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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분투는 “네가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공동체 정신을 담은 반투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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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급한 나를 구속한 선입견…가나서 만난 '어른'이 깼다
    성급한 나를 구속한 선입견…가나서 만난 '어른'이 깼다

    이현정 한국수출입은행 대외협력기금(EDCF) 카이로 소장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세계 장기 집권 독재자 대부분은 아프리카에 있다. 이러한 아프리카의 고질적인 문제의 연원은 과거 식민 지배 시절에서 일정 부분 찾을 수 있다. 당초 식민통치국들은 역사적, 지리적, 문화적 차이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베를린회의 결과에 따라 인위적인 직선으로 국경을 그었다. 식민지배국은 통치 기간 일부 부족에 더 우월한 지위를 부여하고 중간 관리자로 활용했다. 서로 다른 부족들은 새로 만들어진 인위적인 국경에 묶여 하나의 국가로 강제 통합됐다. 국가 정체성이 자리 잡기도 전에 2차 대전 후 식민통치국의 지배자들이 황급히 떠났고, 아프리카는 너도나도 독립을 선언했다. '분할지배정책'(Divide and Rule)은 한 집단을 여러 집단으로 나눠 각 집단을 서로 대립시키고, 이를 통해 지배자가 손쉽게 통치하는 전략이다. 식민지 시절부터 싹튼 부족 간 갈등은 내전으로 이어졌다. 혼란 속에서 무력을 가진 군인들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다. 이후 대내외의 민주화 압박 속에서 형식적인 선거가 도입됐다. 그 결과 군부 출신이 대통령에 당선됐고 이들은 권력의 맛에 취해 영구 독재를 시도했다. 이런 서사 속에서 30년 넘게 집권한 독재자들이 다수 등장했다. 독재자 한 명의 장기 집권이 아니더라도 형식적인 다당제, 실질적 일당제 구조 속에서 같은 정당이 30년 이상 권력을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 투표조작이나 불공정 선거를 불사하면서 대통령을 배출하는 방식이었다

    10-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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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 다시 보자: 3억 중산층 너머 '한류' 새 기회
    아프리카 다시 보자: 3억 중산층 너머 '한류' 새 기회

    최두영 고려대 아시아·아프리카개발협력센터 연구위원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아프리카는 아직도 많은 이에게 멀고 낯선 곳으로 여겨진다. 뉴스에 비치는 분쟁과 기아는 '도움이 필요한 대륙'이라는 이미지를 굳힌다. 그러나 54개 나라가 모인 아프리카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바뀌는 현장이다. 성장 속도가 빠른 경제, 도시로 모여드는 젊은 인구, 정보통신 기반의 새 산업이 우리가 놓친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지난 10년 안팎 국제 사회가 '아프리카의 부상'을 말해 온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3억명에 이른다는 '중산층'이 있다. 편견을 걷어내고 생활의 현장을 들여다보는 일에서 한국의 새로운 길이 열린다. 이제 숫자만 보지 말고, 숫자 뒤에 있는 삶을 함께 읽어야 한다. ◇ 3억 중산층, 정의부터 다시 본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은 1인당 일일 소비 지출 2∼20달러(약 2천856원∼2만8천560원)를 중산층으로 본다. 이 기준으로 보면 인구의 3분의 1이 중산층에 속한다. 다만 그중 적지 않은 이들이 2∼4달러 구간의 '유동 계층'이다. 외부 충격에 쉽게 흔들리지만, 이들은 곧 내일의 주된 소비층이기도 하다. 소득만으로 사회의 허리를 재단할 수는 없다. 직업·자산·교육·생활 방식·사회관계망 등 복합 요소를 함께 봐야 한다. 같은 소득이라도 도시 철도 접근성이나 통신 요금제에 따라 장보기 품목과 씀씀이가 달라진다. '3억'이라는 큰 숫자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어 보기보다 지역·세대·생활 단계에 따라 성향

    10-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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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변화가 불러온 도시 재난…아프리카 홍수와 쓰레기 문제
    기후변화가 불러온 도시 재난…아프리카 홍수와 쓰레기 문제

