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오전 턱틀라 사원 안 별도 시설서 부검…"끝나면 바로 화장" (프놈펜=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중심가에 있는 턱틀라 사원 정문 안으로 들어서자 스님이 망자의 소원을 비는 불경 소리가 스피커에서 새어 나왔다. 입구에 차려진 식탁에서는 방금 '7일째 제사'를 지낸 현지인 망자의 유가족들이 삭발한 채 식사하고 있었다. 캄보디아 수도권 일대에서 화장 시설을 갖춘 몇 안 되는 불교 사원으로 현지에서 사망한 외국인 대부분이 장례를 치르는 곳이다. 사원에서 만난 한 캄보디아인은 19일(현지시간) "이곳에서는 가족 장례를 치를 때 남자들은 삭발한다"며 "불교 문화권이어서 사망 후 7번째 되는 날과 100일째 되는 날에 또 제사와 의식을 지낸다"고 설명했다. 턱틀라 사원 안쪽으로 더 들어가자 붉은색 페인트가 칠해진 시신 안치소가 보였다. 가는 길 곳곳에는 캄보디아 독립 기념탑 모양을 본뜬 가족 유골함이 한쪽에 늘어서 있었다. 동행한 현지인 가이드는 "캄보디아에서는 가족이 죽으면 집에 유골함을 모신다"면서도 "돈이 있는 사람들은 평화를 상징하는 독립 기념탑 모양으로 유골함을 만들어 따로 사원에 망자를 모시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냉동시설 환풍기가 요란하게 돌아가는 시신 안치소 앞에서는 중국인 유가족이 화장을 앞두고 관을 붙잡은 채 통곡하면서 '작별 인사'를 하고 있었다. 영정 사진이 놓인 탁자에는 과일뿐만 아니라 가짜 달러와 종이로 만든 집 모양의 장난감도 놓였다. 다음 생애에는 부자로 환생해 잘 살라는 의미라고 현지인은 설명했다. 이 사원 안치소는 지난 8월 캄보디아 깜폿주 보코산 인근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한국인 대학생 박모(22)씨 시신이 두 달 넘게 보관된 곳이다. 그는 지난 7월 17일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현지 범죄 단지인 이른바 '웬치'에 감금돼 고문당했고, 한 달도 안 돼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에서
10-19 15:30트럼프, 오전 9시께 골프장 도착해 오후5시께 떠나…총수들 버스로 단체이동한듯 골프장·별장 일대 경찰 배치, 교통 통제…별장 접근에 "VIP들 있다" 제지 재계관계자 "총수들, 라운딩하며 트럼프와 다양한 주제로 대화한 것으로 안다" (웨스트팜비치[미 플로리다주]=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국·일본·대만 기업 대표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홈그라운드'에서 함께 하는 '골프 회동'이 18일(현지시간) 한나절에 걸쳐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행렬이 이날 오전 9시8분께 플로리다주 소재 마러라고 별장을 출발, 시가지 내 자신이 소유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으로 향하는 모습이 연합뉴스에 목격됐다.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의 저택이 있는 팜비치 섬의 마러라고 별장에서 웨스트팜비치의 골프장으로 이어지는 약 5분 거리 도로를 10분 동안 통제했다. 텅 빈 거리를 질주하는 검은색 차량에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 라운딩 때 자주 쓰는 흰색 모자를 쓴 인물이 탑승한 것이 눈에 띄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을 따라가는 백악관 풀기자단도 "대통령이 9시15분에 골프장에 도착했다"고 공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 행렬은 오후 4시 50분께 골프장을 나섰다. 역시 경찰의 도로 통제 속에 똑같은 모델의 리무진 차량 두 대가 성조기를 꽂은 채 일렬로 이동했고, 뒤쪽 차량에 흰 모자를 쓴 인물이 탑승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해 골프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주요 재벌기업 총수들이 집단적으로 미국의 대통령 및 정·관계 주요 인사들과 함께 골프를 즐긴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그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그룹 총수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경기를 즐기면서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
10-19 08:52(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한국의 상황을 미국에 제대로 알리고 우리의 핵심 정책과 한미 관계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 발신을 위해 언론, 학계 등 네트워크를 장기적으로 관리할 공공외교 인력 확충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대표부에서 열린 국정감사 업무보고 말미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공공외교 인력 확충 필요성을 읍소했다. 강 대사는 지난 4일 신임 대사로 부임하기 위해 미국에 입국했을 때도 비슷한 언급을 했다. 그는 공항에서 입국 직후 취재진이 주미대사관의 대미 외교역량을 키우기 위한 복안을 묻자 "전반적으로 인력이 양적인 면에서 작다. 질적으로는 훌륭한 인재들이어서 더욱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노력도 하겠지만, 양적으로도 많이 키워야 한다. 특히 공공외교 부분에서 특별히 노력해야 될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주미대사관의 공공외교 분야 인력 확충은 그간 주미대사가 국감장에서 애로사항 및 민원으로 거론해온 '단골 소재'라고 한다. 다만, 강 대사가 국감뿐 아니라 부임할 때도 특별히 연달아 공공외교를 강조한 것은 한미관계의 현 상황을 보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외교부 홈페이지에는 공공외교의 역사적 배경부터 그 의미까지 비교적 자세히 나와있다. 어떤 국가에 파견된 한국 외교관이 해당국 정부 기관을 상대로 한 활동을 넘어서 그 나라 국민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우리나라의 이미지와 브랜드를 제고함으로써 외교 영향력을 끌어올리는 외교정책이다. 좁게는 미국 내 주요 싱크탱크나 학계, 언론계를 대상으로 공공외교를 펼치지만, 문화·예술·스포츠 등 소프트파워를 활용해 상대국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으로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시아의 대표적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중국까지 대미(對美) 공공외교에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미국의 정책이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
