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중전회서 2026∼2030년 발전계획 논의…"기술혁명·산업혁명 역사적 기회 잡아야"
반도체·AI·로봇·양자기술 등에서 '굴기' 박차
이미지 확대
2019년 미중 정상회담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중간 패권 경쟁이 '신냉전'으로 불릴 정도로 격화된 가운데 'AI 굴기', '반도체 굴기' 등을 추구하던 중국이 향후 5년간 첨단 과학기술 자립을 통해 미국의 봉쇄 시도를 돌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23일 관영매체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은 이날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 종료 후 공보를 통해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과 관련해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에서 자립·자강을 가속화하자"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 기간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신품질(新質) 생산력이 고품질(高質量) 발전의 새로운 엔진에 불을 붙일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미중 갈등을 비롯한 외부 불확실성을 돌파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이 강화하려는 분야로는 반도체·인공지능(AI)·로봇 ·양자기술 등이 꼽힌다.
중국으로서는 디커플링(공급망 분리)을 내세우며 자국의 '목을 조르는' 미국의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 첨단기술 자립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상황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만 해도 주로 관세를 수단으로 중국을 압박했지만,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를 거쳐 트럼프 2기 행정부로 오면서 중국이 첨단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식으로 압박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최근 미국과 공방을 주고받으며 협상할 수 있는 배경에도 중국의 가파른 기술 발전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미국의 '무기'인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자립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중 반도체 격차가 '몇 나노 초'(10억 분의 몇초)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중국은 또 자국이 무기화한 희토류와 관련해서는 채굴·제련·분리 관련 기술 수출에 대해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미지 확대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휴머노이드 로봇 운동회의 권투 경기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산업 측면에서도 최근 생성형 AI를 비롯한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그에 따른 사회적 영향력이 커진 만큼, 중국으로서는 계획 경제의 특징을 활용해 국가적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유인이 있는 상황이다.
4중전회에서는 "새로운 과학기술혁명 및 산업혁명의 역사적 기회를 잡아야 한다"면서 "과학기술 발전의 고지를 선점하고 끊임없이 신품질 생산력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중국이 10년 전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며 내놨던 '중국제조 2025'(메이드 인 차이나 2025)가 마무리되는 해인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후속 산업 전략이 논의됐을 가능성도 있다.
반도체 등에서 아직 완전히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중국은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전기차·조선 산업 등에서 선도적 지위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있다.
4중전회에서는 "원천적 혁신 및 핵심 기술에서의 난관 돌파를 강화하고, 과학기술 혁신 및 산업 혁신의 깊은 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제15차 5개년 계획은 중국의 장기 발전 계획상에서도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은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려 한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실력, 핵심기술 돌파 등 과학기술 실력을 비롯해 종합적 국력 등에서 크게 도약하겠다는 의미로, 이번 계획이 목표 달성을 위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중국은 이후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만들겠다는 계획인데, 이는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뜻하며 사실상 미국을 넘어 세계 최강국으로 발돋움하려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bsch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10/23 19:43 송고
2025년10월23일 19시43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