    김광수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장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아프리카는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 현장이다. 가뭄·홍수·사막화·기후 난민 증가 같은 복합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가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하다. 그중에서도 사헬(Sahel), 차드 호수, 아프리카 뿔(Horn of Africa) 지역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남수단 등 거버넌스가 취약하거나 빈곤한 국가, 내전과 분쟁을 겪고 있는 국가는 기후변화의 충격에 더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가뭄과 홍수 발생 빈도는 지난 50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케냐,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부룬디, 탄자니아 등에서는 극심한 가뭄과 기록적인 폭우로 수백만 명이 식량 위기에 직면했고, 이재민이 발생했다. 아프리카는 개발도상국으로서 경제적·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대응 역량의 부족은 가뭄, 홍수, 사막화 등 복합적 위기를 심화시킨다. 이는 물과 식량 부족, 기후난민 증가, 사회적 불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30년 전엔 가뭄·사막화…이제는 도시 '물난리'가 더 큰 위협 필자는 1990년대 초, 대학에서 열린 모의 유엔총회에 아프리카 대표로 참석해 아프리카 환경문제를 발표했다. 발표 주제는 선진국의 아프리카 쓰레기 투기 문제, 그리고 가뭄과 사막화의 심각성이었다. 그 시기만 해도

    10-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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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 최대' 나일강 상류 댐 완공…'물전쟁' 중대기로
    '아프리카 최대' 나일강 상류 댐 완공…'물전쟁' 중대기로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지난 9월 9일 아프리카 최대 규모이자 세계에서 7번째로 큰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GERD·르네상스 댐)이 착공한 지 14년 만에 완공됐다. 에티오피아 청나일(Blue Nile)강에 위치한 이 댐은 높이 약 145m, 길이 약 2㎞에 걸쳐 건설됐다. 최대 저수량은 740억t이다. 6천메가와트(㎿) 이상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준공식에서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는 "르네상스 댐은 에티오피아인뿐만 아니라 모든 흑인의 성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웃 국가에 해를 입히지 않고 동아프리카 지역 번영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준공식에는 케냐, 지부티, 소말리아, 남수단 정상과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이 참석했다. 그러나 나일강 하류 국가인 이집트, 수단 정상은 불참했다. 이집트와 수단은 수자원의 대부분을 나일강에 의존한다. 두 국가는 르네상스 댐이 물 유입량을 크게 줄여 자국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비난한다. 특히 에티오피아가 합의 없이 독단적으로 댐 건설을 추진한 점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르네상스 댐 완공을 계기로 아프리카에서 영향력 있는 국가인 에티오피아와 이집트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역내 정세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나일강은 길이가 약 6천700㎞로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이다. 동부 아프리카를 남에서 북으로 가로지른다. 우간다, 콩고민주공화국, 탄자니아 등의 호수와 강에서 발원한 백나일강, 그리고 에티오피아 타나

    10-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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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개발협력 후퇴와 아프리카 위기…한국형 리더십 구축
    국제개발협력 후퇴와 아프리카 위기…한국형 리더십 구축

    주동주 고려대 아시아·아프리카개발협력센터장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2025년 7월 세계 최대 개발원조기관인 미국의 국제개발처(USAID)가 해체됐다. 국제개발처가 수행하던 사업의 83%가 중단되고 인력은 94%가 해고됐다. 남은 사업은 미국 국무부가 흡수한다고 발표했다. 1월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정부 출범 직후 USAID 예산 삭감과 폐쇄 등을 단행했다. 불과 6개월 만에 기관 자체를 해체했다. 해체 사유는 USAID가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정부 돈을 너무 많이 쓰고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구호 아래 국익 일변도의 정책을 밀어붙이는 트럼프 정부가 취임과 거의 동시에 USAID를 해체한 것은 이 문제를 그만큼 심각하게 인식해왔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 선진국 ODA 지갑 닫는다…주요 4개국 첫 동시 '삭감'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경제 사회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총액은 2024년 전년 대비 7.1% 줄었다. 2025년에는 최소 9%에서 최대 17%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의 32개 회원국 중 한국과 벨기에 등 9개국을 제외한 23개국에서 지원을 줄였다. 2025년에는 11개국이 예산 삭감을 발표했다. 특히 세계 ODA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미국·독일·영국·프랑스가 2년 연속 동시에 예산을 삭감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은 2024년 633억 달러(약 8

    10-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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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와 개발협력⑸ 에티오피아 농촌개발과 주민조직
    아프리카와 개발협력⑸ 에티오피아 농촌개발과 주민조직