10-19 07:07팜비치 곳곳 경찰 배치, 교통 통제…별장 접근에 "VIP들 있다" 제지 현지시간 오전 10시께 티오프 예상…골프장·별장 주변엔 지지자들 (웨스트팜비치<플로리다>=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국·일본·대만 기업 대표들의 '골프 회동'이 18일(현지시간) 오전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행렬이 이날 오전 9시8분께 그의 마러라고 별장을 출발, 시가지 내 자신이 소유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으로 향하는 모습이 연합뉴스에 목격됐다. 경찰은 팜비치 섬의 마러라고 별장에서 웨스트팜비치의 골프장으로 이어지는 약 5분 거리 도로를 10분 동안 통제했다. 텅 빈 거리를 질주하는 검은색 차량에 트럼프 대통령이 라운딩에서 자주 쓰는 흰색 모자를 쓴 인물이 탑승한 것이 눈에 띄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을 따라가는 백악관 풀기자단도 "대통령이 9시15분에 골프장에 도착했다"고 공지했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골프를 칠 것으로 알려진 국내 기업인들의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대만 등 아시아 우방국의 대표적 기업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 인사 등과 함께 골프를 치는 자리다. 통상 4인 1조로 진행되는 골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와 한 조가 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백악관 풀기자로 동행한 워싱턴포스트 기자도 "누가 오늘 그의 동반자가 되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골프장 입구는 경호원들에 의해 외부인의 접근이 차단됐으며, 골프장 주변도 높은 나무로 빽빽이 둘러싸여 내부를 살펴보기 어려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장 도착 시간으로 미뤄 오전 10시께 각 조가 각 홀에서 동시 티오프하는 '샷건' 방식으로 라운딩이 시
10-19 00:32미영 정부 제재 발표 후 프린스 은행에 현금 인출 손님 몰려 (프놈펜=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중심가인 센속에는 한국 건설사가 지은 주상복합 아파트가 있다. 1천세대가 넘는 비교적 큰 규모 단지다. 왕복 8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이 아파트 바로 맞은 편에 캄보디아 대기업 '프린스 그룹'(Prince Group)의 본사 건물 2개 동이 우뚝 서 있었다. 본사 건물 사이 뒤쪽으로는 나란히 늘어선 주상복합 아파트 3개 동도 보였다. 본사 1층 프린스 은행 앞에서 서성이자 현지인 경비원이 쏘아보며 다가왔다. "오늘(18일)은 은행 영업을 안 하느냐"고 묻자 "토요일이라 문 닫았다"고 퉁명스럽게 답했다. 옆 본사 건물 앞으로 옮겨 사진을 찍자 또 다른 경비원이 뛰어나와서는 "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그는 "아파트를 보러 왔냐"고 물었고, "그렇다"고 하자 뒤쪽 사무실로 가보라고 손짓했다. "여기서 왜 사진을 찍으면 안 되느냐"고 했더니 "(본사) 지침"이라고 짧게 답했다. 고층 건물 맨 꼭대기에 회사명과 함께 붙어 있던 프린스 그룹 로고 간판은 철거된 채 흔적만 남아 있었다. 이 그룹 경비원은 "간판 교체 작업을 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프린스 그룹은 캄보디아에서 대규모 사기 범죄 단지인 이른바 '웬치'를 운영해 막대한 부를 쌓은 것으로 알려진 회사다. 한때 이곳에서 가장 큰 범죄 구역으로 꼽혔던 프놈펜 인근 '태자(太子) 단지'도 프린스 그룹이 운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그룹 회장은 천즈(38)로 캄보디아 최고 실세인 훈 센 전 총리의 고문을 맡는 등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캄보디아 시민권을 가진 그는 카지노와 스캠 센터로 사용되는 웬치를 만든 뒤 대리인을 통해 운영에 관여한 인물로 알려졌다. 최근 그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현지 언론을 중심으로 실종설와 중국 송환설이 나오고 있다. 이는 최근 미국과 영국 정부가 천즈 회장의
10-18 18:32(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작년과 올해 일본 패전일인 8월 15일 야스쿠니신사에 취재하러 갔다가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을 봤다. 그는 작년에는 경제안보담당상, 올해는 중의원(하원) 의원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찾았다. 집권 자민당의 강경 보수 성향 잠룡으로 평가받던 그는 참배를 마치고 나올 때마다 잠시 멈춰 서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소신을 밝혔다. 존숭하는 마음으로 감사 혹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는 것이 답변 골자였다. 야스쿠니신사에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도 합사돼 있다. 애도 대상에는 이들도 포함됐을 것이다. 그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일본인이 마땅히 해야 할 행위라고 느끼는 듯했다. 그런 다카이치 의원이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됐다. 세 번째 도전 끝에 당권을 장악한 그는 무난히 총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자민당과 26년간 협력 관계를 유지한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중의원 의석수 분포와 정당 간 협의를 고려했을 때 야권의 총리 후보 단일화 협상이 극적으로 진전되지 않는다면 다카이치 총재가 내주 총리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 총리로 취임할 경우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겠다고 공언했던 그는 올해는 태도를 바꿔 "적절히 판단하겠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사실 '적절히 판단하겠다'는 일본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이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여부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모범 답안처럼 내놓는 말이다. 2013년 10월 당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아베 신조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계획에 대해 "총리 자신이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도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관련 질문에 같은 답변을 했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는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를 현직 총리 신분으로 참배했고, 이시바 총리는 취임 이후 한 번도 야스쿠니신사를 가지 않았다. 즉 '적절히 판단한다'는
