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에서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에서 들여온 초소형 ‘디자이너견’이 비밀 거래망을 통해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뉴욕 퀸즈의 한 가정집이 반려동물 판매 금지법을 어기고 초소형 반려견을 최고 3만8000달러(약 54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해당 주에서 반려동물 판매가 금지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겉보기엔 평범한 주택이지만, 내부는 수족관과 명품 가방으로 꾸며져 있었고 거실엔 수십 마리 새끼견의 짖는 소리가 가득했다.
이 집을 운영하는 제니 차이는 “집 안에 35마리, 대만에 30마리가 더 있다”며 “우리 가족이 대만에서 직접 번식장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작을수록 비싸고, 제왕절개로 한 마리씩만 낳기 때문에 귀하다”고 말했다. 작은 개체를 만들기 위한 인위적 교배 과정을 당연한 듯 설명한 것이다. 또 대부분의 초소형견이 슬개골 탈구를 앓고 있지만 “작은 종에 흔한 문제”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이곳에서는 포메라니안과 치와와를 교배한 ‘폼치’가 7800달러(약 1100만원), 말티즈와 포메라니안을 섞은 ‘말티폼’은 8800달러(약 1250만원), 포메라니안과 푸들을 교배한 ‘포마푸’는 9800달러(약 1400만원)에 판매됐다.
가장 비싼 ‘마이크로 티컵 푸들’은 성견이 되어도 몸무게가 1㎏에 불과하다며 3만8000달러(약 5400만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스는 “이런 번식은 생명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상품으로 파는 전형적인 강아지 공장식 행태”라며 “법의 취지를 무시한 잔인한 상업 행위”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차이는 “우리는 펫숍이 아니라 가정 번식자”라며 “근친교배 없이 여러 세대를 이어온 혈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미국 농무부(USDA) 허가를 받은 합법 사업이며 수의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포스트는 이 외에도 맨해튼의 한 매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산 티컵견을 4000달러(약 57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장 측은 “매장에는 개가 없고, 한국에서 도착하면 인도 가능하다”고 설명하며 법망을 피해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려동물 판매 금지법 시행 후 60곳 이상의 펫숍이 문을 닫았음에도 일부 업자들이 고가의 ‘디자이너견’ 시장을 중심으로 불법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전문가들은 “법의 허점을 악용한 해외 번식·수입형 거래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며 “소비자 인식 개선과 함께 온라인 거래 단속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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