라며 “생활 습관 변화로 수정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균형 잡힌 아침식사의 정기적 섭취를 포함하는 공중보건 전략은 심혈관·대사질환의 예방과 관리에서 가장 비용 효율적인 접근법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대사질환 고위험군에서는 아침식사 습관 개선이 핵심적 예방 전략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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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엉덩이로 인공호흡’ 엉뚱 발상, 첫 인체 시험 성공

    괴짜들의 노벨상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을 수상한 기발한 아이디어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는 치료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막힌 기도나 손상된 폐로 인해 산소 공급이 어려운 환자에게 직장을 통해 산소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생명을 구하는 이 기술의 인체 적용 가능성을 평가한 첫 임상시험 결과가 지난 20일(현지시각) 의학 학술지 에 게재됐다.“이번 연구는 인체 대상 첫 데이터이며, 시술의 안전성만을 입증한 초기 결과로 효과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성이 확인된 만큼, 다음 단계에서는 혈류로 산소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되는지를 평가할 계획이다.”이 연구를 주도한 다케베 다카노리(Takanori Takebe) 박사(미국 신시내티 소아병원·일본 오사카대)가 말했다. 그는 ‘장기 오가노이드 의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오가노이드란 줄기세포를 3차원 배양해 만든 장기유사체를 가리킨다.■ ‘장내 산소호흡(Enteral Ventilation)’이란?이 기술은 산소가 풍부하게 녹아 있는 액체를 관장(enema)처럼 직장을 통해 주입하여, 대장을 통해 산소를 흡수하고 이를 혈류로 전달하는 개념이다. 쉽게 말해, 폐 대신 장(腸)이 숨을 쉬는 것처럼 산소를 공급받는 원리다.돼지 대상 초기 연구 결과가 2021년 Med 표지 논문으로 처음 공개됐으며, 캐나다 과학 다큐 프로그램 ‘The Nature of Things’에서도 소개됐다. 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연구진은 2024년 이그노벨 생리학상을 수상했다.만약 현재 추진 중인 임상시험에서 성공한다면, 기도가 손상되거나 폐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환자를 구할 수 있는 새로운 응급 산소공급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 기술은 의학적으로 크게 어려운 기술이 아니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낯설지만 오래전에 나온 발상이 기술의 영감은 미꾸라지(loach)의 생존 전략에서 비롯됐다. 미꾸라지는 물에서는 아가미로 수면의 산소를 삼키고 진흙탕 같은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는 장 점막을 통해 산소를 직접 흡수하는 ‘장 호흡’이 가능한 대표적인 수생 생물이다. 또한 이 연구는 과거 신시내티 소아병원 연구자 리랜드 클라크(Leland Clark, 1918~2005) 박사의 업적을 계승한 것이다. 그는 과거 과불화탄소(perfluorocarbon) 기반 산소 운반액, 즉 오늘날 ‘옥시사이트(Oxycyte)’로 알려진 액체를 개발했다. . 액체이면서 공기처럼 폐호흡을 가능하게 해주는 이 물질은 실제로 1989년 영화 ‘어비스’(The Abyss)에서 쥐가 액체 속에서 ‘숨을 쉬는’ 장면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인체 시험 결과와 다음 단계신시내티 소아병원에 따르면, 이번 임상시험은 일본에서 27명의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했다.참가자들은 60분 동안 산소를 포함하지 않은 과불화탄소 액체를 최대 1500㎖까지 직장 내에서 유지했다. 이번에 사용한 물질은 비휘발성·비흡수성이기 때문에 장 점막을 통해 전신으로 흡수되지 않았다, 피험자는 주입 후 1시간 동안 누운 자세를 유지했다. 연구진은 이 시간을 통해 액체가 장내에 머물며 가스 교환(향후 산소를 주입해 실험할 경우 매우 중요한 과정)이 가능한지, 그리고 독성 반응이 없는지를 관찰했다.그 결과, 대부분의 참가자가 시술을 견뎠으며, 복부 팽만감이나 불편함 외에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주입한 액체는 관장과 동일하게 항문을 통해 배출했다.연구진은 이제 산소가 주입된 액체를 사용하여 혈중 산소 포화도 향상 효과를 검증하는 후속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산소가 실제로 혈류로 전달되는 효율을 측정한다는 의미다.장기적으로는 신생아의 호흡 보조 기술로의 확장도 검토 중이다.이 기술의 원리는 단순하다. 하지만, 향후 산소가 포함된 액체를 사용한 임상시험에서는 점도, 산소포화도, 체류시간, 배출 안전성 등을 엄격히 검증해야 한다.현재 다케베 박사는 이 연구를 상용화하기 위해 ’EVA Therapeutics‘라는 회사를 설립했으며, “다음 임상시험의 시점은 연구 자금 확보 속도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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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의 역설! “살은 잘 안 빠져도, 요요 막는 데는 최고”

    살을 빼려고 운동을 해 본 사람은 안다. 운동만으로 얻을 수 있는 체중 감량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것을. 살을 빼는 기본 원리는 간단하다. 섭취한 열량보다 소모한 열량이 크면 체중이 줄어든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도, 쉬운 일도 아니다.왜 운동만으로는 살이 잘 빠지지 않을까?운동이 기대만큼 큰 폭의 체중 감량으로 이어지지 않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생리적 이유가 있다.▶ 식욕 증가: 운동 후 식욕이 자극되어 섭취량이 늘어나기 쉽다.▶ 활동량 감소: 운동을 한 날에는 무의식적으로 하루 동안의 다른 움직임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신체의 효율성 향상(대사 적응): 시간이 지날수록 신체는 같은 활동을 하더라도 더 작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적응한다.이러한 대사 적응은 진화적으로 보면 생존을 위한 기능이었다. 과거 인류는 에너지가 부족한 환경에서 체력을 아끼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다. 하지만 이렇게 진화한 우리 몸이 현대사회에서는 체중 감량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운동의 진짜 역할=감량 상태 유지운동은 초기 체중 감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감량 후 요요현상을 막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영국 링컨대학교의 생리학자 레이첼 우즈 박사가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 기고 글에서 설명했다. 11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교의 연구(2021년)에 따르면, 운동량이 초기 체중 감량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감량 후 운동을 꾸준히 한 사람들은 줄인 체중을 훨씬 더 오래 유지했다.또한 운동은 혈당 조절, 인슐린 감수성, 염증 수준, 콜레스테롤 등 다양한 건강 지표를 개선한다. 이는 심혈관 질환과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졌다.2024년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의 연구에서는 운동과 체중 감량 약물(예: 삭센다)을 병행할 경우, 약물 단독 사용 때보다 감량 유지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운동이 줄인 체중 유지에 도움이 되는 이유운동이 체중 감량 자체보다 감량 유지에 효과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기초 대사량 감소 보완: 체중이 줄면 신체는 휴식 시 소비하는 열량(기초 대사량)을 예상보다 더 크게 줄인다. 이는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요인이 된다. 하지만 운동은 전체 에너지 소비량을 높여 이러한 대사 감소를 부분적으로 상쇄한다.▶ 근육량 유지: 체중이 줄면 지방뿐 아니라 근육도 함께 감소한다. 근육이 줄면 기초 대사량도 떨어지므로 체중이 다시 늘기 쉽다. 그러나 저항운동(예: 근력운동과 필라테스 등)은 근육 손실을 막고 다시 근육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어 기초 대사율을 높이고 장기적인 체중 유지에 기여한다.▶ 지방 연소 능력 유지: 체중 감량 후에는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효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강도 높은 운동은 지방 산화 능력과 대사 유연성(탄수화물과 지방을 상황에 맞게 전환해 사용하는 능력)을 되돌린다.▶ 인슐린 감수성 개선: 운동은 인슐린의 효율을 높여 혈당 조절에 필요한 인슐린 분비를 줄이고, 지방 저장을 억제한다.▶ 스트레스 완화 및 수면 개선: 운동은 기분, 수면,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수준을 개선해 과식과 지방 축적을 줄이는 간접적 효과를 낸다.운동 반응, 사람마다 달라사람마다 운동에 대한 반응은 다르다. 같은 운동을 해도 칼로리 소모량이나 식욕 반응이 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아울러 운동 종류에 따른 효과도 차이가 있다.예를 들어, 걷기·달리기·자전거 타기·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은 열량 소모와 지방 연소 능력을 높인다. 반면 근력운동은 근육량 유지·증가와 연결돼 기초 대사율 상승으로 이어진다.운동, 체중 감량보다 감량 유지에 훨씬 더 효과적정리하면, 운동은 단독으로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내기 어렵다. (그래서 식이요법을 함께 해야 한다.) 그러나 감량 후 요요현상을 막아 줄어든 체중을 유지하는 데는 이보다 나은 도구가 없다.더욱 중요한 것은 대사 건강을 유지하며, 정신적 안정과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결국 운동은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살기 위해 꼭 필요하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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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주일에 맥주 한 캔 마셔도 치매 위험 15% 높아져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좋다”라는 낭만적인 통설은 기반을 거의 잃었다. ‘알코올은 첫 한 방울부터 건강에 나쁘다’라는 증거가 이미 수북하게 쌓였기 때문이다.