10-18 07:07이민청서 버스 2대 나눠 타고 공항 이동 후 전세기 탑승…취재진으로 현장 북적 (프놈펜=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남쪽으로 20㎞가량 떨어진 테초 국제공항은 개장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다. 17일 밤(현지시간) 이 신공항 보안 구역 주변이 갑자기 북적였다. 캄보디아에 구금된 한국인 64명이 한 번에 국적기로 송환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한국 취재진이 몰렸기 때문이다. 방송사 촬영 기자들과 통신사 사진 기자들은 한국으로 송환될 구금자들 모습과 전세기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일부 현지인들은 영문도 모른 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한국 취재진을 지켜봤고, 평소 한국에 관심이 많다는 한 현지인은 "한국인 구금자들이 오늘 가느냐"고 묻기도 했다. 한국 범죄자들을 해외에서 전세기로 집단 송환한 사례는 이번이 세 번째다. 한 국가에서 한 번에 송환하는 기준으로 국내에서 역대 최대 규모다. 앞서 폭력조직원과 보이스피싱 사범 등 49명이 지난달 3일 필리핀에서 전세기를 타고 송환됐고, 2017년에도 필리핀에서 47명을 한꺼번에 송환하기 위해 전세기를 처음 띄웠다. 보통 해외에서 한국인 피의자 1명을 국적기에 태워 국내로 송환할 때 경찰관 2명이 붙는다. 이번 송환 대상자가 64명이어서 최소 경찰관 130명이 필요하지만 이번에 호송조로 투입된 경찰관은 이보다 훨씬 많은 190여명이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의사와 간호사도 전세기에 함께 탔다. 앞서 송환 대상자들은 프놈펜에 있는 이민청에서 대형 버스 2대에 나눠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고, 캄보디아 경찰 순찰차가 호송했다. 이들은 테초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에는 입국장이 아닌 보안시설로 곧바로 들어가 전세기에 올라탔다. 이번 송환 대상자들은 구금 피해자이면서도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사기) 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기도 하다. 이들 중에는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
10-18 03:53중국인 사장 밑에 현지인 종업원…감금자들에 물건 비싸게 판매 카지노 빚·마약 중독 '올가미' 씌워 보이스피싱 범죄 강요하기도 (프놈펜·시아누크빌=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캄보디아 범죄 단지 '웬치' 안에는 세탁소도 있고 이발소도 있습니다. 심지어 술집까지 있는데요. 없는 게 없어요. 작은 왕국입니다." 웬치는 중국어로 '단지'라는 말인 위안취(园區·원구)에서 나온 은어다.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범죄 조직이 만든 대규모 '사기 단지'를 말할 때 주로 쓴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불과 지난해까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안팎에서 3대 범죄 단지로 꼽힌 '태자(太子) 단지', 망고 단지, 원구 단지도 모두 이런 웬치였다. 겉모습은 한국에 있는 빌라 단지나 큰 아파트 단지와 비슷하지만, 철조망이 쳐진 5m 높이 담장 안에서는 감금된 조직원들이 책상과 의자를 빼꼭하게 놓고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쉴 새 없이 전화를 돌리는 곳이다. 태자 단지와 망고 단지는 워낙 규모가 커 눈에 잘 띄는 프놈펜 도심이 아닌 외곽에 만든 듯했다. 프놈펜에서 3번 국도를 타고 차로 1시간가량 가야 하는 시골에 있었다. 반면 캄보디아 남부에 있는 '카지노 도시' 시아누크빌의 범죄 단지들은 아파트 같은 평범한 건물 곳곳에 은밀하게 숨어 있었다. 특히 중국인 부호가 운영하는 호텔이 많은 시아누크빌에는 카지노와 연계된 웬치가 많았다. 며칠 전 시아누크빌에서 만난 한 교민은 17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고수익 해외 취업'이라고 유인해 한국에서 데려오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 카지노에서 돈을 잃게 만든 뒤 빚을 씌워 웬치로 데려가기도 한다"며 "감금한 뒤에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을 해서 돈을 갚으라고 강요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현재 한국인이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시아누크빌의 한 범죄 단지 밖에는 카지노 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시아누크빌 카지노에는 3가지가 없었다. 창문, 시
10-17 14:02(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2018년 중국은 2억5천500만 파운드(약 4천600억원)를 들여 옛 조폐국 부지 '로열 민트 코트'를 매입했다. 2만㎡(6천50평) 부지에 유럽 내 최대 규모의 중국 대사관을 짓기 위해서다. 7년간 영국은 반대 여론 등에 건설 계획 승인을 연거푸 보류했다. 반대 사유는 다양한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영국 경제 심장부인 시티 오브 런던의 금융기관 통신 시스템을 잇는 광케이블망이 인근에 있어 경제 안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올해 9월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80% 급증하면서 이 업체에 영국은 중국 외 최대 시장이 됐다. 2015년 582억 파운드(110조8천억원)였던 영·중 교역량은 7년 만인 2022년 1천146억 파운드(218조2천억원)로 갑절이 됐다. 지난해에는 다소 줄었지만 984억 파운드(187조4천억원)로 여전히 유럽연합(EU), 미국에 이은 최대 교역 상대다. 꽤나 가까운 사이인데 도무지 신뢰하긴 어렵다는 것, 이득인 동시에 위험요인이라는 것, 지난 6월 데이비드 래미 외무장관(현 부총리)이 의회에서 "장기 전략을 내놓기에 가장 복잡한 양자 관계"라고 지목한 나라가 중국인 이유다. 지난해 7월 출범한 노동당 정부에 중국과의 관계는 계속 리스크로 따라다녔다. 노동당 정부는 국가 안보 위협과 인권 문제를 경시한다는 비판 속에서도 '진보적 실용주의'라는 명목으로 중국과 관계 개선을 밀어붙였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6년 8개월 만에 영·중 정상 회담을 했다.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에 이어, 군 합참의장으론 10년 만에 처음으로 토니 라다킨 합참의장이 중국을 방문해 인민해방군 국방대학에서 연설했다. 중국과 거리 좁히기를 두고 야권에서 맹공을 펼칠 때마다 국민의 주머니를 불리기 위한 것이라는 경제 논리가 방패가 됐다. 그러나 이 방패