    김영완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아프리카 현지를 다녀보면 마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버려진 우물이다. 아프리카의 식수 문제는 익히 알려진 대로 현재까지 심각하다. 그런데 왜 이미 만들어진 우물조차 활용되지 못하는 걸까. 이에 대한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먼저 개발협력사업의 행위자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개발협력사업은 여러 행위자가 참여해 진행한다. 공여국 정부, 수원국 정부, 국제기구, 비정부기구 등이 대표적인 참여자이다. 하지만 이들보다 훨씬 중요한 참여자가 있다. 바로 주민이다. 주민은 개발협력사업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 수혜자지만, 개발협력사업의 실행과 성공을 위한 주요 파트너이기도 하다. 주민은 보통 주민조직을 통해 개발협력사업에 참여한다. 주민이 참여하지 않거나 주민조직이 중심이 되지 않는 개발협력사업은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한다. 먼저 개발협력사업의 토대가 되는 주민의 필요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개발협력사업이 주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을 지녔기에 주민의 필요나 의견이 당연히 반영되겠거니 생각하겠지만, 놀랍게도 많은 개발협력사업은 때때로 주민의 필요나 의견을 간과한 채 진행된다. 잘 알려진 사례 중 하나가 고산지대 주민들을 위해 산 아래 집을 지어 주는 거주지 개선 사업이다. 한 비정부기구(NGO)는 주민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주거지를 짓기로 하고 펀딩을 진행했다. 하지만 산 위에 새로운 주거지를 짓기에는 펀딩이 충분하지 않았고,

    10-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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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지금 아프리카인가…미국의 원조 공백이 우리의 기회
    왜 지금 아프리카인가…미국의 원조 공백이 우리의 기회

    김성수 한양대 유럽아프리카연구소장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정책의 기조를 재조정하자, 아프리카 개발 협력 지형이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1961년 설립 이후 빈곤 퇴치, 민주주의 강화, 평화유지, 인권 및 보건 보호와 같은 보편적 가치를 내걸고 활동해온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대폭 축소되거나 아예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올해 1월 20일 백악관은 해외 개발원조 90일 일시중지를 명령했다. 방향은 분명하다. '미국 우선주의' 아래, 원조는 축소되고 미국 중심의 전략적 이익으로 재배치되고 있다. 숫자로 보면 그 충격이 더욱 생생하다. 지난 10년간 아프리카 대륙 공적개발원조(ODA)의 26% 이상을 담당해온 USAID는 매년 150억 달러(약 20조7천억원) 이상을 투입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보건·위생 등 인도적 지원에 집중해왔다. USAID의 대규모 원조는 아프리카 개발의 핵심 축이었으며, 미국 소프트파워 외교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연방 부채 감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USAID 축소를 단행했다. USAID가 운영 중이던 6천200개 프로그램 중 83%에 해당하는 5천200개가 공식 폐지됐다. 2026년 원조 예산은 2025년 대비 48%나 줄어든 284억 달러로 책정될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예산 삭감이 아니다. 미국 외교 정책의 DNA가 바뀐 것이다. '보편적 가치 확산'에서 '미국 중심의 전략적 이익 추구'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이

    10-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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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니지의 아프리카 이주민 급감과 권위주의 정부
    튀니지의 아프리카 이주민 급감과 권위주의 정부

    :차별과 억압에 드리운 이탈리아의 난민 억제 지원 임기대 부산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장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한동안 이탈리아로 유입되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인들로 골치를 앓던 튀니지와 이탈리아가 아프리카 이주·난민 수의 급감을 반기고 있다. 2025년 상반기 튀니지 해안에서 이탈리아로 유입된 이주·난민은 약 2천명이다. 이는 2024년 같은 기간의 1만명에 비해 5분의 1로 준 수치다.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먼저 튀니지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던 아프리카 이주·난민이 경로를 바꿔 리비아로 이동한 점을 주목할 수 있다. 튀니지 정부의 정착 억제 정책이 아프리카 이주·난민을 리비아로 향하게 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극단적인 사회적 차별이 원인이다. 튀니지는 지난 5년간 아프리카 흑인(이주·난민 포함)에 대한 차별 정책과 배타적 사회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 두 가지 요인을 통해 튀니지 내 아프리카 이주·난민의 감소 이유와 아프리카인의 차별 상황을 좀 더 주목해 보고자 한다. 첫째, 튀니지 내 아프리카인 추방으로 아프리카 이주·난민 이동 경로가 리비아 쪽으로 되돌아갔다. 당초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유럽으로 향하던 아프리카 이주·난민은 주로 리비아 해안을 이용했다. 하지만 리비아 내의 과도한 인권 침해는 상황을 뒤집었다. 2021년 7월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유럽 입국을 시도하다 리비아로 송환된 난민에 대한 리비아 정부의 인권 유린을 비판했다. 리비아로 강제 송환된 이주·난민은 수용소에서 성적

