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찰 주도…태국·필리핀도 참여
초국경 범죄 척결 위한 '정보공유'…은색수배서 활용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경찰 국제공조협의체 출범식에서 발언을 듣고 있다. 태국·필리핀·라오스 등을 비롯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아세아나폴(아세안 지역 경찰협력체) 등 국제경찰 협력기구도 이번 협의체에 참여한다. 2025.10.23 sab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박수현 기자 = 한국·캄보디아·미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8개국이 참여하는 경찰 중심의 '국제공조협의체'가 23일 출범했다.
경찰청은 이날 오후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협의체 출범식을 열었다. 태국·필리핀·라오스 등을 비롯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아세아나폴(아세안 지역 경찰협력체) 등 국제경찰 협력기구도 참여한다.
한국 경찰이 주도하는 협의체는 국제사회가 초국경 범죄단지에 공동 대응하는 첫 공동 협력 플랫폼이라고 경찰청은 설명했다.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사이버사기, 가상자산 범죄 등 국경을 초월한 신종 범죄에 대응하는 실질적 공조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최근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스캠(사기) 단지들은 조직폭력, 감금, 인신매매까지 이어지며 인권 문제도 불거진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시릴 구트(Cyril Gout) 인터폴 치안서비스사무차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경찰 국제공조협의체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태국·필리핀·라오스 등을 비롯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아세아나폴(아세안 지역 경찰협력체) 등 국제경찰 협력기구도 이번 협의체에 참여한다. 2025.10.23 saba@yna.co.kr
경찰청은 협의체를 통해 ▲ 초국경 합동 작전 ▲ 스캠 단지 정보공유 강화 ▲ 공조수사 활성화 ▲ 국가 간 실시간 대응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한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인터폴·아세아나폴·유엔 마약범죄사무국(UNODC) 등 국제경찰기구 및 주요 공조국들과 작전 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인터폴 관계자는 이날 발족식에서 "협의체에 참여하는 기관들 조율에 앞장서겠다"며 전 세계 스캠 범죄에 대한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미국 국토안보국(HSI) 측도 초국경 합동 작전(Breaking Chains)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각국 법 집행기관과 효과적 전략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준형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스캠 단지는 단순한 금융사기를 넘어 인신매매, 조직폭력, 사이버범죄가 결합한 국제 범죄"라며 한국 경찰이 협의체를 통해 새로운 국제치안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발족식을 마치고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초국경 범죄 척결을 위한 회원국 간 정보공유의 중요성이 수차례 언급됐다.
시릴 구트 인터폴 치안서비스 사무차장은 "인터폴이 하는 일은 본격적인 수사라기보다 정보공유"라며 "이런 방법은 (타국의) 주권을 침해하기보다 수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인터폴이 시범 운영 중인 신종 수배서로, 범죄수익과 자산을 추적·동결·환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부하는 은색 수배서도 초국경 범죄 근절을 위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국제협력관은 "올해 한국 경찰은 7건의 은색수배서를 발령했고 대부분이 스캠 관련"이라며 "다른 국가에 비해 더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연말까지 할당된 9건을 다 채울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캄보디아 범죄단지들이 태국, 미얀마, 베트남 등 인접 국가로 이동하면서 이른바 '풍선효과'가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 국제협력관은 "경찰 현지 주재관 등을 통해 민감하게 현지 상황을 체크하고 모니터링하고 있고,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해 문제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향후 협의체 참여국을 확대할 계획이다.
dhle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0월23일 18시27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