악영향은 육체 건강에 그치지 않는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케임브리지대학교, 미국 예일대학교 공동연구진이 에 최근 발표한 대규모 분석에 따르면, 소량의 음주조차 뇌 기능에 해롭고 치매 위험을 유의미하게 높일 수 있다.미국과 영국에서 56~72세 성인 57만 명 이상을 평균 4~12년 추적한 결과, 주당 1~3잔 수준의 ‘가벼운 음주’조차 치매 위험을 15%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서 1잔은 순수 알코올 14g에 해당한다. 알코올 함량 5% 맥주 350㎖, 40% 위스키 43㎖, 12% 와인 145㎖, 17% 소주 103㎖(두 잔) 정도다.전문가들은 “양도 문제지만 알코올 자체가 뇌에 미치는 신경독성이 더 심각하다”라고 경고한다.이번 연구와 관련해, 알코올이 어떻게 뇌의 구조와 기능을 파괴하는지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푸드&와인이 전문가들과 함께 집중 조명했다. 알코올, 뇌 염증·산화 스트레스 일으켜 신경세포 파괴미국 조지워싱턴대의 신경 생물학자이자 중독의학 전문의인 랜달 터너(Randall Turner) 박사는 “알코올은 뇌 속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촉진하고, 신경세포의 손상을 가속한다”며 “이는 결국 기억력 저하와 인지 기능 약화를 불러온다”라고 설명했다.터너 박사는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매우 독성이 강하다. 이 물질은 신경세포의 DNA를 손상하고, 단백질 변성을 일으켜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병리인 베타아밀로이드 축적을 촉진한다”라고 말했다. 터너 박사는 “이러한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이 반복되면, 기억력과 판단력을 담당하는 해마가 가장 먼저 쪼그라든다”라고 짚었다.‘음주 → 수면 방해 → 기억력 약화’의 악순환마인드패스 헬스(Mindpath Health) 소속의 정신과 전문의 아누핀더 싱(Anoopinder Singh) 박사는 “알코올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싱 박사에 따르면, 술을 마시면 렘(REM·급속안구운동)수면이 줄어든다. 이는 기억 통합과 감정 조절에 중요한 단계다. 렘수면 부족은 단기적으로는 숙취와 함께 머리가 멍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세를 보인다. 장기적으론 인지력 저하, 기억력 감퇴, 문제해결 능력 악화로 이어진다.“술을 마신 다음 날 머리가 잘 안 돌아가는 이유가 바로 뇌 회복 과정이 방해받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결국 인지 기능 전반이 손상된다”라고 싱 박사가 말했다.또한 알코올은 뇌혈관 손상을 유발해 뇌졸중이나 미세혈관 질환을 촉진한다. 이 역시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여성의 뇌가 특히 더 취약터너 박사에 따르면 여성은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뇌 손상 위험이 더 크다.“여성은 체내 수분 비율이 낮고 알코올 분해 효소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높게 유지된다. 또한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이 알코올 대사에 영향을 미쳐, 신경세포 염증 반응이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이는 여성 음주자에게서 기억력 저하, 언어 처리 속도 저하, 감정 조절 기능 손상이 남성보다 더 빠르게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다만 남성은 평균적으로 더 자주 더 많은 양을 마시기 때문에 결국 남녀 모두 위험에서 벗어나지 않다고 싱 박사는 지적한다.술, 마실수록 위험 커져전문가들은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적당한 음주’란 없다고 봐야 한다”라고 입을 모아 경고한다.세계 보건기구(WHO) 역시 알코올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안전한 알코올 섭취량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공식 발표했다.싱 박사는 “뇌 건강의 관점에서 보면 ‘적당히 마시는 술’도 뇌 노화를 촉진한다”라며 “술을 완전히 끊는 것이 최선이고, 최소한 빈도와 양을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라고 조언했다.기억력 유지하려면? “술 대신 운동과 숙면”전문가들은 술잔 대신 물병을 쥐라고 강조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7시간 이상 충분한 숙면, 그리고 과일과 채소 중심의 식단은 뇌 혈류를 개선하고 염증을 줄여 인지 기능을 보호한다.터너 박사는 “한 잔의 와인이 아니라. 그 한 잔이 반복되는 습관이 문제”라며 “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섬세하다”라며 술과 헤어질 결심을 촉구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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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유 수유 여성, 유방암 위험 낮다 …비밀은 ‘면역 세포’”

    출산과 모유 수유가 여성의 유방에 장기적인 면역 보호 효과를 남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40세 미만 젊은 여성에게 더 자주 발생하는 삼중음성 유방암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호주 멜버른 피터 맥캘럼 암센터(Peter MacCallum Cancer Centre)의 셰레네 로이(Sherene Loi)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출산과 모유 수유를 경험한 여성의 유방 조직에서 암세포를 감시·공격하는 특수 T세포를 발견했다고 국제 학술지 에 20일(현지 시각) 발표했다.로이 교수는 “임신과 모유 수유가 끝난 뒤에도 유방 속에는 암세포 발생에 대비하는 ‘면역 경비병’ 같은 T세포가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라고 말했다.이 세포들은 삼중음성 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과 같은 공격적인 유형의 암에 특히 강력한 방어력을 보였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HER2 단백질 등 세 가지 주요 호르몬 수용체가 모두 음성인 것이 특징이다.수녀들의 높은 유방암 발병률에서 출발한 오랜 의문출산이 유방암 위험을 낮춘다는 단서는 수백 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300여 년 전 의사들은 평생 독신으로 지낸 수녀들의 유방암 발병률이 유난히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과학자들이 출산과 모유 수유가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운 최초의 단서 중 하나였다.이후 출산과 수유가 유방암의 위험을 낮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여러 연구가 나왔지만, 그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기존에는 주로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가 그 원인으로 여겨졌지만, 이번 연구는 면역 체계의 변화가 핵심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출산·수유 경험 여성, 유방에 장기 면역 남는다”연구팀은 유방암 예방을 위해 유방 축소술 또는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받은 여성 260명의 유방 조직을 분석했다.그 결과,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의 유방 조직에는 ‘CD8+ T’세포라고 부르는 특수 세포가 훨씬 더 많이 존재했다. 이 세포들은 출산 후 30년 이상 유방에 남아 있었다.호주 공영 ABC 방송에 따르면, 로이 교수는 “이 세포들은 단기 반응이 아닌, 오랜 기간 암 발생을 감시하는 기억 면역세포였다”라며 “모유 수유를 오래 할수록 이 효과가 더 뚜렷했다”라고 설명했다.동물실험 통해 ‘면역 효과’ 입증연구진은 출산과 수유가 실제로 암 발생 억제 효과가 있는 확인하기 위해 세 가지 생쥐 그룹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① 새끼를 낳지 않은 그룹, ② 새끼를 낳았지만 수유하지 않은 그룹, ③ 출산 후 4주간 완전한 수유를 마친 그룹이다.암세포를 유선 조직에 주입하자, 출산과 수유를 모두 거친 생쥐에게서는 종양이 가장 작게 자랐다. 특히 종양 내부에 T세포가 다량 존재했는데, 이는 면역 활성화가 일어났다는 증거였다. 반대로 수유를 한 쥐에서 이 T세포를 제거하자, 암이 빠르게 자라났다.로이 교수는 “즉, 이 보호 효과는 실제로 T세포 덕분이었다”라며 “이 세포들이 유방뿐 아니라 혈액을 통해 온몸에서 모집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사람에게도 같은 효과 확인연구진은 동물실험 결과가 사람에게도 적용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삼중음성 유방암에 걸린 여성 1000여 명을 포함한 두 건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했다.그 결과, 모유 수유 경험이 있는 여성은 치료 후 암 재발률이 낮고, 종양 내 면역세포가 더 많았다. 이는 면역 체계가 여전히 암을 감시하고 억제하는 상태였다는 뜻이라고 로이 교수는 말했다.기존 연구에 따르면, 아이 한 명을 출산할 때마다 유방암 위험이 약 7% 감소하며, 모유 수유 5개월마다 위험이 약 2%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출산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유방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확실한 보호 효과가 나타난다. 위험은 모유 수유 기간이 길수록 낮아지며 6개월 이상이 가장 효과적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출산 후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은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보다 삼중음성 유방암 위험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모유 수유는 하나의 선택… 생물학적 이해가 핵심”로이 교수는 “모든 여성이 아이를 낳거나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모유 수유를 했다고 해서 100% 유방암이 생기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며 “다만 집단 수준에서의 위험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무엇보다 이번 연구의 목적은 개인의 선택을 강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 생물학적 보호 효과를 인공적으로 재현할 방법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모유 수유는 면역을 강화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우리는 이 메커니즘을 이해함으로써 출산이나 수유 경험이 없는 여성에게도 같은 보호 효과를 제공할 수 있는 면역 전략을 개발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로이 교수는 이번 발견이 예방적 면역치료의 새로운 방향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암 치료에 면역요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제는 예방 단계에서도 면역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유방암은 단지 호르몬의 문제가 아니라, 면역의 문제이기도 하다.”로이 교수는 일차적으로 모유 수유를 장려해 유방 건강을 지키고,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자연적 보호 효과를 모방해 백신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면역 전략을 짤 수 있다고 전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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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성 나이 많을수록 정자에 ‘해로운 유전자’ 늘어난다