    09-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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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 알고보면⑼ 자동차 여행 숨은 명소 있다
    아프리카 알고보면⑼ 자동차 여행 숨은 명소 있다

    :'진짜' 대륙 최남단 향한 드라이브 길 '가든 루트' 이은별 박사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긴 여름이 저물어가고 있다. 비록 며칠일지라도, 우리는 휴가 덕분에 올여름도 견뎌냈다. 필자는 무더위 때마다 떠오르는 여행지가 있다. 산호초가 맨눈으로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디맑은 해안가에 늘어선 야자수 그늘이 아닌, 우리와 반대인 계절을 지나고 있을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피서지를 상상해야 하는데 아프리카라니, 의아한 이들이 많을 것이다. 사실 아프리카는 세계적으로 야생동물 사파리가 가장 유명하다. 서구 백인들 사이에서는 제국주의의 유산으로 사냥이나 선교 여행, 봉사활동을 곁들인 볼론투어리즘(Voluntourism)과 생태 관광 등이 보편적이다. 특히 사하라 이남의 주요 관광지인 케냐, 탄자니아, 짐바브웨, 보츠와나, 나미비아 그리고 남아공은 야생동물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그중에서도 우리에게 남아공은 케이프타운, 희망봉, 펭귄 등이 알려져 있다. 필자 역시 남아공을 대표할 만한 '뻔한' 곳을 다녀온 뒤, 남아공 친구에게서 '가든루트'(Garden Route)를 추천받았다. 처음에는 이름 그대로 어느 정원을 따라 걷는 길인가 생각했다. 하지만 친구가 보여준 사진 속 햇살 아래 바다와 녹음을 양쪽으로 품고 쭉 뻗은 해안도로는 여기가 정말 남아공인지 의심케 했다. 자연 그대로가 곧 정원이라는 자부심이 담긴 그 길을 따라 달리기 위해 나는 포트 엘리자베스(Port Elizabeth)에서 여정을 시작했다. 포트엘리자베스는

    09-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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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지도 뒤집은 김교신…아프리카 바로 보자
    세계지도 뒤집은 김교신…아프리카 바로 보자

    박기태 반크 단장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 지리에 덧씌워진 편견의 그림자: 과거와 현재 일제강점기, 한반도는 단순히 무력으로만 지배당하지 않았다. 일본 제국주의는 교묘하게 '반도론'이라는 지리적 왜곡을 주입했다. 조선인의 정신을 옥죄기 위한 것이었다. "조선은 반도라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역사적으로 주변 강대국의 지배를 반복적으로 받아왔다"라는 말과 "조선은 지리적 위치 때문에 주체적으로 나라를 경영할 수 없다"는 말이 대표적 왜곡이었다. 또한 일제는 "조선의 반도적 특성 때문에 역사에는 발전과 진보가 없다"는 왜곡된 주장까지 한반도의 지리적 위치를 운명적인 열등함의 근거로 삼았다. '너희는 스스로를 지킬 수 없으니 우리의 지배는 너희를 보호하는 숙명이다'라는 논리로 한민족에게 깊은 정신적 굴복을 강요했다. 지도는 단순한 땅의 경계를 넘어 한 민족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짓밟는 무기가 됐다. 이러한 왜곡된 지리 인식이 만들어낸 '반도적 숙명론'은 우리나라에 대한 청년들의 꿈과 상상력을 무너뜨리고 청년들의 주체적이고 창조적인 사고까지 마비시켰다. 일제는 이 논리를 각종 매체를 통해 반복적으로 주입했다. 이를 통해 한반도 역사에 대한 해석을 왜곡하고 조선인 스스로가 자신들의 역량과 가능성을 의심하게 했다. ◇ 지도를 뒤집어 희망을 그리다: 김교신 선생의 통찰 그러나 절망의 시대에도 한 교사는 용기를 잃지 않았다. 이 교사는 절망의 시대에 민족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빛을 비췄다. 지리 교사였던 김교신 선생(1901∼