10-17 07:07경찰·군인 30명이 관리…인근 대규모 '망고단지'도 방치 상태 태자단지 인근 현지인 "캄보디아인들이 한국인 죽였냐" 버럭 (프놈펜=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시내 도로와 3번 국도를 연이어 갈아타고 1시간가량 차로 달리자 거대한 '태자(太子) 단지'가 나타났다. 영어 단어 'prince'(왕자)를 한문으로 바꾼 이름이다. 한때 캄보디아에서 가장 큰 범죄 구역으로 꼽혔던 곳으로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을 감금한 채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을 하던 이른바 대규모 '웬치'(범죄단지)였다. 태자 단지도 사기 범죄 단지를 운영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천즈 회장의 프린스 그룹이 운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지는 국도에서 시골길 같은 비포장도로로 빠져 한참을 더 들어간 깊숙한 곳에 있었다. 논 주변 도롯가에는 허름한 단독주택이 드문드문 서 있었고, 음료수와 담배를 파는 작은 슈퍼마켓도 영업 중이었다. 4층짜리 빌라 형태 건물들이 밀집한 태자 단지는 5m가량 되는 거대한 성벽 같은 담장에 둘러싸여 있었고, 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꼭대기에 철조망이 쳐진 담장 주변에는 쓰레기와 오물이 방치돼 있었으며 주변에는 들개들도 어슬렁거렸다. 입구 경비초소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자 오래 방치돼 거미줄이 쳐진 보안 검색대가 보였다. 평소 관리자나 외부 손님이 드나든 것으로 추정되는 검색대 앞은 담장을 뚫고 설치한 철문이 가로막고 있었다. 초소에서 나온 뒤 '혹시 누군가가 안에 있나' 싶어 다른 대형 철문 틈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자 갑자기 검은 티셔츠를 입은 현지인 남성이 불쑥 나타났다. 그의 옷에는 영어로 'POLICE'(경찰)가 적혀 있었다. 그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무슨 일이냐"고 쏘아붙였고, 동행한 현지인 가이드가 특파원을 가리키며 "한국 대사관에서 잠깐 나왔다"고 둘러대자 굳었던 얼굴이 다소 풀어졌다. 캄보디아 내무부 소속이라고 밝힌 이 경
10-16 15:35유대교 주민들, 휴전에도 강경 분위기 "테러리스트 하마스 위협 없어져야" 정착촌 예정지 'E1' 지역, 요르단까지 보이는 논란의 요충지 (E1·말레아두밈[요르단강서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거룩한 도시 앞에 새 마을의 초석을 두었다. '메바세레트아두밈'이 세워지기를 바란다." 예루살렘에서 동쪽으로 4∼5㎞ 정도 떨어진 구릉지대. 모래와 바위 투성이인 척박한 땅에 얕은 수풀이 듬성듬성 고개를 내민 가파른 언덕을 오르면 이스라엘이 세운 '유대·사마리아 경찰청' 건물 앞에 이같은 히브리어 문구가 적혀 있다. 이 표지판 앞에 서니 언덕 아래로 건물이나 나무가 하나도 없어 동쪽 유대광야의 요르단계곡까지 시야가 탁 트였다. 높게 솟은 산봉우리들 뒤로 50㎞쯤 지점에 위치한 요르단 살트 마을까지 희미하게 보일 정도였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요르단강 서안의 메바세레트아두밈 정착촌 예정지, 이른바 'E1' 지역을 직접 찾았다. 이스라엘은 이곳에 유대인 정착민을 위해 주택 3천400호를 건설할 계획이다. 약 12㎢에 달한다는 넓은 부지는 오랫동안 방치된 것으로 보이는 건물 주춧돌 일부를 제외하면 아직 텅 비어 있었다. 가끔 언덕을 오르내리는 경찰차나, 기자의 움직임에 놀라 도망치는 사슴 비슷한 동물의 발소리가 적막을 깰 정도로 인적이 드물었다. 예루살렘과 말레아두밈 정착촌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데다,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을 거쳐 요르단 접경지 사해까지 뻗은 1번 고속도로를 낀 중요한 입지라는 것이 와닿았다. 이스라엘은 E1을 안보 차원의 전략적 요충지로 여긴다. 이곳으로 예루살렘 권역을 확장해 주택난을 해결할 수 있다고도 본다. 1990년대 처음 나온 E1 정착촌 구상은 이후 수차례 좌초됐으나, 2023년 10월 7일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 국면에서 다시 탄력받았다. 하지만 이는 요르단강 서안을 영토로 합병하자는 이스라엘 일부 각료들의 목소리와 겹치며 논란이 됐다. 지
10-15 10:59전쟁 여파 관광객 발길 '뚝'…"휴전돼 다행이지만, 얼마나 오래갈지는" "감옥에 사는 것과 마찬가지…모든 장애, 목졸림에서 해방되기를 원해" (베들레헴=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팔레스타인에도 깊은 문화와 좋은 날씨, 아름다운 자연이 있지만…자유가 없고 희망이 없습니다." 팔레스타인 청년 사이프 수보(32)는 "딸을 어떻게 먹여 살릴지 모르겠다"며 걱정 어린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연합뉴스는 1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관할하는 요르단강 서안의 작은 도시 베들레헴을 찾았다. 지난 2000년 이스라엘이 테러 방지를 이유로 주변에 높은 분리장벽을 쌓기 시작한 이후로도 미국, 유럽, 한국 등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던 유명 관광지다. 하지만 성지순례 코스인 예수탄생교회 앞 광장은 이날 일거리를 찾는 현지인 가이드들만 서성일 뿐 썰렁했다. 곳곳에 즐비한 상점과 식당, 호텔 대부분은 아예 셔터를 내리고 휴업 중이었다. 골목 한편에서 기념품 공방을 운영하는 유수프는 기자를 불러세워 박하차를 내오더니 "보시다시피 손님이 없다"며 푸념했다. 2023년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한다. 구름 인파가 몰리던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도 2년 연속 열리지 못했다. 유수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한 것에 대한 생각을 질문받자 "겨울이 오기 전에 전쟁이 멈춰서 다행"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곳 사람들은 생활고에 시달려도 집 안에 몸을 누일 수 있지만, 가자의 어린 아이들이 추운 날씨에 맨바닥에서 잠을 청하게 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힘없이 웃어 보였다. 하지만 그는 "정치 얘기는 안 하고 싶다"면서도 "솔직히 휴전이 얼마나 오래 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예루살렘에 살던 그는 20여년 전 이스라엘의 통제가 심해지자 베들레헴으로 이사왔는데 먹고살기가 도통 좋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광장 건너 베들레헴시청에서
10-15 07:17조용한 휴양지에 6∼7년전부터 중국인 늘어…"범죄단지 대부분 중국인 총책 운영" 아파트형 범죄단지 주변에 3m 담장…보안 직원·CCTV로도 감시 (시아누크빌[캄보디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캄보디아 남부도시인 시아누크빌 인근 고속도로 나들목에 들어서자 현지어인 크메르어와 함께 중국어가 적힌 안내 표지만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수도 프놈펜에서 200㎞가량 떨어진 시아누크빌은 택시를 타고도 3시간 넘게 걸리는 해안도시다. 도심 안쪽으로 더 들어가자 긴 해변 주변에 늘어선 호텔과 음식점 대부분이 중국어로 쓴 대형 간판을 내걸고 영업 중이었다. 연합뉴스 특파원과 함께 탄 차량을 운전하며 시아누크빌 곳곳을 안내한 오창수 시아누크빌 한인회장은 14일(현지시간) "20년 전에도 이곳은 카지노 도시였지만 그때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휴양지였다"며 "서양 백패커(배낭 여행자)들이 몰려와 쉬다가 가는 곳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6∼7년 전부터 갑자기 중국인 부호들이 시아누크빌로 몰려들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중국인들이 땅을 직접 사거나 빌려서 호텔과 음식점 등을 크게 한다"고 설명했다. 시아누크빌에 있는 건물은 10개 중 8∼9개꼴로 중국 갑부들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회장은 "중국인들이 10만 달러(약 1억4천만원)가량을 주고 캄보디아 시민권도 사들이고 있다"며 "대기자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이 장악한 캄보디아 해변 도시 곳곳에는 아파트나 리조트와 형태가 비슷한 고층 건물이 즐비했다. 대부분 주변에는 교도소 담장처럼 3∼4m 높이의 돌담이 서 있었다. 또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돌담 위에는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고 깨진 유리 조각도 박혀 있었다. 1층 외부 유리는 전부 쇠창살로 막혀 있었으며 건물 밖에서는 건장한 현지 보안 직원 여러 명이 삼엄한 눈빛으로 감시했다. 보안 직원들은 취재진 차량이 주변을 맴돌자 날카로운