    남성이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을수록, 자녀에게 질병 위험이 높은 ‘유해한 유전자 변이’를 물려줄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영국 웰컴 생거 연구소(Wellcome Sanger Institute)와 킹스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 연구진은 고해상도 염기서열 분석 기술인 나노시퀀싱(NanoSeq)을 이용해, 20대부터 70대까지 남성의 정자 DNA 변이를 정밀 분석했다.그 결과, 나이가 들수록 정자에서 돌연변이 발생률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일부 돌연변이는 ‘이기적 돌연변이(selfish mutation)’로 확인됐다.‘이기적 돌연변이’란, 해당 변이를 지닌 세포가 고환 내 다른 세포보다 성장과 생존에 유리해 더 빠르게 증식하거나 오래 살아남는 현상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특정 변이 세포가 점차 우세해지면서 전체 정자 집단 내 돌연변이 비율이 높아진다.이러한 돌연변이 중 다수는 이미 발달 장애나 암 등 심각한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제1저자인 생거 연구소의 매튜 네빌(Matthew Neville) 박사는 “정자 내 돌연변이에 자연 선택이 어느 정도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 질병 관련 변이가 이렇게 많이 증가한다는 점은 놀라웠다”라고 말했다.연구진은 24세에서 75세까지의 건강한 남성 57명으로부터 정자 샘플 81개를 수집해 분석했다.이 중에는 일란성 쌍둥이 8쌍, 이란성 쌍둥이 3쌍이 포함됐다. 연구진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사람들 사이에서 나이에 따른 돌연변이 차이를 비교함으로써 ‘노화 효과’를 독립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분석 결과, 30대 남성의 정자 중 약 2%에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DNA 돌연변이가 발견된 반면, 43세 이상 중년 및 고령 남성에서는 이 비율이 3~5%로 증가했다. 70세 남성의 경우 평균 4.5%의 정자가 잠재적으로 해로운 변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또한 고환 내 경쟁에서 ‘이기적 돌연변이’ 세포가 선택적으로 확장되며 영향을 미치는 40개 유전자를 확인했다. 이 중 대부분은 소아 발달 장애나 암 발생 소인 질환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연구는 정자 형성 과정 중 일어나는 양성 선택(positive selection)이 질병 원인 돌연변이의 발생 위험을 2~3배 높이고, 그 결과 중년 이상 남성의 정자 중 약 3~5%가 병원성 돌연변이를 포함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이는 고령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자녀의 질병 위험이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더 폭넓게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공동 연구자인 매트 휼스(Matt Hurles) 웰컴 생거 연구소 인간유전학 선임 연구팀장(공동 교신저자)는 “일부 DNA 변화는 단순히 살아남는 데 그치지 않고, 고환 안에서 번성할 수 있다”며 “따라서 나이가 들어 자녀를 갖는 아버지는 자신도 모르게 해로운 돌연변이를 자녀에게 전달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다만 연구진은, 모든 돌연변이가 반드시 자녀에게 유전되는 것은 아니며, 일부는 오히려 배아 발달을 방해해 수정이나 임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에 게재됐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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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 치매 위험 두 배 높지만… 뇌 위축은 男이 더 심해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인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은 여성이 남성보다 약 두 배 더 높다. 그런데 전반적인 뇌 위축 속도는 오히려 남성이 더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나이 관련 뇌 위축에서 나타나는 성별 차이가 여성의 높은 알츠하이머병 진단 비율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 연구진이 주도해 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17세에서 95세 사이 건강한 남녀 4726명을 대상으로 평균 3년 간격으로 촬영한 1만 2638건의 뇌 MRI 데이터를 분석했다.연구 결과, 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여성에 비해 뇌의 더 많은 영역에서 피질 두께와 표면적이 감소하며, 노년기에는 기저핵 등 피질하 구조에서도 위축이 관찰됐다. 반면 여성은 몇몇 특정 영역에서만 감소가 나타났으며, 고령에서는 뇌실 확장이 두드러졌다. 뇌실은 뇌 척수액이 흐르는 뇌 속 공간으로, 뇌 조직이 쪼그라들면서 상대적으로 뇌실이 넓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주목할 점은 회색질, 백색질, 대뇌 피질의 감소 속도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빠른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들 영역은 기억, 학습, 사고력 등 인지 기능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며, 알츠하이머병에서 중요한 손상 부위로 알려져 있다.이에 대해 연구진은 “만약 뇌 위축 속도만이 치매 위험을 결정한다면 남성이 더 위험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라며, 성별 차이를 단순히 뇌 위축 속도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hippocampus) 부위에선 남녀 차이가 거의 없었다. 다만 여성은 고령기에서 해마 감소 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더 오래 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또한 남성과 여성의 예상 잔여 수명이 같다고 가정하면, 성별에 따른 일부 뇌 위축 차이는 상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를 이끈 신경과학자 안네 라브달 박사(교신저자)는 “남성과 여성의 뇌 노화 속도는 다르지만, 여성의 치매 위험이 높은 이유는 단순히 뇌 위축 속도로 설명되지 않는다”라며 “다양한 유전적, 환경적 요인, 호르몬, 생활습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연구진은 여성의 알츠하이머병 진단률이 높은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구조적 뇌 변화 이상의 기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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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mRNA 백신, 면역치료 병용 시 암 환자 생존율 두 배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개발된 mRNA 백신 기술이, 암 치료에서도 획기적인 생존율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텍사스대학교 MD 앤더슨 암센터(Texas MD Anderson Cancer Center)와 플로리다대학교(University of Florida) 공동연구진은,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s) 를 투여받는 암 환자 중 치료 시작 후 100일 이내에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경우, 생존 기간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밝혔다.연구 결과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25년 유럽종양학회(ESMO) 연례회의에서 공개됐으며,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 예정이다.■ 생존기간 ‘20개월 → 37개월’… mRNA 백신이 암 치료 반응성 높여연구진은 2019년 8월부터 2023년 8월까지 MD 앤더슨 암센터에서 치료받은 비소세포폐암과 전이성 흑색종 3~4기 암 환자 1000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전이성 흑색종은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 림프절, 폐, 간, 뇌, 뼈 등 신체의 다른 부위로 전이된 상태를 말한다.그 결과,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후 100일 이내에 코로나 mRNA 백신을 접종한 비소세포폐암 환자 180명은 중앙 생존 기간이 37.3개월로 나타났다.반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704명의 중앙 생존기간은 20.6개월로, 거의 두 배 차이를 보였다.전이성 흑색종 환자군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관찰됐다.