    09-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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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하기 어려운, 이해할 수 있는, 이해해야 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해할 수 있는, 이해해야 하는

    : 아프리카 주재원의 3단계 현지 문화 이해 이현정 한국수출입은행 대외협력기금(EDCF) 카이로 소장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아프리카 국가에 주재원으로 머물다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종종 생긴다. 한 번은 운전기사 포함 현지 직원들에게 사무소 회식을 제안했다. 식당 선택은 현지 직원들에게 맡겼다. 현지 직원이 평소 먹는 식사가 4천원 이내라 비싸야 인당 2만원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도착해 보니 비싸기로 유명한 식당이었다. 현지 직원들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음식을 많이 시켰다. 결국 평소 먹지 않던 생소한 메뉴가 많아 음식을 남겼다. 계산 금액은 예상의 두 배를 넘었다. 현지 직원들에게 호구 잡힌 듯한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한동안 내 유튜브에는 알고리즘상 아프리카 관련 콘텐츠가 많이 올라왔다. 'EBS 글로벌 프로젝트 나눔' 사연들이 그중 많았다. 에피소드 중 하나로 부모를 잃은 장남이 어린 동생들을 돌보며 바나나 농장에서 일했다. 자기 키보다 큰 바나나 송이를 옮기고 일당으로 겨우 몇백원을 받았다. 그는 동생들 먹일 식량도 사야 했다. 필기구가 없어 교실에서 쫓겨날 아우를 위해 연필도 사야 했다. 이제 막 돌 지난 막내의 목에 둘러줄 목걸이도 사야 했다. 하지만 몇백원으로는 그중 하나만 가능했다. 필자는 당연히 먹을 것이나 학용품을 살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그는 고민 끝에 목걸이를 샀다. 그 선택은 내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느 날 불의의 사고를 당한 딸을 기억하려는 독지가가 있었다. 그는 아프

    09-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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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은 다르다…아프리카 원조 안 줄이고 투자 파트너
    일본은 다르다…아프리카 원조 안 줄이고 투자 파트너

    조준화 서울대 아시아-아프리카센터 선임연구원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국제사회 뉴스의 중심에는 줄곧 미국과 중국 뉴스가 자리해왔다. 최근에는 한국과 일본, 한국과 미국 간 정상회담이 이어졌고 북·중·러의 만남도 한반도의 주요 사건으로 부상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아프리카를 둘러싼 주요국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오늘날 국제 질서는 다극화 경쟁으로 정의된다. 서구 국가의 아프리카 지원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제9차 도쿄아프리카개발회의(TICAD 9)를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과 지속적이고 대등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새로운 대(對)아프리카 정책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도쿄아프리카개발회의(TICAD)는 1993년 냉전 종식 후 아프리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약화하던 시기에 출범했다. 아프리카 국가와 유엔, 아프리카연합(AU) 등이 공동 주최하는 다자 협의체로 시작됐다. 출범 초기는 5년 주기로 열렸으나 2013년부터는 3년 주기로 변경됐다. 개최지는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2016년과 2022년에는 각각 케냐 나이로비와 튀니지 튀니스에서 회의가 열렸다. 차기 제10회 TICAD는 다시 아프리카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 8월 20일부터 22일까지 요코하마에서 열린 제9차 TICAD 개회식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아프리카를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으로 정의했다. 이어 일본과 아프리카가 혁신과 기술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함께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는 3일간 경제, 사회·개발 협력, 평화·안보라는 세 가지 주요 분야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특히 ▲ 아프리카 역내 및 역외의 지역 통합과 연결성 ▲ 민간 부문이 주도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 ▲ 청년과 여성의 역량 강화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또 일본과 아프리카 기업 간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200개가 넘는 주제별 네트워킹 행사와 300개의 부스가 운영되는 등 다양한 교류와 협력의 장도 마련됐

    09-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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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올인' 능사 아니다…한국 미래, '빈 도화지' 아프리카에
    '미국 올인' 능사 아니다…한국 미래, '빈 도화지' 아프리카에

