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대사관서 국정감사…다카이치 총리 가능성에 "선출된다고 봐도 돼"
"한미일 협력은 시대 추세…과거사에서 日에 양보하는 일 없을 것"
이미지 확대
주일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서 선서하는 주일대사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이혁 주일 한국대사가 18일 일본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2025.10.18 psh59@yna.co.kr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박상현 특파원 = 이혁 주일 한국대사가 올해 한국 정부 주최 사도광산 노동자 추도식 일정과 관련해 "시기는 대략 11월 말 정도로 생각한다"고 18일 밝혔다.
이 대사는 이날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지난해 일본 측 추도식이 열렸던 11월 24일 언저리에 (니가타현) 사도섬에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지난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매년 현지에서 노동자 추도 행사를 열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한국은 일본 측 추도사 내용에 조선인 노동의 강제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판단 등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 추도식에 불참했다.
작년에는 일본 추도식 이튿날인 11월 25일 한국 추도식이 열렸고, 올해는 일본이 지난 9월 13일 한국 유족이 불참한 가운데 이미 '반쪽' 추도식을 개최했다.
이 대사는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이 '차관급이 가서 추도해야 하지 않느냐'고 질의하자 "주일 대사가 가서 추도사를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대사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후임으로 유력시되는 다카이치 사나에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의 총리 선출 가능성과 관련해 "거의 (총리로) 선출된다고 봐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지난 10일 공명당이 연정 이탈을 선언하면서 위태로운 상황에 몰렸으나 자민당과 제2야당 일본유신회가 새로운 연정 추진을 위한 정책 협의를 개시하면서 오는 21일께 총리 취임이 다시 유력시되고 있다.
자민당과 유신회 측은 전날 정책 협의 후 "크게 진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사는 자민당과 보수 성향 유신회가 손을 잡아 외국인 정책 등에서 일본 정부가 우경화할 우려와 관련해서는 "다카이치 총재도 총리가 된다면 대외관계를 그르치면 안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재고할 부분은 재고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이미지 확대
주일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서 업무현황 보고하는 주일대사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이혁 주일 한국대사가 18일 일본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 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2025.10.18 psh59@yna.co.kr
그는 한일관계와 관련해 "좋은 상태인 외교관계를 바탕으로 서로 국익에 도움이 될 많은 분야에서 협력과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며 "한국과 일본은 멀고도 가깝다고 했는데, 이제는 가깝고 가까운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미일 안보, 국방 협력 강화는 시대 추세가 된 것 같다"면서도 "한미일 군사 동맹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윤석열 정부 때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 해결책으로 제시된 '제3자 변제' 해법에 일본 전범 기업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자발적으로 기부하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한일관계에서 추진하는 '투 트랙 기조'에 대해 "절대로 과거사 개별 사안에서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한일 관계의) 생산적 발전이 가급적 지장을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나루히토 일왕의 부친인 아키히토 상왕의 방한 추진을 제안하자 "굉장히 신중하고 사려 깊게 접근해야 한다"며 "일왕이 언제가 되든 방한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제 임기 중에 한다고는 말씀 못 드린다"고 답했다.
그는 일본 내 총영사 중 절반가량이 공석인 것과 관련해서는 "곧 임명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와 빈번히 만나며 한일 협력 흐름을 이어가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과거에 일본을 향해 비판적 발언을 하고 한일관계 개선을 추진한 윤석열 정부를 공격했던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한일관계를 중시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데 대해서는 일본 등에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제기되기도 했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우키시마호나 조세이 탄광 문제에서 일본 지식인과 시민운동가를 만나 용역을 주는 등 공공 외교를 하는 것이 일본 측에 압박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evan@yna.co.kr, psh59@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10/18 14:53 송고
2025년10월18일 14시53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