백신 미접종군(167명)의 중앙 생존기간은 26.7개월이었지만, 백신 접종군(43명)은 30~40개월로 생명이 연장됐으며, 일부는 여전히 생존 중으로 중앙 생존기간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특히 면역학적으로 ‘냉각된(cold)’ 종양, 즉 암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가 종양 내부에 침투하지 못하거나, 종양 미세환경에서 면역 억제제 요소가 우세해 면역치료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는 환자군에서 3년 전체 생존율이 약 5배 증가하는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mRNA 백신이 면역계를 훈련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든다”연구를 이끈 스티븐 린(Steven Lin) 박사(앤더슨 암센터 방사선종양학 교수)는“이번 연구는 시판 중인 코로나 mRNA 백신이 암 환자의 면역계를 ‘훈련’해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공동연구자인 아담 그리핀(Adam Grippin) 박사(앤더슨 암센터 방사선종양학 선임 레지던트)는 플로리다대 엘리어스 세이어(Elias Sayour) 박사 연구실에서 대학원 시절부터 mRNA 기반 항암 백신을 연구해 왔다.그리핀 박사는 “mRNA 백신은 마치 면역계의 ‘경보장치’처럼 작동한다.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인식하게 만들고, 그 결과 면역관문억제제가 훨씬 강력하게 작용하도록 돕는다”라고 설명했다.연구진은 동물 모델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mRNA 백신이 투여되면 암세포가 PD-L1 단백질을 발현해 방어를 시도하지만, 동시에 면역관문억제제(예: 펨브롤리주맙, 니볼루맙) 가 이를 차단함으로써, 면역계가 암을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형성된 것이다.■ “저비용·범용 백신으로 암 치료 혁신 가능”그리핀 박사는 “이번 결과는 이미 시판 중인, 비교적 저비용의 mRNA 백신이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극적으로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이 기술이 면역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에게도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연구진은 이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다기관 무작위 3상 임상시험(Phase III trial)을 설계 중이다.시험은 코로나 mRNA 백신을 면역관문억제제 치료의 표준요법에 포함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게 된다.또한 플로리다대 연구진은 mRNA 플랫폼을 바탕으로 ‘범용 암 백신(universal cancer vaccine)’ 개발에도 착수했다.이 백신은 특정 암이나 단백질을 겨냥하지 않고, 면역계를 전반적으로 재활성화해 항암 반응을 유도하는 비특이적 백신으로 설계될 예정이다.■ “팬데믹의 유산이 암 치료의 미래를 바꾼다”플로리다대의 세이어 박사는 “이 발견의 의미는 대단히 크다. 우리는 면역 반응을 재설정하고 활성화하는 ‘비특이적’ 백신을 설계할 수 있으며, 이는 모든 암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범용 암 백신의 길을 열 수 있다”라고 말했다.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mRNA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제프 콜러(Jeff Coller) 박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 만들어진 기술(mRNA 백신)이 암 치료를 혁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텍사스대학교 MD 앤더슨 암센터와 플로리다대학교 연구 관련 성명 참조)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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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하면 젊어진다”=사실…장기 지구력 운동의 놀라운 효과

    “운동을 하면 젊어진다”라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오랜 기간 지구력 운동(걷기, 장거리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을 꾸준히 해온 노인들의 면역세포가 훨씬 건강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국제 연구진이 밝혀냈다. 요약하면 꾸준한 운동은 근육뿐 아니라 면역체계도 훈련시킨다는 것이다.이 연구는 브라질 상파울루주립대학교(UNESP)와 독일 기센의 유스투스 리비히 대학교(Justus Liebig University)가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결과는 저명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에 발표했다.■ 20년 이상 꾸준한 운동, ‘면역계 노화’ 늦춰연구진은 평균 나이 64세의 참가자들을 운동군(장기간 지구력 운동을 지속한 사람들)과 비운동군으로 나눠, 바이러스나 암세포를 공격하는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NK세포)’의 기능을 비교했다. NK세포는 자가 면역 체계의 핵심으로 세포 독성을 보유한 림프구, 암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탐지해 제거하는 백혈구의 한 종류다.분석 결과, 지구력 운동을 꾸준히 해온 노년층의 NK세포는 염증 유발 물질(염증성 마커) 은 적고, 염증 억제 물질(항염증성 마커) 은 많았다. 이들은 같은 연령대의 비운동군보다 염증을 훨씬 더 잘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수면, 영양, 백신, 스트레스, 약물 복용 등 다양한 생활 요인이 면역력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중에서도 운동은 가장 강력한 조절 인자 중 하나이며, 장기적으로 면역 반응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운동군의 NK세포는 에너지 또한 훨씬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을 사용해 염증 반응을 유도한 결과, 운동군의 세포는 신호 차단 상황에서도 면역 기능을 유지했지만, 비운동군의 세포는 탈진 또는 기능 장애로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연구를 주도한 상파울루주립대학교 루시에레 미누지(Luciele Minuzzi) 박사는 “운동은 단순히 근육만을 단련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세포의 ‘대사적 적응력’을 키워 면역체계 자체를 훈련시킨다”라고 설명했다.■수십 년 운동한 50대, 20대 운동 애호가보다 염증 조절 능력 뛰어나 연구진은 또 다른 실험에서 20년 이상 지구력 운동을 지속한 평균 52세의 중년 운동 애호가들과 4년 이상 꾸준히 훈련한 평균 22세의 젊은 운동 애호가들의 면역 반응을 비교했다.결과는 의외였다. 중년의 운동 애호가 그룹이 젊은 층보다 염증 반응을 더 잘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혈액 세포를 병원균으로 자극하자 젊은 층의 면역세포는 염증성 단백질 IL-6와 TNF-α를 과도하게 분비했지만, 중년층은 필요한 만큼만 반응하는 ‘조절된 염증 반응’을 보였다.이는 평생에 걸친 운동이 유익하고 균형 잡힌 면역 반응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노년층의 감염이나 염증성 질환에 대한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 인한 손상을 예방하는 데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곧 ‘면역 백신’연구를 총괄한 상파울루 주립대 파비우 리라(Fábio Lira) 교수는 “운동은 수면, 식습관, 스트레스 관리와 더불어 면역력을 조절하는 핵심 요인”이라며, “꾸준한 지구력 운동은 면역세포의 노화를 늦추고, 염증을 조절하며, 건강한 노화를 이끈다”라고 강조했다.정리하자면, 꾸준한 지구력 운동은 NK세포 기능을 강화하고 염증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며, 세포의 에너지 사용 효율성이 높아져 ‘면역 피로’를 예방하고, 장기적으로 만성 염증과 면역 노화를 늦추는 효과를 보인다.■ 면역력 향상을 위한 공인된 운동 습관 주 3~5회, 하루 30~60분 정도의 심폐 지구력 강화 유산소 운동(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권장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침에 따르면, 주당 150~300분의 중강도, 또는 주당 75~150분의 고강도 운동이다. 일주일에 두 번 근력 강화 운동을 곁들이는 게 최상이다.면역력 향상 효과를 더욱 높이려면 운동과 함께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단, 스트레스 완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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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들면 뇌 굳는다? “정신기능 55~60세 정점” 놀라운 연구 결과

    대부분의 신체 능력은 30세 전후에 정점을 찍고, 추론·기억·정보 처리 속도 등 기초 인지 기능은 20대 중반부터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여러 연구에서 보고 돼 왔다. 이러한 경향은 현실에서도 확인된다. 운동선수는 대체로 30세 이전에 전성기를 맞고, 수학자들이 중요 업적을 남기는 시기도 30대 중반까지다. 바둑이나 체스 챔피언 가운데 40세를 넘은 경우는 거의 없다. 오죽하면 “60세가 넘으면 뇌가 썩는다”는 표현까지 회자될 정도다. 물론 이는 유시민 작가의 “60세가 넘으면 뇌 세포가 죽어 젊었을 적 능력 있는 사람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발언이 왜곡·과장된 형태로 퍼진 것이지만, 나이 들면 뇌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는 사회적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단순한 ‘두뇌 회전 속도’보다 감정 조절력, 판단력, 도덕적 추론 능력 등 복합적 정신 능력을 고려하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타난다고 보고한다. 나이가 들수록 몸의 근력이나 반사 속도는 떨어지지만, 인간의 전반적인 정신 기능(Overall psychological functioning)은 55세에서 60세 사이에 정점을 찍는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인간 지능 분양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에 게재됐다.논문 내용과 교신 저자인 질 E. 지냑(Gilles E. Gignac)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 심리학과 부교수의 기고문(더 컨버세이션)을 종합하면, 이러한 결과는 특히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이나 지도력(리더십)이 필요한 직무에서, 해당 연령대가 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지적 능력에서 정서적 안정까지 폭넓게 연구연구진은 실생활 성과와 관련이 있으며,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16가지 심리적 특성을 기존의 대규모 연구에서 추출했다. 