    :'시장 포화' 구미보다 성장 잠재력 막대…퍼스트무버 돼야 기회 안 빼앗겨 티모시 디킨스 주한남아공상공회의소(SAFCHAM) 회장 3천500억달러(약 487조원). 천문학적 규모의 이 돈은 한국 정부가 최근 관세 협상의 하나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금액이다. 그 돈은 조선, 반도체, 배터리 등 전략 산업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에 대한 대가로 한국이 25% 대신 15%의 관세율을 적용받는 것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대(對)미국 투자 금액만 보아도 한국은 이해관계가 확실할 때 막대한 자본을 동원하고, 정부와 민간을 정렬시키며, 국가 이익을 지켜내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이는 국가라는 것을 다시금 보여주었다. 필자는 남아공 출신으로 10년 넘게 한국에서 사는 동안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을 오가며 일하는 변호사로서 스스로 자주 던지는 질문이 있다. 한국이 어떻게 하면 이런 명확한 목표와 강한 추진력을 아프리카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필자가 보기에 아프리카는 부차적인 고려 대상이 아니라, 세계 경제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진정한 성장의 프런티어(frontier) 중 하나다. 그런데 한국은 그 점을 놓치고 있다고 느낀다. ◇ 중국·일본의 '확실한' 아프리카 투자 행보…한국과 대조적 한국에서 일하면서 한국 기업 간 회의에 참석해보면,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와 관련해 항상 비교하는 국가가 있다. 바로 중국과 일본이다.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한국으로서는 같은 지역 내 이웃 국가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중국과 일본의 아프리카 투자 행보를 보면 한국과 대조를 보인다. 중국은 인프라, 에너지, 디지털 등 프로젝트를 통해 아프리카 전역에 자리를 굳혔다. 중국은 3년마다 아프리카 국가와 중국에서 번갈아 개최하는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수백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과 신용 공여, 원조를 약속한다. 대륙 전체 차원의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09-1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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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생 아프리카'는 도시…MZ세대 정치 세력화
    '생생 아프리카'는 도시…MZ세대 정치 세력화

    김광수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장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아프리카 도시는 역동적이고 활기찬 아프리카인의 삶을 가장 실감 나게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다. 도시에 들어서는 순간 매연과 먼지 그리고 교통체증 속에서 마치 거대한 심장이 박동하듯 분주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거리는 끊임없이 오가는 사람과 차량 소음으로 가득하다. 시장에는 물건을 사고파는 외침과 흥정이 이어진다. 골목 곳곳에서는 주변과 어울리지 않게 한껏 멋지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어딘가를 향해 분주히 가고 있다. 나이로비, 캄팔라, 다르에스살람, 키갈리 등 동아프리카의 도시는 저마다 차이는 있지만 아프리카가 지닌 모든 가능성과 문제를 동시에 마주할 수 있는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이들 도시에는 고층 빌딩과 고속도로뿐 아니라 멋진 쇼핑몰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길가와 하수구에 쓰레기가 쌓여 있는 빈민가가 공존한다. 휴대폰으로 돈을 보내는 청년 곁에는 길가에서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장사꾼과 구걸하는 걸인을 만날 수 있다. 발전과 가난, 혁신과 낙후, 기회와 도전, 좌절과 혼란 등 무질서와 '질서'가 뒤섞인 도시에서 사람들은 삶을 이어간다. 도시는 아프리카의 오늘을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살아 있는 이야기가 넘쳐난다. 많은 사람이 길에 쏟아져 나와 '질서'를 지키면서 걷는다. 자전거, 오토바이 택시인 보다보다와 피키피키, 3륜 오토바이 택시인 바자지 또는 툭툭, 우리의 봉고차인 미니 택시, 화려한 그라피티 아트를 하고 마구잡이로 달리는 마타투, 국경을 넘

    09-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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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데헌'과 일상의 작은 영웅들…'우리가 세상 고치리라'
    '케데헌'과 일상의 작은 영웅들…'우리가 세상 고치리라'

