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적 재정 정책을 공언해온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내각이 출범했지만 증권가는 과거처럼 '슈퍼 엔저' 현상의 재연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그간 다카이치 총리가 확장적 재정 정책 및 통화 정책을 골자로 한 아베노믹스를 지지한 만큼 시장은 즉각적으로 장기 금리 상승과 엔화 약세로 반응했다"며 "2012년 아베 총재 당선 이후 달러-엔이 추세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사례를 우려한 듯하다"고 전했다.
그는 "다카이치의 정책 기조는 아베노믹스와 방향성은 같지만 강도는 다를 것"이라며 " 당시 일본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컸던 만큼 구조적인 정책 변화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함과 동시에 엔화의 추세적인 약세 기조를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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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확장적 재정 정책을 공언해온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내각이 출범했지만 증권가는 과거처럼 '슈퍼 엔저'(엔화 가치 하락) 현상의 재연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카이치 일본 자민당 총재는 전날 총리 지명 선거에서 신임 총리로 선출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여자 아베'로 불릴 정도로 아베 신조 전 총리 생전 '아베노믹스'(확장적 경제 정책)의 대표적 지지자였다.
이에 아베 전 총리 당시의 엔저 현상이 이번에도 재연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경제 및 증시 상황이 과거와 달라 다카이치 총리가 대규모 확대 재정 정책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엔화 가치가 단기적으로는 하락하겠지만, 점진적으로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국내 증시에는 부정적이라는 인식이 있다.
일본과 수출 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는 데다 원화 가치도 하락 압력을 받아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아베노믹스 추진 당시 일본 경제의 가장 급선무는 디플레이션 탈출이었고 이를 위해 일본 중앙은행과 공조로 막대한 유동성을 풀 수 있었지만, 현재 일본 경제는 인플레이션 국면에 이미 진입해 있다"며 "과도한 돈 풀기 정책이 인플레이션이 아닌 하이퍼(초)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위험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본의 10년 국채 금리가 1.5%대, 30년 국채 금리가 3.3%대 수준인 상황에서 대규모 확장적 재정 정책이 추진될 경우 국채 금리의 추가 급등 가능성이 큰 데다 금리 정상화를 진행 중인 일본은행의 협조도 미지수라고 짚었다.
아울러 그는 슈퍼 엔저가 재연되면 일본 기업이 고율 관세를 회피할 수 있어 이를 "미국이 용인해줄지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사이클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을 고려하면 엔화 가치는 점진적이지만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그간 다카이치 총리가 확장적 재정 정책 및 통화 정책을 골자로 한 아베노믹스를 지지한 만큼 시장은 즉각적으로 장기 금리 상승과 엔화 약세로 반응했다"며 "2012년 아베 총재 당선 이후 달러-엔이 추세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사례를 우려한 듯하다"고 전했다.
그는 "다카이치의 정책 기조는 아베노믹스와 방향성은 같지만 강도는 다를 것"이라며 "(아베 전 총리) 당시 일본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컸던 만큼 구조적인 정책 변화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함과 동시에 엔화의 추세적인 약세 기조를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는 일본은행의 정책 정상화(금리 인상과 자산 매입 축소)가 진행되는 가운데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과거와 달리 확대된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하면 다카이치의 등장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을 늦출 수는 있어도 인상 기조 자체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ngin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2025/10/22 13:49 송고2025년10월22일 13시49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