10-14 19:24한인회 "납치·감금 만연 나라로 오인"…일부는 교민 이미지 나빠질까 걱정 양국 협력 수사 요청…이번 기회에 각종 범죄 뿌리 뽑아야 주장도 (프놈펜=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여기에 사는 한국 교민이 1만명 가까이 되는데 지금 분위기가 엇갈립니다. 한쪽은 한국 언론 보도로 캄보디아 교민 이미지가 나빠질까 봐 걱정하고, 다른 쪽은 그런 것 고려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캄보디아에서 각종 범죄를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캄보디아에서 20년 넘게 산 사업가 김모씨는 14일(현지시간) 수도 프놈펜에서 연합뉴스 특파원과 만나 현지 교민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토로했다. 최근 현지에서 '고수익 해외 일자리' 사기를 당한 한국인들이 범죄 조직에 납치된 뒤 감금되거나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랐고, 한국 언론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캄보디아 한인회는 올해 현지 범죄 단지인 이른바 '웬치'에서 탈출해 귀국한 한국인이 대략 400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연말까지 아직 2개월 넘게 남았는데도 이미 지난해 200명가량의 2배 수준이다. 한국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감금 신고는 2021년 4건, 2022년 1건이었으나 2023년 17건을 기록한 뒤 지난해 220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8월까지 330건으로 다시 크게 늘었다. 일부 현지 교민들은 최근 한국 언론의 잇따른 보도로 마치 캄보디아 전체가 '범죄 소굴'처럼 비치는 상황을 우려했다. 교민 박모(55)씨는 "어느 나라에서도 범죄는 일어나는데 너무 집중적으로 보도가 되니 한국인들에게 캄보디아 전체가 범죄 국가처럼 보일까 봐 걱정된다"며 "일부 과장된 보도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달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여행 경보를 발령하고 최근에는 프놈펜에 내린 2단계 여행자제를 2.5 단계인 특별여행주의보로 상향하면서 한국인 관광객도 크게 줄어든 분위기다. 실제로 이날 프
10-14 13:4313∼15일 워싱턴 DC서 AUSA 박람회 개최…한화·풍산·삼성 등 참가 한화, K9A2 자주포 美 수주전 참여…탄약·장약 공장 현지 투자도 추진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한국의 방위산업이 올해도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 열린 육군협회(AUSA·Association of the United States Army) 연례회의 및 전시회에는 미국뿐 아니라 호주,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덴마크, 그리스, 캐나다의 내로라하는 방산 기업들이 참여했다. 사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 한국에선 한화를 비롯해 풍산, 삼성과 방산 분야 중견·중소기업들이 부스를 차리고 제품을 선보였다. 매년 AUSA가 주관하는 북미 최대 규모의 지상 방산 전시회다. 가장 눈에 띈 곳은 'K-방산'의 간판격인 K9A2 자주포를 내놓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였다. 각국의 군 관계자들과 방산업체 관계자들이 이곳을 찾아 총중량 50t에 가까운 이 육중한 자주포를 살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미 육군 소위는 자주포 내부를 둘러본 뒤 기자에게 "한국에서 왔느냐"고 물으며 K9A2를 가리켜 엄지를 치켜세웠다. 긴 사거리와 높은 발사속도를 자랑하는 K9 시리즈는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현대 자주포 체계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날 전시된 K9A2는 미 육군의 자주포 현대화 사업에 맞춘 최신 궤도형 자주포로, 자동화된 탄약 적재·장전 시스템을 갖췄다. 현장에서 만난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국의 K9 생산공장을 가본 적이 있다"며 "K9은 재장전·보급차량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first class)"이라고 호평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주한미군 사령관으로 재임한 뒤 퇴역한 샤프 전 사령관은 현재 미 버지니아주 소재 방산 연구개발(R&D) 기업인 아티스의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방산 업체와 조선소들은 모두 일류"라며
10-14 04:36텔아비브 인질광장에 새벽부터 운집…'20명 생존 인질' 석방 소식에 환호 와인 들이키며 자축도…"2년간 너무 많은 죽음, 오늘만큼은 축제" "땡큐 트럼프" 연호…인질 부친 "아들 껴안고 함께 숨쉬길 기다려" (텔아비브=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지난 2년 너무 많은 죽음, 슬픔을 겪었지만 오늘은 축제에요. 오늘만큼은 마음껏 기뻐할래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됐던 생존자들이 737일만에 풀려나기 시작한 13일(현지시간) 오전 이스라엘 텔아비브미술관 앞 '인질 광장'. 쌍둥이 인질 갈리와 지비의 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입은 아옐레트(53)는 "매주 토요일 이곳을 찾았는데 모두 돌아오는 날이 오다니, 이런 행복한 기분은 처음"이라며 들뜬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토요일 정례 집회 때마다 석방을 기원하는 사람들이 한목소리로 외치는 "에트 쿨람"(모두를), "아크샤브"(지금) 구호가 이날따라 더욱 크고 힘차게 울려퍼졌다.(끝) 시민들은 유대교 명절 수코트(초막절) 첫날인데도 불구하고 이른 새벽부터 광장에 운집해 흰색과 파란색의 이스라엘 국기, 노란색 리본과 풍선 등을 흔들며 자국민의 귀환과 전쟁 종식에 대한 기대를 표출했다. 주최측 추산 50만명이 모였다던 지난 11일 집회보다 군중 규모가 더 큰 것처럼 보였다. 사람들의 시선은 인질 석방 절차를 실시간으로 전하는 중앙 무대 위 대형 스크린으로 쏠렸다. 오전 8시 넘어 하마스가 첫 인질 7명을 국제적십자사(ICRC)에 인계하고, 일부 인질이 가족과 연락됐다는 소식 등이 차례로 전해질 때마다 시민들 사이 막연했던 긴장이 안도로 덮이며 광장은 환호와 함성으로 가득찼다. 진행자는 새로운 소식 사이사이로 "땡큐, 트럼프" 구호를 선창했다. 한 시민은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헬기가 텔아비브 인질광장 상공을 지날 수 있다는 현지 매체 보도를 기자에게 보여주며 "트럼프가 여기에 들렀으면 했는데 아쉽다"고 말해다.