    박기태 반크 단장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와 로자 파크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세상을 바꾼 위대한 영웅, 마틴 루서 킹 목사의 가슴을 울리는 외침은 여전히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그러나 그의 위대한 발걸음 뒤에는 숨겨진 한 사람이 있었다. 1955년 흑인이라는 이유로 버스 좌석을 백인에게 양보해야 했던 부당한 현실에 맞서 "일어나야 할 이유가 없다"고 당당히 말했던 로자 파크스. 그녀의 작지만, 용감한 저항이 흑인 민권 운동의 도화선이 되었고, 마침내 마틴 루서 킹이라는 거목이 싹을 틔울 수 있었다. 역사는 종종 영웅 개인의 위업을 조명하지만, 그 영웅을 만든 것은 수많은 익명의 용기였다. 로자 파크스의 행동이 마틴 루서 킹에게 영감을 주었듯, 오늘날 한류는 지구촌 곳곳에서 세상을 고칠 미래의 영웅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K-팝과 K-드라마, K-애니메이션을 넘어 한국 문화 전반이 전 세계인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성공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단순히 흥행을 넘어 '케데헌'은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주인공들이 순대, 설렁탕, 냉면을 먹는 장면에 전 세계인이 열광하며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방문객은 많이 늘어나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케데헌'의 진정한 가치는 이보다 훨씬 깊은

    09-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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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와 개발협력⑷ 에티오피아 도시 개발
    아프리카와 개발협력⑷ 에티오피아 도시 개발

    김영완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한국에서 아프리카를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에미레이트 항공 등을 이용하여 중동을 거쳐 가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에티오피아 항공을 타고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로 바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한국과 아프리카를 직접 연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티오피아라는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에티오피아 항공을 피해 굳이 중동을 거쳐 아프리카로 가기도 한다. 그러나 편견과 달리 에티오피아 항공은 8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아프리카에서 가장 뛰어난 항공사이자 세계적으로도 가장 운항 규모가 큰 항공사 중 하나이다. 에티오피아 항공은 대한항공 설립 연도인 1969년을 훨씬 앞선 1946년에 설립되었으며 전 세계 142개 도시를 운항하고 있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에티오피아 항공이 정부 지분 100%의 국영 기업이라는 것이다. 적극적인 정부 지원으로 아디스아바바의 볼레 국제공항은 2020년 새로 확장하여 매년 2천500만 명의 승객이 이용하고 있으며, 에티오피아 정부는 에티오피아 항공의 성공을 바탕으로 2029년까지 1억 명의 승객이 이용할 수 있는 메가 허브 공항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성공적으로 지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계획대로 된다면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공항이 될 것이며 에티오피아 항공은 명실상부 세계적 수준인 항공사로 성장할 것이다. 에티오피아 항공 이야기로 긴 서두를 연 이유는 필자

    09-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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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 알고보면⑻ 누구보다 케이팝 가수 기다린다
    아프리카 알고보면⑻ 누구보다 케이팝 가수 기다린다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넷플릭스 상영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 대한 국내외 가수들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커버 영상, 애니메이션 속 한국 전통 장신구와 음식 이야기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간 전 세계 대중문화를 주도해 온 서구권에서 K-열풍이 거세지자 한국인들은 머쓱함과 자부심이 뒤섞인 채 케데헌에 대한 반응과 케이팝의 위상을 재조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케이팝에 관한 관심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 6월 24일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 열린 마와진(Mawazine) 페스티벌에 케이팝 걸그룹 최초로 에스파(AESPA)가 무대에 섰다. 이 행사는 매년 모로코에서 개최되는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로 관객 수로는 세계 최대 축제로 꼽힌다.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로 무대에 오른 에스파는 '위플래시'(Whiplash)부터 '슈퍼노바'(Supernova)까지 약 1시간 동안 11곡을 선보였다. 유튜브에 공개된 공식 영상과 관객들이 촬영한 현장 영상(직캠)을 보면 이곳이 라바트인지 서울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열광적이었다. 팬들의 떼창과 앙코르를 외치는 목소리는 열광적인 공연 무대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에스파는 그간 미국 코첼라(Coachella)와 일본 지엠오 소닉(GMO SONIC) 무대에 섰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케이팝 그룹 최초로 마와진 무대에 올랐던 ATEEZ(에이티즈)에 이어 아프리카 대륙에 진출해 저변을 확대하는 새로운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08-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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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자니아판 '광안대교'…다리는 그냥 놓이지 않는다
    탄자니아판 '광안대교'…다리는 그냥 놓이지 않는다

