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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런 홉슨의 꿈 '프렌치 키스' [국경복의 드림 톡]

국경복 꿈 연구가(전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겸직교수)

홉슨이 꿈에서 만난 여성을 AI로 그린 모습




신경생리학자 앨런 홉슨(Allan Hobson)이 자신의 저서 『프로이트가 꾸지 못한 13가지의 꿈』에서 소개한 꿈이다. 홉슨은 자신이 꾼 꿈을 소개하고, 해석하면서 프로이트가 세웠던 가설들을 공격한다.

“토요일 아침 리아(홉슨의 부인)가 아침식사를 준비하려고 일어난 후에 나는 놀라운 꿈을 두 가지 꾸었다. 이 꿈속에서 나는 키스를 하고 있었다. 첫 번째 꿈에서 나의 키스 상대인 여성은 보이지 않았고 사실상 신체가 없는 게 아닌가! 오로지 보이는 것이라곤 아주 음탕하게 확 벌어진 입뿐이었다. 그렇게나 생생하고 관능적인 감각을 내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내가 최근 몇년 사이에 느꼈던 어떤 것보다도 강렬한 감각이었기 때문이다. 잠시 깨어났다가 다시 잠들어서 두 번째 꿈을 꾸었는 데, 비록 실제로 오르가즘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그에 비할 만큼 강렬한 꿈이었다. 이 꿈에서 키스하기 전에 순간적으로 그 여성을 바라보았을 때 아무리 프렌치 키스라고 해도 키스가 그렇게나 육감적일 수 있다는 게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서는 내가 타원형으로 벌려진 그 입술에 내 혀를 갖다 대고 둥그렇게 문지르려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입술에 내 혀가 닿기도 전에 짜릿한 성적 에너지가 내 몸 전체에서 느껴지는 게 아닌가! 그럴 수가 없어 보이기는 했지만, 이게 두 번째로 꾸는 꿈이고, 아주 얕은 잠을 자고 있었을 것이 분명한데도 내가 꿈을 꾸고 있다고는 나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홉슨은 이 꿈들을 해석하기 위해서 자신의 과거 경험을 회상하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 꿈을 꾼 것은 내가 <수면의 역설>이라는 국제학술대회에 참석차 프랑스 리옹에 갔다가 돌아온 직후였다. 이번 여행과 그 학술대회는 아주 감정적인 기억들을 떠올리게 했다. 1963년도에 내가 어떤 프랑스 여성과 첫 번째로 바람을 피웠던 기억이 주로 떠올랐다. 그건 육욕적인 면이 너무나 강한 일이었는데, 내가 성적인 관계를 장기간 유지한 최초의 경우였다. 이 관계는 상대가 갑작스럽게 죽은 1969년까지 6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나의 두 번째 결혼생활은 행복했고 2001년 2월에 겪은 뇌졸중 이후 리비도(본능적 욕망)가 현저히 감소했기 때문에 나는 새로 바람을 피우기는 커녕 옛 애인을 다시 만나보고픈 생각도 전혀 없었다. 그런데 2003년 9월에 개최된 국제학술대회에서 또다른 옛 연인 마리안느를 만났다. 그녀와는 공항에서 작별 키스를 했다. 미국에 도착하니 그녀에게서 연애편지가 도착해있었다. 며칠을 망설이다가 그녀에게 답장을 보냈다. 그리고 이틀 후에 이 프랜치 키스 꿈을 꾸었다.”

홉슨의 해석이다. “내 경험상 꿈이 오르가즘으로까지 이어지는 일은 아주 드물다. 시상하부(hypothalamus)가 성을 담당한다고 가정할 때, 잠자는 동안 이 성감 뇌(erotic brain)가 활성화 될 수 있다.” 현대 뇌과학에 의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뇌 안에 있는 시상하부의 중요한 기능 중에 하나가 성적인 욕구 등을 조절하는 것이다. 따라서 프랜치 키스 꿈은 수면 중 시상하부의 활성화에 의하여 만들어 졌다는 홉슨의 주장은 타당해 보인다.

꿈을 꾸게 만드는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기억이다. 홉슨은 젊은 시절 프랑스에서 여성들과 로맨스가 있었다. 이러한 경험들이 뇌에 저장되어 있다가 그가 한 최근 체험이 촉발요인이 되어 프렌치 키스의 꿈이 만들어진 것이다.



홉슨은 이 심리적인 꿈을 프로이트가 제안한 해석방식과 비교하면서 프로이트를 비판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성감 뇌에 대해 무언가를 알 수 있다. 이게 금지된 욕망을 위장하고 검열을 받은 결과일까? 전혀 아니다. 그건 절대로 소멸되지 않는 욕망이 다시 불붙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홉슨의 이러한 지적은 프로이트가 성적인 욕망은 억압되었다가 뇌의 검열을 거쳐서 위장된 방식으로 꿈이 드러난다고 가정한 것에 대해서 비판한 것이다.

홉슨은 덧붙인다. “이런 사실을 깨닫게 되면 의지를 능가하는 본능의 힘을 확인하게 되는데, 이것을 인식하고 강조한 공은 프로이트에게 돌려야 한다. 하지만 내 꿈들이 보여주는 것은 욕망, 성적 흥분과 같은 황홀감의 대부분이 순전히 뇌 부위들의 활성화의 결과로서 마음속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홉슨은 프로이트의 가설들은 비판하면서도 프로이트가 꿈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해서 제안한 자유연상(free association)법을 이용해서 자신의 성적 편력을 회상하고 있다. 그리고 뇌 안에 있는 시상하부가 성적 욕구를 담당한다는 사실은 1975년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기술과 1990년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기술이 각각 발명되어, 꿈 꾸는 뇌의 영상촬영이 가능해지면서 밝혀지게 된다. 프로이트는 1939년에 사망했기 때문에 이같은 사실을 알 수는 없었다.

서경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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