이어 대규모 인구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연령에 따른 인지·정서·성격적 변화와 종합적인 궤적을 추적했다.분석 대상으로 삼은 16가지를 영역별로 살펴보면,-인지 능력 영역에는 기억 용량, 결정성 지능, 유동성 지능, 정보 처리 속도-빅5 성격 특성에는 개방성, 외향성, 친화성, 성실성, 신경성-추가로 감성 지능, 금융 이해력, 도덕적 판단력, 매몰 비용 편향에 대한 저항력, 인지적 편향 통제력 등 이다.주요 결과그 결과 성실성은 약 65세, 정서적 안정성은 75세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지 편향을 통제하는 능력은 70대. 심지어 80대까지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다.지식과 감정 지능, 성실성, 정서적 안정성 등 모든 특성을 종합 분석한 결과, 전반적인 정신 기능은 약 55세에서 60세 사이에 최고조에 달한 뒤 65세 전후부터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75세 이후에는 감소 속도가 빨라지는 흐름을 보였다.이 결과는 흔히 “나이가 들면 머리가 굳는다”라는 통념을 뒤집는다. 연구자들은 “청년기에는 속도가 중요하지만, 중년 이후에는 깊이 있는 판단력과 균형 잡힌 사고가 강점으로 작용한다”라고 설명했다.복잡한 문제 해결과 리더십은 중년기가 절정연구 결과는 통솔력이나 복합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직무에서 50대~60대가 특히 강점을 보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연구진은 “55세에서 60세까지는 경험, 감정 통제, 판단력, 인간 이해가 모두 조화되는 시기”라며 “이 나이대는 조직 내에서 전략적 사고와 리더십을 발휘하기에 최적의 시기”라고 평가했다.이는 기업과 정치, 공공 분야에서 50대~60대가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복잡한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신적 전성기이기 때문이다.수명 연장의 시대, 정년 연장의 근거 될까?연구자들은 단순히 나이 듦이 곧 능력 저하를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정년 연장 논의나 재취업을 희망하는 고령자를 평가할 때 나이보다 개인별 실제 역량과 성향에 기반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기억력이나 처리 속도는 다소 저하되더라도, 감정 조절과 판단력의 향상이 있기에 이를 충분히 상쇄한다는 것이다.이 연구는 중년 이후를 인생의 ‘내리막길’로 보는 사회적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많은 사람에게 중년은 쇠퇴의 시작이 아니라 오히려 ‘정신 기능의 정점’이기 때문이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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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이하’ 운동도 효과 만점! “심폐 기능 업그레이드”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신체 활동이 부족한 현대인에게 희망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단 몇 분간의 짧은 운동이라도 꾸준히 반복하면, 장시간 운동을 한 것 못지않게 심폐 체력을 키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혈관질환은 전 세계 사망원인 1위이며 국내에서는 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내 평소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연구개요스페인, 덴마크, 영국, 프랑스 공동 연구진은 비활동적인 성인이 이른바 ‘운동 간식’(exercise snacks)을 실천하면 실제로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했다. 운동 간식은 계단을 이용하거나 업무 중 자리에서 일어나 스쿼트를 몇 번 하는 것 등 일상에 녹아드는 짧은 신체 활동을 말한다.연구진은 7개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련 논문을 선별한 뒤 총 11개의 무작위 대조시험(RCT) 을 메타분석 했다. 연구 대상자는 총 414명, 평균 나이 18.7~74.2세, 여성 비중 69.1%였다.운동 간식은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한 번에 5분 이하의 짧은 운동-하루 최소 2번 이상, 주 3회 이상 실시-2주 이상 지속-운동 강도는 중등도~격렬 수준개별 연구들에서 운동 간식 수행 기간은 4~12주, 빈도는 주 3~7회로 다양했다. 주요 결과분석 결과, 운동 간식을 실천한 참가자들은 짧은 운동조차 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심폐 기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폐 기능은 심장과 폐가 산소를 혈액에 공급하고, 신체가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건강 지표이다.효과 크기(Hedges’ g)는 1.37로, 통상적인 기준으로 매우 큰 효과에 해당한다. 이를 실제 수치로 환산하면, 최대산소섭취량(VO₂max)이 약 20% 향상된 셈이다.특히 이런 개선은 ‘운동을 거의 하지 않던 성인’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노인들은 근지구력이 꽤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혈압·혈중지질 등 심혈관 대사 지표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연구진은 “짧은 운동이 심폐 기능 강화에는 효과적이지만, 체중이나 혈압, 콜레스테롤 등 대사적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짧은 운동, 지속하면 심장과 폐 건강 눈에 띄게 개선이번 연구의 순응도(운동 지침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를 비율로 나타낸 것)는 91%, 지속 참여율은 83%로 매우 높았다. 즉, ‘짧지만 자주 하는 운동’은 일상에서 실천 가능성이 높고, 중단율이 낮은 실용적인 건강 전략이라는 점을 보여준다.성인 3명 중 1명꼴로 신체 활동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연구진은 “운동 스낵은 직장인이나 고령자 등 시간과 동기부여가 부족한 사람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접근법”이라면서 “단 몇 분이라도 반복하면 심폐 기능이 향상될 수 있으므로, 하루 중 틈틈이 몸을 움직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연구 결과는 에 게재됐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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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과다사용, 우울의 원인? “거의 영향 없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이 우리의 기분과 정신건강을 악화시킨다는 통념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권위 있는 학술지 에 실린 최신 연구에 따르면, 성인 1만여 명의 4주간의 스마트폰 사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분이나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거나 무시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정말 ‘우울증 유발하는 나쁜 기계’일까?스마트폰은 이제 단순한 통신 수단을 넘어 생활 전반을 지탱하는 도구로 자리 잡았다.의사소통, 길 찾기, 금융, 건강관리, 뉴스, 쇼핑, 오락, 사회적 연결(소셜네트워킹) 등우리의 하루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현재 전 세계 인구의 약 84%, 한국 성인의 약 99%, 미국 성인의 약 85%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이와 관련해 ‘스마트폰이 정신건강을 해칠 수 있다’라고 경고하는 연구들도 끊이지 않았다.문제는, 그 대부분 연구가 자가 보고(self-report) 자료에 의존하거나 표본 규모가 작고, 인구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청소년 대상 한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이 실제보다 주당 약 12시간 이상 더 많이 사용했다고 과대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1만 명 넘는 성인, 25만 일치 데이터 분석미국 오리건대학교와 구글 리서치과 공동 수행한 이번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전역 50개 주에서 18세 이상 성인 1만 99명을 모집해 진행했다.연구진은 이들의 스마트폰 사용 데이터를 4주간 추적, 총 25만 일치(250,000 days)에 달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참가자들은 매일 스마트폰의 사회적 앱(카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 등)과 비사회적 앱(뉴스, 금융, 쇼핑, 게임 등) 사용 시간을 기록하고, 자신의 기분과 정신적 웰빙 상태를 스스로 평가해 보고했다.이 데이터는 객관적 사용량(앱 로그)과 주관적 기분 상태(자가 평가) 를 결합해 스마트폰 사용이 실제 기분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폈다. 또한 나이, 성별, 소득 수준 등 인구통계학적 요인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함께 분석했다.■ “영향, 약간 있지만 무시할 수준”연구 결과, 스마트폰 사용은 앱의 성격과 관계없이 긍정적·부정적 기분 변화 모두와 거의 관련이 없었다.-사회적 앱(SNS) 사용은 일부 젊은 성인에게서 약한 부정적 연관성이 관찰되었지만, 전체 집단에서는 유의미하지 않았고 지속적 효과도 없었다.-개인의 평소 사용량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일시적으로 사회적 앱을 더 많이 썼을 때,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는 경향이 관찰되기도 했다.비사회적 앱도 비슷했다.-다른 사람보다 훨씬 많이 쓸수록 기분이 나빠지는 경향이 나타났다.-하지만 자신의 기준보다 약간 더 사용할 때는 오히려 긍정적인 기분 변화가 있었다.즉, 스마트폰 사용량 자체가 기분을 좌우하지 않으며, 그보다는 개인의 평소 습관과 비교해 얼마나 더(혹은 덜) 쓰는지에 따라 일시적인 기분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연구진은 “앱 사용량을 비현실적으로 많이 늘려야만 기분 점수가 1점 바뀌는 수준”이라며, 실질적 영향은 ‘무시해도 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기분을 좌우하는 것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나이와 성별’주목할 점은 스마트폰 사용량보다 연령과 성별이 기분 예측에 훨씬 더 큰 변수로 작용한다는 것이다.