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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마사회 마권 6.5조 팔고선…도박근절엔 겨우 1% 썼다

작년 앱 도입으로 마권 구매 급증…매해 판매 경신

적중 확률 낮지만 배당률 높은 배팅에 이용자 몰려

전자 마권 비중 20% 넘겨…경마공원·장외는 감소

마사회, 이용자 보호 약속했지만 자율적 장치 설정만

임호선 "사행 사업 확장에만 매몰…맞춤 예방 시급"

7일 경기도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경주마들이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2025.9.7 연합뉴스




국내 대표 사행 산업인 경마가 지난해 앱을 통한 전자마권 발매 도입에 힘입어 올해 마권 발액금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울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접근성 확대에 따라 경마 산업 자체는 커지고 있지만 합법적이면서도 사실상 도박인 경마에 대한 실질적 대책 마련 필요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한국마사회의 도박 근절 사업 비중은 최근 5년간 1~2%대에 머물렀고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해당 예산 배정을 더 줄였다. 정부 기관인 마사회가 말산업 육성을 통한 축산 진흥 역할보다 이용자들의 심리를 부추긴 사행성 사업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마사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마권 발액 금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22년 6조 3969억원, 2023년 6조 5007억원, 2024년 6조 5139억원, 2025년 8월 기준 4조 3981억원으로 올해도 전년 기록을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마사회는 적중 확률은 낮지만 배당률이 높은 경마 배팅 제도로 이용자들의 도박 심리를 부추겨왔다. 마권 발매 방식은 단승식, 연승식, 복연승식, 복승식(1·2등을 순위 관계 없이 적중), 쌍승식(1·2등을 순서대로 적중), 삼복승식(1~3등을 순위 관계 없이 적중), 삼쌍승식(1·2·3등을 순서대로 적중) 등 7가지 형태로 판매된다.

고객들은 배당이 낮은 마권보다 배당이 높은 마권 방식의 투자를 선호했다. 지난해 판매액(매출 기여도) 순으로 보면 삼복승식(2조 2054억원·33.9%)과 복승식(2조 1269억원·32.7%)에 전체 매출의 66% 가량이 집중됐다. 이들의 평균 배당률은 각각 81.1배, 121배로 한 자릿수에 불과한 단승식·연승식보다 높은 배당률을 보였다.

특히 마사회는 2024년 6월 모바일 앱 ‘더비온’을 정식 도입하며 이용자들의 구매 채널을 확장했다. 온라인으로 마권 발매가 용이해지며 경마장과 장외발매소에 국한됐던 구매지는 주거지·직장 등의 일상 공간으로 확장됐다.

마사회로부터 받은 ‘플랫폼별 마권 매출액 추이’ 통계를 보면 온라인 비중 확대가 확연히 드러난다. △2024년 1~5월 1439억원(5.6%) △2024년 6~12월 5874억원(14.92%) △2025년 1~9월 1조 248억원(20.83%) 으로 온라인 발매가 급증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경마공원에서 구매한 비중은 30.6%→26.9%→20.94%으로 급감했고 장외 발매소 구매 역시 63.8%→58.17%→54.15% 대폭 줄었다.

‘플랫폼별 마권 이용자 수 추이’를 봐도 온라인 마권 발매로 인한 이용자 증가가 확인된다. △2024년 1~5월 69만 1309명(14.8%) △2024년 6~12월 325만 934명(37%) △2025년 1~9월 612만 5575명(48.2%)로 1년 새 9배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경마공원 이용자 비중은 32.9%→23.8%→19.6%로 줄었고 장외 발매소 이용자 역시 52.3%→39.2%→32.2%로 급감하며 대비를 보였다.



문제는 경마 산업 성장 자체가 아니라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기업인 마사회가 성장 속도에 맞는 최소한의 중독 안전장치 마련에는 소홀하다는 점이다. 앞서 마사회는 온라인 발매 도입 당시 그에 따른 사행성 확산 우려에 대해 “온라인 마권 발매는 이용자 보호와 불법 경마 근절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효과적 방안”(정기환 마사회 회장)이라며 반박했다. 몰입 방지를 위한 전자마권 앱에 자가진단 등의 기능을 추가로 건전한 경마 이용문화가 오히려 정착될 거란 주장이다.

하지만 앱 ‘더비온’의 이용자 보호 기능은 △과몰입 자가진단 △경고 문구 표출 △나의 적중액 등 구매성향 분석과 같은 자율적 설정들이 대부분이었다. 자기조절이 어려운 집단을 대상으로 개인 의지에 맡긴 안전장치를 내세우는 건 면피식 대응이란 비판이 나온다.

실제 앱의 ‘셀프 휴식계획’ 기능의 경우 현재까지 이용 횟수는 267회에 불과했다. 앞서 국회입법조사처도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 시 사행성 조장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강력한 안전장치 병행을 주문하기도 했는데 이같은 지적이 반영되지 않는 모습이다.

마사회는 마권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장외 발매소에 있어서도 이용자들의 중독을 방치하는 실정이다. 마사회가 도박중독 상담을 위해 운영하는 유캔센터는 본부와 경마공원 3곳, 장외발매소 26곳까지 총 30곳이다.

행정 인력을 제외한 실질 상담 인력은 29명으로 센터당 1명이 배치된 꼴인데 고위험군을 상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다. 게다가 본부와 경마공원에는 석·박사급 전문상담 인력이 배치됐으나 장외 기초 상담사 25명 중 심리 상담 자격증 보유자는 3명에 불과했다.

마사회의 최근 5년간 전체 예산 대비 도박근절(예방·상담·치유) 예산 비중도 1~2%대에 머물러 왔고 특히 올해는 1.43%(44억 9959만 8000원)으로 지난해 2.0%(61억 7740만원)보다 오히려 줄었다. 마사회가 사행성 사업의 외연 확장에만 신경쓰고 늘어나는 중독자에 대한 예산 대책은 그대로인 셈이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 의원은 “한국마사회는 국민이 경마에 중독되든 않든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모양새”라며 “사행 사업 확장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도박 중독 사각지대가 방치되지 않도록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도박근절 예산을 대폭 상향하고, 중독 유병률이 높은 장외·온라인 등 고위험 채널에 맞춘 맞춤형 예방·관리 체계를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단독] 마사회 '온라인 마권' 앞세워 매출 신기록…도박 근절 예산은 1%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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