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퀘라 대통령, 패배 인정…"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전념"
최종 개표 결과 56.8% 득표율로 결선투표 없이 당선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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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현지시간) 치른 말라위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한 피터 무타리카 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전·현직 대통령이 재격돌한 남아프리카의 세계 최빈국 말라위 대선에서 민주진보당(DPP)의 피터 무타리카(85) 전 대통령이 승리하며 5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지게 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여당 말라위의회당(MCP) 후보로 나선 라자루스 차퀘라(70) 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국영TV 연설에서 "무타리카 전 대통령과 통화해 승리를 축하하고 행운을 빌었다"고 밝혔다.
차퀘라 대통령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개표 결과 발표를 몇 시간 앞두고 "무타리카가 이미 극복할 수 없는 우위를 점한 것이 분명하다"며 패배를 인정하고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위해 전념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총선, 지방선거와 함께 치른 이번 대선에는 총 17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2014년 대선, 부정선거로 무효가 된 2019년 대선 이후 다시 치른 2020년 재선거에 이어 다시 맞붙은 무타리카 전 대통령과 차퀘라 대통령의 '2파전' 양상이었다.
이날 선관위가 발표한 최종 개표 결과에 따르면 무타리카 전 대통령은 56.8%(304만표)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3.0%(177만표)를 얻은 차퀘라 대통령을 크게 앞섰다. 과반을 득표함에 따라 결선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됐다고 선관위는 밝혔다.
차퀘라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59%에 가까운 득표율로 무타리카 당시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했으나 경기 침체 속에 급격한 물가 상승과 식량·연료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그의 집권 기간 인플레이션은 약 8%에서 27%로 급등했고, 주유소의 긴 줄은 일상이 됐다. 2023년 사이클론 프레디로 1천200여명이 숨졌고, 지난해 엘니뇨로 인한 가뭄은 농작물 수확 감소와 식량 불안정으로 이어졌다.
무타리카 전 대통령은 차퀘라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이런 불만을 기반 삼아 재기에 성공했다. 2004∼2012년 형 빙구 와 무타리카 대통령 재임 당시 내각에 몸담으며 말라위 정치계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그는 2014∼2020년 대통령을 지냈다.
1964년 영국에서 독립한 말라위는 농업에 의존한 경제구조로 세계에서 매우 가난한 국가로 꼽힌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말라위 인구의 약 70%가 하루에 2.15달러 미만으로 생활할 정도로 빈곤이 심각하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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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5 05:29 송고
2025년09월25일 05시29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