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노선에 대만 자치 지지' 日다카이치, 中과 마찰 우려
대만 정리원은 노골적 친중 행보…양안 관계 국면 전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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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일본과 대만에서 최근 선출된 보수 성향의 여성 지도자들이 중국에 대해서는 극단적으로 상반된 기조를 드러내고 있어 동아시아 외교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끈다.
특히 친미, 독립 성향 세력이 정권을 잡고 있는 대만에서 제1야당의 새로운 수장이 친중 행보를 보이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3일 일본과 대만 현지 매체들 보도를 종합하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와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 정리원 신임 주석(대표)은 여성이자 보수 정당의 당내 비주류 출신으로 이와 관련해 중국과의 관계 변화가 예고됐다.
우선 '아베의 귀환'으로 표현될 만큼 강경 보수 성향이 강한 것으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에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할 전망이어서 중일 관계의 긴장 고조가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에 대해 강경하고 대만 자치를 지지한다"고 지적하면서 아시아 이웃 국가들과 마찰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분석했다.
라이프-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국제학 교수는 NBC 방송에 "중국은 다카이치가 주장하는 평화헌법 개정, 해양 안보 강화, 대만 지원 강화 등에 대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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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제1야당 국민당 정리원 신임 주석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대만 보수 국민당의 대표가 된 정 주석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할 의향이 있다고 말하는 등 당선되자마자 중국에 '러브콜'을 보내는 듯한 인상이다.
두 섬나라 간의 이러한 차이는 자유 진보 진영이 친미 성향이고 보수 우파 진영이 친중 성향인 대만의 독특한 정치환경에 기인한다.
정 주석이 원래는 현 여당인 민진당 출신이었다가 오래전 전향한 인물이라는 점 또한 특기할 만하다.
싱가포르의 중국어 매체인 연합조보는 이날 "정리원의 굴기는 외부에서 대만 정치의 미래에 대한 또 다른 상상을 하도록 만들고 있다"라며 "궁금한 점은 (이번에 탄생한) '신시대 국민당'이 (시 주석의) '신시대 공산당'과 어떤 불꽃을 일으킬지다"라고 밝혔다.
이 매체는 이어 "정리원의 등장은 베이징을 안심시키고 대만해협의 갈등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대만 문제의 최종 해결은 중국과 미국 간 '하드파워' 경쟁이 결정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야당 지도자가 할 수 있는 역할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만이 현재 여소야대 정국이라는 사실과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지지율이 역대 최악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그의 영향력이 작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정 신임 주석이 통일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중국 정부가 원하는 수준까지 입장을 드러내지는 않았다고 연합조보는 짚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총편집인을 지낸 관변 논객 후시진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정리원 현상은 국민당이 돌아왔다는 것만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대만의 정치 생태계가 바로잡히기 시작했다는 것을 처음 알리는 천둥과 같은 큰 소리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만 통일연맹당 명예주석 치자린도 홍콩 매체 중평사에 "현재와 같이 양안 관계가 긴장된 국면에서 정리원의 취임은 대만 정치의 최대 변화이자 양안 관계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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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3 16:20 송고
2025년10월23일 16시20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