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미국 일리노이주> 게티이미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2025년 7월 24일에 촬영된 미국 일리노이주 클린턴 소재 컨스털레이션사(社) 클린턴 청정에너지센터의 원자력발전소 항공사진.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Photo by SCOTT OLSON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Getty Images via AFP) 2025.10.22.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정부가 냉전시대 핵탄두에 들어 있던 무기급 고순도 플루토늄 19t을 에너지 기업들이 원자력발전소용 연료로 쓸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이날 이런 방침을 문서로 밝히면서, 신청을 거쳐 선정된 업체들은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허가장을 신속절차를 통해 받아 원자력 시설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이 투자한 '오클로'와 프랑스의 '뉴클레오' 등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기업 2곳은 이번에 플루토늄 사용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FT는 전했다.
양사는 공동사업의 일환으로 지난주에 미국에 최대 20억 달러(약 2조9천억원)를 투자해 차세대 핵연료 생산과 제조 인프라 구축에 쓰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에너지부의 이번 조치는 인공지능(AI) 서비스 운영 등으로 커지고 있는 미국의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산업을 진흥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따른 것이다.
미시간주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앞으로 2년 안에 원자력발전소가 재가동될 예정이고 SMR 개발에 수십억 달러가 투자되기도 했으나, 핵연료 부족으로 원전 업계의 성장이 지연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SMR은 '고수준 저농축 우라늄'(HALEU)이라고 불리는 우라늄 235 비율이 5∼20%인 연료를 주로 이용하는데, 이 연료의 공급은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는 작년에 러시아로부터 우라늄을 수입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을 작년 5월에 공포했고, 이 법은 작년 8월부터 시행 중이다. 러시아도 작년 11월 우라늄 수출금지 조치를 발표했으나, 예외조항과 특별허가 등이 있어 실제로는 러시아의 대미 우라늄 수출이 계속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우라늄을 수입하지 않으면 핵연료 조달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5월 국내 원전 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행정명령 4건을 발령했으며, 그중 2건은 에너지부가 남는 핵연료를 찾아내 원자로 개발업체들이 쓸 수 있도록 하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플루토늄을 상업적으로 사용토록 한다는 점과 플루토늄이 잘못된 손에 들어갈 경우의 위험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의 반핵 과학자 단체 '우려하는 과학자들 연합'(UCS)의 핵발전안전 국장인 물리학자 에드윈 라이먼은 "플루토늄을 마치 핵무기처럼 보호할 것이라는 보증이 없는 한 도난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이들이 있고 연방정부가 합당한 기준을 부과할 것이라고 신뢰할 수 있다면 큰 걱정거리가 아니겠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는 얘기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축된 플루토늄을 이용하겠다고 신청하는 업체들은 핵물질 재활용 계획, 이를 통한 핵연료 제조 계획, 안전 절차에 대한 상세한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뉴클레오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스테파노 부오노는 플루토늄을 "매우 기꺼이" 사용할 것이라며 "미국이 보유한 9만2천t의 사용후 핵연료가 있으므로, 미국은 100년간 에너지 독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걸림돌도 있다.
이전에도 민수용 목적으로 플루토늄을 사용하려던 시도가 있었으나, 플루토늄을 연료로 전환하는 데 드는 비용이 계속 증가하면서 2018년에 계획이 취소됐다.
또 핵 폐기물에 대한 통제권은 법적으로 연방의회에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방식으로 플루토늄을 기업들에 내줄 법적 권한이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미국 에너지부는 FT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limhwasop@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2025/10/22 11:41 송고2025년10월22일 11시41분 송고
(클린턴 <미국 일리노이주> 게티이미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2025년 7월 24일에 촬영된 미국 일리노이주 클린턴 소재 컨스털레이션사(社) 클린턴 청정에너지센터의 원자력발전소 항공사진.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Photo by SCOTT OLSON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Getty Images via AFP) 2025.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