젊은 세대와 여성 참가자들이 사회적 앱을 더 자주 사용했는데, 이 그룹은 스마트폰 사용량과 무관하게 평균 기분 점수가 더 낮게 보고 되었다.연구진은 “이 결과는 스마트폰이 원인이라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나이·성별 기반의 심리적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청소년에게는 다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성인만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따라서 정서적으로 더 민감하고 자기 정체성이 완성되지 않은 청소년과 어린이에게는 이런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렵다. 실제 스마트폰 사용의 부정적인 영향을 보고한 연구가 가장 많은 연령대가 바로 이들이다. 또한 참가자 집단이 여성 비율이 약간 높고, 교육 수준이 높은 편이라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연구진은 “청소년과 아동, 그리고 인종·소득 다양성이 충분히 반영된 표본에서추가적인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문제라기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문제”연구를 이끈 오리건대 디지털 정신건강센터 소장인 니콜라스 앨런 석좌교수는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생활의 일부일 뿐, 본질적으로 ‘좋다’거나 ‘나쁘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핵심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그리고 기술이 우리의 웰빙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증진하도록 어떻게 설계할 수 있느냐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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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걷기·자전거·수영… 무릎 관절염 완화에 최고 운동”

    무릎 골관절염에 가장 효과적인 운동법은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이라는 연구 결과가 )에 15일(현지 시각) 게재됐다.이 결과는 지난 30년간 전 세계에서 진행한 217건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종합 분석한 것으로, 1만5684명의 데이터를 포함한 지금까지 최대 규모 연구이다.무릎 골관절염, 전 세계 45세 이상 성인 30%가 고통무릎 골관절염은 뼈 끝부분의 보호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면서 발생하는 만성질환이다. 연골이 손상되면 통증, 염증, 부기가 나타나며 보행 능력과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영상학적으로 보면 45세 성인 약 30%에서 이러한 퇴행성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흔한 질환이다.30년간 연구 통합 분석, 어떤 운동이 가장 효과적?연구진은 유산소 운동, 유연성 운동, 근력 강화 운동, 마음-신체 통합 운동(요가 등), 신경운동 훈련(몸이 다시 올바르게 움직이도록 신경과 근육을 재훈련하는 운동), 복합 운동 프로그램 등 다양한 운동 형태의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했다. 또한 ‘GRADE’ 시스템이라는 엄격한 평가 기준을 사용해 증거의 질과 확실성을 분석했다.평가 항목은 ▲통증 완화 ▲기능 개선 ▲보행 능력 ▲삶의 질 향상 등이며, 운동 효과를 ▲단기(4주) ▲중기(12주) ▲장기(24주)로 나눠 측정했다.유산소 운동, 통증 완화와 기능 회복 효과 ‘최고’분석 결과 유산소 운동이 통증 완화와 무릎 기능 개선에서 가장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특히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은 단기뿐만 아니라 중기에서 모두 통증을 현저히 줄였으며, 운동 시작 후 기능 개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났고, 장기적으로도 유지됐다.더불어 보행 능력 향상과 낙상 예방, 나아가 삶의 질 향상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즉, 단순한 증상 완화를 넘어 전반적인 신체 기능과 독립적 생활 유지에 이바지한 것으로 확인됐다.다른 운동들은 보조적 역할유산소 운동 외에 다른 운동 형태의 보조적 효과도 확인했다.-요가와 같은 마음-신체 통합운동은 단기적 기능 개선 효과-신경운동은 균형감각과 보행 능력 향상에 기여-근력 강화 및 복합 운동 프로그램은 중기적으로 기능적 수행 능력 개선 효과를 보였다.연구진은 다양한 운동이 부분적으로 유용하지만 “1차 치료로는 유산소 운동이 가장 강력한 근거를 가진다”라고 짚었다. 즉, 다른 운동은 유산소 운동의 주 효과를 보완하는 역할로 병행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설명.“운동이 곧 치료”…부작용 거의 없어이번 연구는 모든 운동 형태에서 부작용 증거가 없었다는 점도 강조한다. 연구진은 운동 유형에 따른 유해 사건 발생률을 자세히 비교했으나, 어떤 운동도 대조군(운동을 거의 하지 않거나 일상적인 생활 습관만 유지)보다 부작용 위험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즉, 적절한 운동은 약물치료 못지않게 무릎 골관절염 증세를 가라앉히는 치료 효과를 내면서도 안전하다는 의미다.“무릎 관절염 치료, 유산소 운동이 기본”이번 연구는 유산소 운동을 무릎 골관절염 치료의 1차 권장 요법으로 삼아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연구진은 “특히 통증을 줄이고 기능적 능력을 향상하게 시키는 것이 목표일 때 유산소 운동을 권장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유산소 운동이 어려운 환자는 요가나 균형 훈련 등 대체 운동 프로그램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연구진은 운동 형태 간 직접 비교가 아닌 간접 비교에서 결과가 대부분 도출된 점, 일부 운동의 장기 데이터가 부족한 점 등의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 운동이 단순한 ‘보조 요법’이 아닌,치료의 핵심이자 가장 안전한 처방임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이번 연구는 미국, 스위스, 중국, 캐나다, 호주 연구진이 공동으로 수행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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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트 판매 통밀빵·샐러드는 ‘가짜 건강식’…“첨가물이 건강효과 상쇄”

    채식 위주의 식단이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식물성 식품이라도 ‘초가공’ 형태라면 건강 효과가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프랑스 국립농업식품환경연구소(INRAE),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 소르본 파리 노르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성인 6만 3835명을 평균 9.1년(최장 15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식물성 식단의 질과 가공 정도가 심혈관질환 위험에 큰 영향을 미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에 실렸다. ‘식물성’보다 중요한 건 ‘가공 수준’연구진은 단순히 식물성과 동물성 비율만 따지지 않고, 영양 품질(지방·당·염분 등)과 가공 정도를 함께 분석했다.그 결과, ‘식물성=건강하다’라는 통념을 뒤집었다.가공이 거의 없거나 매우 적고 영양가가 높은 식물성 식단(예: 신선 채소, 과일, 콩류, 견과류, 통곡물 등)을 주로 섭취한 사람은 이러한 식품이 적고 동물성 식품이 많은 식단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44%,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이 32% 낮았다.반면, 영양학적 수치는 높지만 ‘초가공된 식물성 식품’, 예를 들어 공장 생산 통밀빵·즉석 수프·시판 파스타·드레싱 포함 시판 샐러드 등을 자주 먹는 사람은 심장 보호 효과가 거의 없었다.더 나아가, 감자칩·과일향 탄산음료·초콜릿 과자·단맛이 강한 시리얼처럼 영양 품질이 낮고 초가공된 식물성 식품을 자주 먹은 그룹은 오히려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48%,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이 38%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식물성이라도 가공 수준 높으면 건강식 아냐”연구진은 “식물성 식단이라도 초가공 제품이 많으면 건강 효과가 사라진다”라며, “식품의 가공 방식과 첨가물 여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초가공 식품은 보통 당분·나트륨·포화지방과 인공감미료·유화제와 같은 첨가물이 많이 들어있다, 반대로 건강에 이로운 식이섬유나 비타민, 미네랄은 적다. 이런 조합은 혈당 변동을 키우고, 염증을 유발하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심혈관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반면 가공이 거의 없는 식물성 식품은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당을 조절하는 식이섬유,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을 줄이는 항산화제, 비타민(C·E), 미네랄(칼륨·마그네슘), 식물 화합물(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 등)이 풍부하다.또한 △식이섬유와 피토스테롤(씨앗과 견과류에 풍부)은 콜레스테롤 재흡수를 억제하고, 간의 LDL(저밀도 지질단백질) 수용체 발현을 증가시켜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며, △장내 미생물에 의한 식이섬유 발효는 단쇄지방산을 생성하여 혈당, 지질대사, 면역 기능을 개선한다.일상에서 실천하는 ‘진짜 식물식’ 습관이번 연구는 ‘식물성’이라는 단어가 붙은 모든 식품이 건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바꿔 말하면 ‘자연 그대로의 식품’이 몸에는 가장 좋다.심혈관질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가공이 적은 신선식품(예: 생채소, 냉동 또는 무첨가 통조림 과일·채소 등)을 선택하고, △식품 라벨을 꼼꼼히 확인해 성분이 지나치게 많은 제품은 피하며, △즉석 조리식품보다 직접 조리한 식사를 늘릴 것이 권장된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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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폭력 피해자는 뇌 회로 손상…“공포 증폭되고 감정조절 안돼”