10-13 18:42텔아비브 인질광장에 새벽부터 운집…'20명 생존 인질' 석방 소식에 환호 와인 들이키며 자축도…"2년간 너무 많은 죽음, 오늘만큼은 축제" "땡큐 트럼프" 연호…인질 부친 "아들 껴안고 함께 숨쉬길 기다려" (텔아비브=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지난 2년 너무 많은 죽음, 슬픔을 겪었지만 오늘은 축제에요. 오늘만큼은 마음껏 기뻐할래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됐던 생존자들이 737일만에 풀려나기 시작한 13일(현지시간) 오전 이스라엘 텔아비브미술관 앞 '인질 광장'. 쌍둥이 인질 갈리와 지비의 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입은 아옐레트(53)는 "매주 토요일 이곳을 찾았는데 모두 돌아오는 날이 오다니, 이런 행복한 기분은 처음"이라며 들뜬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토요일 정례 집회 때마다 석방을 기원하는 사람들이 한목소리로 외치는 "에트 쿨람"(모두를), "아크샤브"(지금) 구호가 이날따라 더욱 크고 힘차게 울려퍼졌다. 시민들은 유대교 명절 수코트(초막절) 첫날인데도 불구하고 이른 새벽부터 광장에 운집해 흰색과 파란색의 이스라엘 국기, 노란색 리본과 풍선 등을 흔들며 자국민의 귀환과 전쟁 종식에 대한 기대를 표출했다. 주최측 추산 50만명이 모였다던 지난 11일 집회보다 군중 규모가 더 큰 것처럼 보였다. 사람들의 시선은 인질 석방 절차를 실시간으로 전하는 중앙 무대 위 대형 스크린으로 쏠렸다. 오전 8시 넘어 하마스가 첫 인질 7명을 국제적십자사(ICRC)에 인계하고, 일부 인질이 가족과 연락됐다는 소식 등이 차례로 전해질 때마다 시민들 사이 막연했던 긴장이 안도로 덮이며 광장은 환호와 함성으로 가득찼다. 진행자는 새로운 소식 사이사이로 "땡큐, 트럼프" 구호를 선창했다. 한 시민은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헬기가 텔아비브 인질광장 상공을 지날 수 있다는 현지 매체 보도를 기자에게 보여주며 "트럼프가 여기에 들렀으면 했는데 아쉽다"고 말해다.
10-13 17:09텔아비브 인질광장에 새벽부터 운집…인질 석방 소식에 환호 물결 와인 들이키며 자축도…"2년간 너무 많은 죽음, 오늘만큼은 축제" (텔아비브=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지난 2년 너무 많은 죽음, 슬픔을 겪었지만 오늘은 축제에요. 오늘만큼은 마음껏 기뻐할래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됐던 생존자들이 737일만에 풀려나기 시작한 13일(현지시간) 오전 이스라엘 텔아비브미술관 앞 '인질 광장'. 매주 토요일 인질 정례 집회 때마다 석방을 기원하는 사람들이 한목소리로 외치는 구호가 이날따라 더욱 크고 힘차게 울려퍼졌다. 시민들은 유대교 명절 수코트(초막절) 첫날인데도 불구하고 이른 새벽부터 광장에 운집해 흰색과 파란색의 이스라엘 국기, 노란색 리본과 풍선 등을 흔들며 자국민의 귀환과 전쟁 종식에 대한 기대를 표출했다. 주최측 추산 50만명이 모였다던 지난 11일 집회보다 군중 규모가 더 큰 것처럼 보였다. 오전 8시 넘어 하마스가 첫 인질 7명을 국제적십자사(ICRC)에 인계하고, 일부 인질이 가족과 상봉했다는 소식 등이 차례로 전해질 때마다 광장이 환호와 함성으로 가득찼다. 분홍색 단체 티셔츠를 맞춰입은 한 무리의 여성은 무대에서 울려퍼지는 노래를 따라 떼창하며 행복한 감정을 그대로 표현했다. 인질 얼굴 사진이 담긴 커다란 피켓을 들고 있던 미할은 "2년만에 처음으로, 진정한 미소가 지어지는 것 같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미할은 "인질 가족들에게 마지막까지 광장에 나서겠다고 약속했었다"며 "오늘은 정말로 기쁜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도 계속 평화를 노력하겠지만, 그보다 더 큰 차원에서 좋은 일이 벌어졌으면 좋겠다"며 "나와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겠지만, 팔레스타인도 국가를 만들어 우리와 함께 공존했으면 하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른 아침인데도 와인병을 통째로 들고 마시며 인질 석방을 자축하던 코렌은 "즐겁고, 희망찬 시간"이라며 "이스라
10-13 15:58인질광장에 구름인파, 주최측 50만명 추산…"마지막 집회 이길" "내년 평화상은 트럼프" 네타냐후 언급엔 야유…'중재역할' 위트코프·쿠슈너·이방카 연단 등장에 분위기 절정 "치유·회복에 오래 걸릴것"…"하마스 없앨수 있을까" 1단계휴전 이후 평화지속 여부 우려도 (텔아비브=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매주 이 광장에 나와서 인질 가족들을 도왔는데…그들이 정말로 풀려나면 오늘 집회가 마지막이 될 수 있겠지요." 11일(현지시간) 오후 이스라엘 텔아비브미술관 앞 '인질광장'. 백발의 자원봉사자 샤이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2년여만에 남은 모든 인질이 귀환한다는 소식을 두고 "너무 오래 기다린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연합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따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단계 휴전에 합의한 직후 이스라엘을 다시 찾았다. 예정된 토요일 정기 집회는 오후 8시에나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인질 석방 소식으로 기대감에 들뜬 사람들이 점심 직후부터 광장에 모여들며 북새통을 이뤘다. 검증된 숫자는 아니지만 주최측은 50만 명으로 추산했다. 기타 반주에 맞춰 "야세 샬롬, 베알 콜 이스라엘"이라며 평화를 희망하는 히브리어 노래를 떼창하는 소리가 광장에 울려펴졌다. 스프레이 페인트로 "당신들을 기다린다"는 그래피티를 그리는 퍼포먼스도 눈에 띄었다. 가상현실(VR) 기기로 가자 땅굴에 갇힌 인질들의 1인칭 시점을 체험해본 중년 남성 티브는 "솔직히 좀 무서웠다"며 살짝 미소지었다. 그는 "힘든 일을 겪은 인질들이 돌아온다는 행복한 소식에 딸들을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이스라엘·미국 국기를 함께 들고 있던 백발의 유대인 라미는 "이스라엘인이기 때문에 여기에 모인 것"이라는 말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번 일은 트럼프가 해낸 것"이라며 "트럼프가 주먹을 내려치며 '이제 충분하다'고 윽박지르니 그제서야 국경 양 쪽의 극단주의자들, 하마