    이현정 한국수출입은행 대외협력기금(EDCF) 카이로 소장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대외협력기금(EDCF)의 아프리카 현지 사무소에서 근무하다 보면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지원 가능 여부를 묻는 요청을 자주 받는다. 어느 날 외진 지역을 대표하는 한 국회의원이 탄자니아 사무소를 찾아왔다. 그는 지역에 모자병원(Mother and Child Hospital)을 지어 달라고 했다. 현재 병원은 한 곳뿐인데 시설이 낙후되고 임산부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며칠을 걸어 온 임산부가 대기 줄이 길어 병실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복도나 길에서 아이를 낳는 일이 많다고 했다. 모자병원 건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보기술(IT) 분야에 경쟁력을 가진 한국 기업은 또 다른 제안을 한다. 아프리카의 고질적인 부정부패가 정보 독점과 정보 비대칭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이들은 교통 범칙금, 세금과 공과금, 전기·수도 요금과 같은 공공요금의 납부를 전산화하는 행정 시스템을 지원해 달라고 한다. 아프리카의 전력 접근성은 평균 20∼30% 수준이다. 단전이 잦아 제조업이 성장하기 어렵다. 전력 부족은 삶의 질도 떨어뜨린다. 이에 따라 발전, 송배전 사업은 원조기관들이 최우선으로 지원하는 분야다. 농수축산업 관련 부처는 다른 요청을 한다. 식량 자급자족을 이루기 위해, 불균형의 영양상태로 인한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다와 접한 국가라면 풍부한 어족 자원을 좀 더 활용하기 위해 저마다 농업·수산업·축산업 지원을 요청한다. 이들 국

    08-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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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 영어·프랑스어 발전에 영향력…토착어도 확산
    아프리카, 영어·프랑스어 발전에 영향력…토착어도 확산

    김동석 국립외교원 교수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훌륭한 영어네요. 어디서 그렇게 잘 배웠습니까?" 7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프리카 5개국(라이베리아, 세네갈, 기니비사우, 모리타니, 가봉) 대통령들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조지프 보아카이 라이베리아 대통령에게 말을 건넸다. 보아카이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 증진을 희망한다고 말하자 트럼프는 그에게 영어를 잘한다며 어디서 배웠냐고 물었다. 보아카이는 당황하고 머쓱한 표정을 지었고 그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라이베리아는 미국에서 해방된 흑인 노예들이 19세기 초에 건너와 세운 나라다.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영어가 공용어다. 국기는 미국 국기와 비슷하고 수도 몬로비아는 미국 제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의 이름을 땄다. 인치, 마일, 파운드와 같은 미국식 측정 단위도 널리 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곧 논란이 됐다. 많은 아프리카인은 이 발언이 백인의 흑인에 대한 편견과 무시, 경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영어가 서구 백인의 전유물이라는 생각, 아프리카인은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한다는 인종차별적 인식이 발언의 밑바탕에 깔려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반(反)이민 정책, 아프리카 비하 발언, 남아공과 정상회의에서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에게 보인 모욕적인 태도는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한다. 아프리카 대륙에는 2천개 이상의 다양한 언어가 존재한다. 하지만 대다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에서 영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와 같은 서구 언어가 공용

    08-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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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 연구 지원은 전략적 투자…중일 크게 앞서
    아프리카 연구 지원은 전략적 투자…중일 크게 앞서

    조준화 서울대 아시아-아프리카센터 선임연구원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지난 6월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서 열린 '아프리카-아시아: 지식의 새로운 축' 학술대회에 참석했다. 필자는 2019년 처음으로 아프리카 관련 학회에 참가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난 6년 동안 아프리카 연구의 주제와 접근법은 훨씬 다양해졌다.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학문적 연구는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아프리카 연구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번 학회에서 총 120개 패널 중 중국이 26개, 일본이 19개를 운영했다. 한국은 고작 2개에 불과했다. 지난 6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제10차 유럽아프리카연구학회(ECAS)도 상황은 비슷했다. 343개 세션 중 한국 관련 세션은 단 1개뿐이었다. 반면 중국은 9개, 일본은 6개의 세션을 진행했다. 지난 20년 동안 한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는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했다. 2006년 한국 정부가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한국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이후 외교부·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가 아프리카 국가들과 정례 협력 채널을 구축했다. 한국의 아프리카 원조액은 2006년 약 650억원에서 2023년 약 6천50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이 파견된 아프리카 국가는 44개국으로 확대됐다. 2021년까지 누적 9천543명이 봉사활동을 통해 한국과 아프리카의 물리적·문화적 거리를 좁혔다. 그런데도 학회에서 드러난 수치는 한

    08-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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