    성폭력 피해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여성은 감정과 공포를 조절하는 두 뇌 영역 사이의 연결이 사실상 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발견은 PTSD의 신경생물학적 원인을 이해하고, 향후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감정 ‘브레이크’ 역할 상실스페인 바르셀로나 병원(Hospital Clinic of Barcelona) 연구진은 최근 1년 안에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여성 40명과 나이와 환경 등을 맞춘 대조군의 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해 검사했다. 그 결과, PTSD를 겪는 여성의 절반 이상(22명)에서 편도체(amygdala)와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 사이의 뇌 신호 교류가 ‘0에 가깝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편도체는 공포나 불안을 감지하는 ‘경보 장치’ 역할을, 전전두엽은 감정을 통제하고 합리적 판단을 돕는 ‘조절 장치’ 역할을 한다. 이 두 영역의 연결이 약해지면, 공포 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연구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여성의 약 17~25%가 평생 한 번 이상 성폭력을 경험하며, 이들 중 약 70%가 PTSD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연구를 이끈 바르셀로나 병원의 리디아 포르테아(Lydia Fortea) 박사는 “성폭력 이후의 PTSD는 특히 심각하며 우울증, 불안, 자살 충동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는 성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실제 뇌 회로의 손상과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증상 심한 정도와는 무관주목할 점은 이러한 뇌 회로의 사실상 단절 현상이 PTSD 증상의 ‘심각도’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차이는 PTSD의 생물학적 특징일 가능성이 크며, 증상의 강도는 다른 요인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치료 반응 예측에도 활용 가능”연구진은 앞으로 이 뇌 연결의 손상 정도가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지표(바이오마커)로 사용될 수 있을지 추가 연구로 알아 볼 계획이다. 만약 그렇다면,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 피해 여성을 조기에 파악해 더 집중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마린 유키치(Marin Jukić) 박사는“감정 조절 회로의 ‘심각한 단절’은 PTSD의 뇌 수준 특징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발견”이라며 “향후 장기 연구를 통해 이런 신경 패턴이 회복 가능한지, 또는 치료로 개선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라고 연구 보도자료에서 말했다.아직 학술지 게재 안 된 예비 연구 단계이번 결과는 유럽신경정신약물학회(ECNP)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예비 연구(preliminary study)로, 아직 동료 심사를 거쳐 저널에 정식 게재된 것은 아니다.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한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는 자연재해, 심각한 사고나 폭행, 테러, 전투와 같은 충격적이거나 두려운 사건을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후 일부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정신 건강 상태다.이밖에 죽음, 성적 폭력, 부상에 대한 위협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이와 같은 극심한 스트레스는 개인의 정신적·감정적·신체적 안녕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며, 일상생활의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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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테비아, 탈모인의 희망 되나? 미녹시딜과 ’찰떡궁합’

    사탕, 아이스크림, 제로 슈가 음료 등 수많은 식품에 사용하는 대체 감미료 스테비아가 탈모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스테비아는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 무칼로리 감미료이며, 단맛을 내는 주요 성분은 스테비오사이드(stevioside)이다.이 스테비오사이드를 바르는 탈모 치료제 미녹시딜(제품명 ‘로게인’)과 함께 사용하면 모발 재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호주 연구진이 발견했다. 안드로겐성 탈모에 대한 이해안드로겐성 탈모증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탈모 원인 중 하나다. 남녀 모두에게 발생하며, 모낭이 점차 위축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머리카락이 점점 가늘고 짧아지는 특징을 보인다.주된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호르몬(특히 다이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그리고 노화로 인해 발생한다. DHT는 모발의 자연적인 성장 주기를 단축하고 새로운 모발이 충분히 자라지 못하도록 방해함으로써 탈모를 유발한다.현재 탈모 치료법과 한계환부에 바르는미녹시딜과 경구용인 피나스테리드와두타스테리드가 대표적인 안드로겐성 탈모증 치료제이다. 이중 일반 의약품인 미녹시딜은 탈모를 늦추고 모발 재성장을 촉진하는 데 효과가 있어 널리 사용하는 치료제 중 하나다. 이 약물은 혈관을 확장하고 모낭 주변의 혈류를 개선하여 모발 재성장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유효한 것은 아니다. 물에 잘 녹지 않고 피부 외층을 쉽게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 모낭에 도달하는 약물의 양은 매우 적은 편이다. 적어도 6개월 이상 매일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약물은 안전하지만 드물게 손·발 부기, 가슴 통증, 전신 털 증가, 구역·구토 등의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다.미녹시딜 치료 효과를 자연스럽게 높이는 방법 발견국제 학술지 에 게재된 최신 연구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잠재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연구자들은 미녹시딜과 스테비오사이드를 결합한 용해성 패치(micro needle patch)를 개발해 등 부위가 탈모 상태인 쥐에게 하루에 한 번씩 부착했다. 그 결과, 14일 만에 새로운 털이 눈에 띄게 자라기 시작하더니 35일 후에는 탈모 부위의 67.5%가 새로운 털로 덮이는 현상을 확인했다. 반면 스테비오사이드를 섞지 않은 일반 미녹시딜 2% 용액을 같은 기간 동안 매일 도포한 대조군은 탈모 부위의 25%에서만 모발 재성장이 관찰됐다. 연구를 이끈 시드니대학교의 약학자 리펑 캉(Lifeng Kang) 박사는 “스테비오사이드를 사용해 미녹시딜의 흡수를 높이는 것은 더 자연적이고 효과적인 탈모 치료로 이어질 수 있는 유망한 접근법”이라고 말했다.연구진은 스테비오사이드가 모발 성장에 이바지하는 기전을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했지만 “미녹시딜의 피부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캉 박사는 “스테비오사이드를 활용해 미녹시딜 전달량을 높인 것은 더 효과적이고 자연스러운 탈모 치료로 나아가는 유망한 진전”이라며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미녹시딜 흡수율은 올리면서 부작용은 없어미녹시딜의 피부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이전에도 알코올이나 프로필렌글리콜(propylene glycol)을 첨가한 제형을 개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가려움, 발진, 비듬 등의 부작용을 유발했다.하지만 이번 동물 실험에선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이번 결과는 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 얻은 것이므로, 인간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날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아울러 스테비아가 들어간 음료나 식품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머리카락이 더 잘 자라지는 않는다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스테비아 제품에는 스테비오사이드 외에 모발 성장과 관계없는 에리스리톨(설탕 대체용 당 알코올) 같은 다른 성분이 함께 섞여 있다. 이는 실제 실험에서 쓰인 스테비오사이드의 농도나 순도에 미치지 못 해 ‘순수 스테비오사이드 + 미녹시딜’ 조합에서 나타난 모발 성장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인간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모발 치료제 개발 목표연구자들은 추가 연구를 통해 이 조합이 인간에게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차세대 첨단 모발 복원 치료의 길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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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비엔 ○○ 하루 3개 먹어라”…英, 비약물 식이요법 권고안 공개