10-12 13:55(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는 베네수엘라 2대 철강기업 중 하나인 시벤사(SIVENSA) 소유주 가문 출신의 중도보수 민주야권 지도자다. 국회의원(2011∼2014년) 출신인 그에게서 떼어낼 수 없는 용어 하나를 고르라면 단연 '차비스모'(Chavismo)가 꼽힌다. 12일 현재(한국시간 기준) 26년째 이어지는 베네수엘라 좌파 집권사로도 치환할 수 있는 '차비스모'는 대체로 민족주의적 사회주의 포퓰리즘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통칭된다. 이 단어는 베네수엘라 정계 거물이었던 우고 차베스(1954∼2013) 전 대통령(1999∼2013년 재임)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1992년 군사 봉기를 일으켰다 실패한 뒤 옥고를 치른 차베스는 1998년 12월 대선 승리 후 이듬해 2월 취임하고서 제헌의회를 통해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6년으로 늘리고 행정부 권한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신헌법 제정을 주도했다. 2002년 4월 쿠데타로 잠시 실각했다가 군내 충성파의 지원을 받아 이틀 만에 권좌에 복귀하기도 한 그는 2006년과 2012년 대선에서 거푸 승리를 거뒀다. 이 기간에는 자유무역 체제 지양·빈민 구제·직접 민주주의 확대·민족주의 성향 강화 등으로 요약되는 '21세기 사회주의' 씨앗을 뿌렸다. 차베스 정부는 '반미'(反美)를 기치로 내걸고 외국 자본에 의해 좌지우지됐던 석유 산업을 비롯해 전력·통신 등 주요 인프라를 국유화했다. 2004∼2008년쯤엔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100달러로 급등하면서 베네수엘라 경제는 호황을 맞았다. 차베스 정부는 이 시기 '남아도는 돈'을 산업에 일부 재투자하면서도 막대한 비중을 사회복지 분배 예산에 배정하면서 빈곤율을 62.1%(2003년)에서 31.9%(2011년)까지 떨어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폭락과 함께 베네수엘라 경제도 곤두박질쳤다. 펀더멘털이 약했던 베네수엘라는
10-12 07:07웹툰엔터, 마블 전시장 옆에 대형부스…웹툰 美저변 확대 시도 '케데헌' 성우 팬미팅·피규어 매장도 '눈길'…한국기업 4곳 공동전시관 참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막한 엔터테인먼트 전시회 '뉴욕 코믹콘(NYCC) 2025'는 북미 대중문화 업계에서 웹툰(웹코믹스)이 변방의 서브컬쳐(하위문화)에서 주요 콘텐츠 소비 방식 중 하나로 빠르게 자리매김해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12일까지 4일간 뉴욕 맨해튼 자비츠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뉴욕 코믹콘은 매년 2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려드는 북미 지역 최대 대중문화 전시 행사 중 하나다. 만화,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등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 전시 및 상품 판매를 비롯해 팬 미팅, 사인회 등 '팬심'을 자극하는 각종 부대행사가 4일 내내 즐비하게 열린다. 전시 기간 중 가장 방문객이 적다는 개막일임에도 불구하고 개장 시간 전부터 행사장으로 들어가려는 관람객들로 컨벤션센터 입구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북미 지역 '덕후(오타쿠·특정 분야에 심취한 마니아)의 성지'로 꼽히는 코믹콘의 위상을 실감케 하듯 마블 코믹스 캐릭터나 일본 게임·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다양한 의상으로 코스프레를 한 관람객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올해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변화는 북미 콘텐츠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웹툰의 도약이었다.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모회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이하 웹툰 엔터)는 올해 뉴욕 코믹콘에서 대형 전시부스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코믹콘 전시장 입구 부근에 자리 잡은 웹툰 엔터의 대형 전시장은 첫날 오전부터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전시장 바깥으로는 '뽑기 기계'로 경품을 노리려는 관람객으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팝스타의 죽음' 작가 바이올렛 카림, '오멘 걸'의 작가 유에 양 등 북미 지역 크리에이터들이 나와 사인회를 열었다. 웹툰 엔터는 지난해 6월 미국
10-10 06:25첨성대·황리단길·월정교 등 곳곳에 APEC 시설 눈길 주요 시설 공사 마무리…거리 신호등에도 APEC 전광판 설치 (경주=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경북 경주 어디를 가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문구가 보여서 행사가 열리는 도시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추석 연휴 닷새째인 7일 오전 경주 첨성대와 황리단길 등이 모여 있는 황남동 일대. 가족과 관광을 온 김민욱(50대) 씨는 "길을 걷다 보면 APEC 관련 현수막이나 포토존이 곳곳에 보인다"며 "APEC 개최 도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경주에는 약한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했지만, 황남동 일대는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거리에는 APEC 성공개최 기원 행사 현수막이 내걸렸고 대형 APEC 꽃 조형물이 설치돼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관광객을 태운 택시에도 APEC 홍보물이 부착된 모습이었다. 황남동 고분군에 설치된 APEC 꽃 조형물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거나 APEC 현수막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울산에서 왔다는 최모(60대) 씨는 "APEC 문구가 자주 보여서 행사가 곧 열린다는 생각이 든다"며 "체험 행사도 다양하게 열렸으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황남동 인근 교동에 있는 월정교에도 관광객 발길이 이어졌다. 인근에서는 APEC 기간인 오는 29일 열리는 '한복 패션쇼'를 위한 수상 특설무대 설치 공사도 한창이었다. 경북도와 경주시, 한국한복진흥원은 월정교를 배경으로 한복과 '5韓(한)'(한복, 한식, 한옥, 한지, 한글) 콘텐츠가 어우러진 한복 패션쇼를 개최한다. 주최 측은 APEC 참가자들과 일반 시민들도 한복 패션쇼를 관람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경주국립박물관을 찾은 시민들은 APEC 관련 시설로 활용될 부속건물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거나 내부를 들여다보기도 했다. 일반인의 출입은 통제된 상태였다. 한옥 풍의 해당 시설은 당초 APE
10-07 13:56시작 1시간전부터 100m 이상 줄…전 세계 개발자 1천500여명 참석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챗GPT 주간 활성 이용자가 8억명을 돌파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북쪽 해안가에 위치한 포트 메이슨(Port Mason).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태평양 전선으로 향하는 군항에서 문화 및 레크리에이션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한 이곳에서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렇게 말했다. 오픈AI의 개발자 콘퍼런스 '데브데이(DevDay) 2025'에서다. 오픈AI가 2022년 11월 챗GPT를 출시한 이후 세 번째 행사로, 이날 행사는 달라진 오픈AI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줬다. 2023년 열린 행사에서는 일부 개발자와 미디어를 초청했지만 규모는 수백명 수준이었고, 지난해에는 따로 미디어를 초청하지 않았다. 올해는 전 세계 미디어를 초청했다. 전 세계에서 온 개발자도 1천500명을 넘었다.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는 행사 등록을 위해 100m가 넘는 줄이 이어졌고, 행사장은 참석자들로 빼곡했다. 한 참석자는 "2천명 안팎의 개발자들이 참석하는 구글과 애플 개발자 콘퍼런스에 버금간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챗GPT를 앞세워 AI 열풍을 이끌고 있다. 이날 행사 전에는 미 반도체 기업 AMD와 대규모 계약 체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오픈AI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으로 AMD 주가가 한때 30% 넘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기업 가치도 5천억 달러(약 700조원)에 이르며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스타트업에 오르기도 했다. 오전 10시 10분. 올트먼 CEO가 "굿모닝, 데브데이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파란색 셔츠와 청바지 등 자신만의 특유의 복장을 한 올트먼 CEO는 챗GPT의 인기에 대한 언급으로 키노트(기조연설
10-07 08:06(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챗GPT가 출시된 지 1년 3개월이 지났던 지난해 2월 초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기사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렸다. 올트먼이 향후 자본 조달을 위해 예비 투자자들을 만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올트먼이 목표로 하고 있는 투자금은 자그마치 5조∼7조 달러(9천800조원)였다. 소식통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구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기능이 대폭 향상된 반도체를 설계하고, 생산 시설까지 건설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 펀딩 규모는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거액이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가총액을 합산한 6조 달러보다도 큰 금액이었고, 2023년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전체 매출액인 5천270억 달러의 10배가 넘었다. '7조 달러'는 화제가 됐다. 그러나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금액에 생뚱맞았고 가십성으로 오르내렸다. 당시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1천억 달러도 안 됐다. 기사가 나온 며칠 뒤 올트먼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2024 세계정부정상회의(WGS) 둘째 날 화상으로 대담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그는 "7조 달러를 모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함께하는 데 관심 있느냐"는 대담자의 농담 섞인 질문을 받았고, 이에 웃으며 "모으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제발 알려달라. 호기심이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며칠 뒤 인텔의 파운드리 전략 발표 행사인 'IFS(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에 참석해 당시 인텔 CEO인 팻 겔싱어와 대담했다. 그는 "7조 달러는 무엇에 관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내가 뭐라고 얘기할 수 있겠나. 누구라도 아무 기사를 쓸 수 있다. 잘못된 기사를 고치러 다니는 것이 나의 주된 일은 아니다"라고 애써 무시했다. 그러나 2년 가까이 지난 현재 올트먼은 자신의 '큰 그림'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세계 곳곳
10-05 07:07하마스와 막판 줄다리기속 이스라엘 공격 지속…폐허로 변한 가자 이스라엘군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스데로트[이스라엘]=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3일(현지시간) 오후 이스라엘 남부 스데로트의 언덕에 있는 전망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경계선 '그린라인'까지 불과 1.5㎞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곳에 오르자 가자지구 북부의 베이트라히아, 베이트하눈, 자발리아에 이어 가자시티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뿌연 미세먼지 때문에 시야가 조금 흐렸지만, 방대하게 펼쳐진 콘크리트 잔햇더미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의 모습이었다. 전망대 위로 헬리콥터 소리가 들리자 스페인에서 온 한 유튜버가 "이스라엘군의 아파치 헬기"라며 말했다. 이어 가자시티 쪽 거리에서 흙먼지가 일며 '두두두두'하는 중저음의 기관포 사격 소리가 들려오더니, 잠시 후에는 가슴이 흔들릴 정도의 진동과 함께 '쿠궁' 하는 폭음이 공기를 찢었다. 바람이 적게 부는 날씨 때문이었는지, 타격 지점에서부터 수십m 위로 피어오른 연기는 한동안 서서히 퍼져나갔다. 이날 기자가 이곳 '기바트 코비' 언덕에 머무르며 목격한 연기 기둥만 4개였다. 가자지구에 더 근접한 '블랙 애로' 전망대도 찾았지만, 이스라엘군 초병들은 사전에 허가되지 않은 민간인의 출입이 현재 허용되지 않는다며 기자를 막아섰다. 다만 전망대 앞에 대기 중인 탱크와 장갑차, 중장비 수십 대를 사진으로 촬영하는 것은 막지 않았다. 해군으로 의무복무를 마친 뒤 예비군으로 동원됐다는 네오(24)는 돌아서는 기자를 향해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전쟁 종식을 종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령의 최후통첩을 받아 든 상황 속에서도 가자시티 장악을 위한 공세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하루 동안 가자시티에서만 42명이 숨진 것을 포함해 가자지구 전역에서 총 72명이 사
10-04 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