    만성 변비로 고생하고 있다면, 약국 대신 과일 가게로 향해도 될 듯하다.영국 영양사협회(British Dietetic Association)가 최근 발표한 새로운 지침에 따르면, 섬유질 위주의 식단을 고민하기보다 키위를 하루 3개 섭취하는 것이 변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수돗물 대신 미네랄이 풍부한 생수나 마그네슘 산화물 보충제를 먹는 것 역시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이번 권고안은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연구진이 지금까지 나온 총 75개의 임상시험 결과를 종합 분석해 마련한 것으로, 약물 없이 식단만으로 변비를 치료하는 세계 최초의 ‘근거 기반 변비 식이요법 권고안’이라는 평가다.연구 결과는 과 신경위장학 & 운동학(Neurogastroenterology & Motility)에 동시에 게재됐다.만성 변비란?변비는 주 3회 미만의 배변으로 정의되며,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으로 분류한다. 만성 변비는 전 세계 성인의 약 16%가 겪는 흔한 질환이다.대표 증상은 딱딱하거나 울퉁불퉁한 변, 복통, 메스꺼움 등이 있으며, 심할 경우 혈변, 발열, 구토로 이어질 수 있다.변비 관리, 약 대신 음식으로기존의 변비 치료는 “더 많은 식이섬유와 수분 섭취” 아니면 “배변제(변 연화제)나 섬유질 보충제 섭취”라는 단순 권고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이번 지침은 음식과 영양만으로도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다.연구를 이끈 킹스칼리지 런던의 영양학자 이리니 디미디(Eirini Dimidi) 박사는 “변비 치료 지침 대부분이 약물 중심이었지만, 식단의 중요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그동안 거의 없었다”라며 “이번 지침은 변비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스스로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 지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변비 완화에 도움이 되는 주요 식이요법연구진은 임상시험을 종합 분석해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주요 권고안을 제시했다. 모두 일반인이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이다.-키위: 하루 3개를 껍질째 또는 벗겨서 섭취. 배변횟수 증가와 변비 증상 완화 효과-호밀빵: 하루 6~8조각 섭취. 배변 빈도 증가(단, 변의 질에는 큰 변화 없음)-마그네슘 산화물 보충제: 하루 0.5~1.5g(소량으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증량). 배변횟수 증가와 함께 복부 팽만감 완화, 통증 감소 효과-프로바이오틱스(비피도박테리움 락티스, B. coagulans 등): 최소 4주 이상 섭취, 일부 사람에게 변비 개선 효과-식이섬유 보충제(차전자피 등): 하루 10g 이상 섭취. 변의 형태 개선, 배변 시 쓰는 힘 감소-미네랄 함량 풍부한 물: 하루 0.5~1.5ℓ. 마그네슘 성분이 장운동 촉진“키위, 단순 과일 아닌 천연 변 연화제”이중 키위는 풍부한 수용성 섬유질과 자연 효소(액티니딘)를 함유하고 있어 장운동을 촉진하고 변을 부드럽게 만든다. 특히 껍질째 먹으면 식이섬유 함량이 더 높아 효과가 배가 된다고 연구진은 짚었다.디미디 교수는 “키위를 하루 3개 먹은 사람들은 배변 빈도가 21% 향상됐다”라고 전했다. 건자두와 호밀빵도 도움…수돗물 대신 미네랄 워터디미디 교수는 키위 외에 건자두를 하루 8~10개 섭취해도 도움이 된다고 추천했다. 호밀빵을 먹어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미네랄이 풍부한 물이 도움이 되는 주된 이유는 마그네슘 성분 때문이다. 마그네슘은 배변 촉진 효과가 있다. 이와 관련해 마그네슘 산화물 보충제가 여러 면에서 이점을 보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프로바이오틱스는 사람마다 달라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는 개인별 장내 미생물 환경(microbiome)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따라서 4주간 복용해 보고 자신에게 맞는 균주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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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격=수명 예측 지표? “활동적·체계적인 사람, 더 오래 산다”

    당신은 스트레스를 잘 받고 충동적이며 기분 변화가 잦은 편인가?아니면 계획적이고 활동적이며 남을 잘 돕는 성격인가?만약 후자라면, 당신은 단지 좋은 사람을 넘어 더 오래 살 가능성이 높다.개인의 성격 특성이 수명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스스로 인식하는 성격이 감정과 행동을 바꾸고, 그 결과 수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예를 들어, 체계적인 사람은 약을 제때 복용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꾸준히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긴 수명과 연관된다.일반적으로 성격은 빅파이브(Big Five) 모델(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친화성, 신경성)이라는 다섯 가지 큰 범주로 분류한다. 하지만 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는 이 다섯 가지 범주를 더 세밀한 하위 특성들로 쪼개 분석했다.연구 개요프랑스 몽펠리에 대학교,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아일랜드 리머릭대학교가 공동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국의 네 가지 대규모 종단연구에 참여한 성인 2만2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참가자들은 빅파이브 특성을 보다 세밀하게 평가하기 위해 각각 26개, 25개, 21개, 10개 문항으로 구성된 설문을 완료했다. 연구진은 설문 참가자들의 사망 여부를 6년에서 28년까지 추적 관찰했다.성격을 더욱 세밀하고 구체적인 표현으로 평가하자 사망 위험 예측력이 기존 빅파이브보다 약 두 배 더 높아졌다고 연구진은 밝혔다.에든버러대학교 성격심리학자 르네 모투스(René Mõttus) 교수는 “이는 성격이 수명에 미치는 다양한 경로가 존재한다는 뜻”이라며 “어떤 사람은 감정 조절 능력, 다른 사람은 행동 습관을 통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어떤 성격이 오래 살까?대부분의 표본과 메타분석 결과에서 다음과 같은 경향이 관찰되었다.-신경성 점수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 증가-외향성, 친화성, 성실성 점수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 감소-개방성은 일관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음.장수와 가장 강력한 연관성을 보인 문항은 외향성 영역의 ‘활동적’(active) 항목으로, 사망 위험이 21% 낮았다. 이 수치는 나이, 성별, 기존 질병을 모두 보정한 뒤에도 유지됐다.그 다음으로 ‘생기 있는’(lively·외향성), ‘체계적인’(organized·이하 성실성), ‘책임감 있는’(Responsible), 근면한(hardworking), ‘꼼꼼한’(thorough) 그리고 ‘기꺼이 돕는’(helpful·친화성) 등의 특성이 낮은 사망 위험(13%~9%)과 관련됐다성격은 단순한 성향이 아니라 구체적 행동의 집합공동 저자인 파릭 오설리번(Páraic O’Súilleabháin) 리머릭대 심리학과 부교수는“이번 연구의 핵심은 정밀함이다. 성격이란 단순히 ‘성실하다’ 또는 ‘외향적’ 같은 추상적 성향이 아니라 ‘근면하고 꼼꼼하다’, ‘활발하고 활동적이다’와 같은 구체적 행동과 태도의 묶음이며, 이런 세부 특성이 실제 수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부정적 감정 특성은 반대 효과”연구에 따르면 긍정적 특성이 수명을 연장시키는 반면, 그 반대되는 정서적 특성 즉, 기분 변화가 심하고, 불안하거나, 쉽게 짜증을 내는 성향은 조기 사망 위험을 높였다.다만 이번 연구는 인과 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성격이 수명을 직접 결정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이 연구는 사람들의 성격과 건강 습관을 오랜 기간 지켜본 관찰 연구로, 두 요소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준 것이다.예를 들어, 활동적이고 성실한 사람일수록 운동을 꾸준히 하고 약을 제때 챙길 가능성이 높아 그 결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하지만 반대로, 이미 건강한 사람이 더 활동적이거나 긍정적으로 응답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시 말해, 건강이 성격에 영향을 준 ‘역방향 관계(역인과)’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또한 연구진은 흡연, 체질량지수(BMI), 만성질환 등 생활 습관 요인을 함께 고려했지만, 이들이 성격과 수명 사이의 모든 차이를 설명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성격 표현 단어 하나가 건강 예측 도구 될 수도”에스토니아 타르투대학교의 심리 평가 연구원 사무엘 헨리(Samuel Henry) 박사는 “건강검진에 성격 검사를 포함한다면, 장기적으로 건강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위험군을 미리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예를 들어, 자신을 ‘조직적이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은 약 복용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자신을 ‘활동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운동을 시작할 때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라고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헨리 박사가 가디언에 말했다. 성격은 바꿀 수 있다혹시 ‘나는 이런 성격이 아닌데…’라며 낙담할 필요는 없다. 아일랜드 국적의 심리학자이자 인지 과학자인 존 프랜시스 리더(John Francis Leader) 박사는 성격 특성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고정된 것은 아니라며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리더 박사는 “의도적 노력이나 인생의 변화로 성격은 변할 수 있다”라며 “특히 개인 혼자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나 공동체 속에서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혼자서는 동기부여가 어렵지만, 주변의 지지 속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라고 유로뉴스에 말했다.연구의 의의와 시사점이번 연구는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같은 생리적 지표뿐만 아니라, 사람의 생각과 행동 방식 자체가 건강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요약하자면 ‘활동적이고 체계적인 생활 습관’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여기에 ‘성격 그 자체가 건강 행동의 뿌리일 수 있다’라는 과학적 근거를 더했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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