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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투자 발표 상징적 장소, 트럼프 2기 '권력의 중심지'…'마러라고'는 어떤 곳?
국제 국제일반 2025.10.15 22:42:46마러라고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해안가에 자리한 초호화 리조트로 스페인어로 ‘바다에서 호수까지’라는 의미다. 1920년대 사교계 거물 인사의 저택으로 지어졌으며 1985년 사업가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수해 회원제 리조트로 전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으로 잘 알려진 이곳은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미국 경제정책의 상징적인 무대로 부상했다. 글로벌 기업 총수와 투자자들이 잇따라 이곳을 방문해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거나 논의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프트뱅크의 1000억 달러 투자다.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해 12월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대통령 임기 4년 동안 10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그(손 회장)는 대선 이후에 미국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이라며 투자 유치를 과시했다. 손 회장은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당선됐을 때도 마러라고를 찾아 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올 1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부동산 개발 업체 DAMAC의 후세인 사즈와니 회장이 마러라고를 방문해 최소 20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발표했다. 당시 트럼프는 “투자 규모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4월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저사양 인공지능(AI) 칩인 H20의 중국 수출제한 계획을 철회했는데 이 역시 직전 마러라고 만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거액의 투자를 약속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마러라고 만찬 이후 엔비디아는 미국에서 최대 5000억 달러(약 700조 원) 규모의 인공지능(AI) 생산 인프라 구축 계획을 알렸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둔 올 1월 “선거 이후 세계 10대 부자 중 6명의 전용기가 팜비치 국제공항에 착륙했다”며 “마러라고는 권력의 새로운 중심지이자 우주의 중심으로 불리고 있다”고까지 표현했다. -
“이가 빠져서 웃지 말라 했는데”…'근육맨'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뜻밖의 고백은
정치 정치일반 2025.10.15 21:42:11영화배우 마동석이 부럽지 않던 ‘근육맨’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앞니가 빠진 채 공식 일정을 소화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 장관은 틀니와 유사한 보조기구를 착용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앞니가 빠진 모습은 이달 2일 법무부TV 유튜브에 공개된 ‘정심여자중고등학교(안양소년원) 방문 영상’에서 포착됐다. 지난달 26일 제과제빵반 실습실을 찾은 정 장관은 직접 짤주머니로 반죽을 짜며 학생들과 웃음꽃을 피웠다. 학생들이 “너무 잘하셨어요”라며 박수를 보내자 정 장관은 웃음을 터뜨렸지만, 곧 입을 가리며 “웃으면 안 되는데, 이가 빠져서 웃지 말라 했는데”라며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정 장관이 치아를 잃은 구체적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영상 자막에는 ‘검찰개혁 등의 격무로 인해 이가 빠졌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정치권 인사들의 치아 건강 문제는 낯선 일이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대통령실 특강에서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 대해 말하며 “(부담감에) 치아가 흔들렸다”고 밝힌 바 있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도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며 격무에 시달려 치아 열 개를 뽑았다”고 회고했다. 정 장관은 평소 웨이트트레이닝을 즐기는 ‘정치권 대표 몸짱’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1981년 대학 입학 후 시위에 참여하려면 체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서울대 역도부 간판에 적힌 ‘현대의 가슴에 원시의 힘을’이라는 구호에 끌려 역도부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건강미 넘치던 그에게도 최근 ‘웃음 주의보’가 내려졌다. 검찰청 해체를 포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검찰사무 최고 감독자인 그의 부담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정 장관은 지난달 29일 임은정 지검장에게 "정치적 중립성이나 업무 공정성에 의심을 불러올 수 있는 언행에 유의하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고 지시했다. 임 지검장은 앞서 조국혁신당 주최 검찰 개혁 토론회에서 봉욱 대통령실 민정수석 등을 ‘검찰 개혁 5적’으로 지목하는 등 거침없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그럼에도 임 지검장은 검찰청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뿌린 대로 거뒀다”고 발언해 또다시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의 ‘입단속’ 지시가 검찰 내부의 동요를 최소화하려는 조치이자 동시에 검찰개혁 완수 의지를 재확인하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장동혁 "李정부 무능에 국민 공포…견제없는 권력 심판해야"[인터뷰]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10.15 20:08:00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당 대표실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야 간 힘의 균형은 결국 지지율이라 지방선거에서 이긴다면 협치의 가능성도 열릴 것”이라며 선거 승리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승패를 좌우할 공천 기준을 두고는 ‘당성(당에 대한 충성도)’을 꼽으며 “당과 하나될 인물을 데려와야지, 외부 인물을 영입하는 것만이 승리의 길은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장 대표는 “지금은 정치 탄압을 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불안에서 공포로 넘어가는 단계”라며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가 반복되면 다시 강경한 투쟁 모드로 옮겨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진척이 더딘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과의 신뢰 관계 회복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며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이분법적 공식을 깨야 한다”고 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50일이 지났다. 인상 깊었던 순간은. △민주당과 특검의 파상 공세가 있던 9월 말 언저리가 가장 힘들었다. 우선 이재명 정권의 실정을 국민에게 알리고 우리 지지층을 결집해서 대여 투쟁에 나서기 위한 동력부터 확보해야만 했다. 당 내부에서 “장외투쟁을 하면 큰일 난다. 중도층이 떠난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며 기대했던 결과물을 얻었다. -이재명 정부의 문제는 무엇인가. △일단 실력이 없다. 관세 협상부터 대북 정책, 캄보디아 한국인 납치 사태, 국정 자원 화재 사고에 이르기까지 이 정부가 지금까지 보여준 것은 불안감뿐이다. 환율과 집값이 올라가는데 대책은 없고 입으로 코스피 5000을 얘기하면서 민주노총에 사로잡혀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을 통과시켰다. 지금은 정치 탄압을 넘어 일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불안에서 공포로 넘어가는 단계다. -한미 간 관세 협상이 안 풀리는 원인은.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이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사람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다. 국무총리를 비롯해 내각에 믿을 수 없는 사람만 잔뜩 있고 미중 패권 전쟁이 펼쳐지는데 계속 중국 편을 드는 모습을 보이니 못 믿는 거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이분법적 공식은 이제 유효하지 않다. 그런데도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를 정리할 수도 없으니 결국 반미 선동에 나서고 있지 않나. -국정감사 이후에는 예산안 심사가 있다. △지방선거를 위해 내 편에 퍼주는 예산이 80%는 될 거다. 좌파의 먹이사슬이 된 에너지 정책이 대표적이다. 무리한 확장재정으로 이재명 정부 내 국가 빚은 사상 최대를 찍을 것이고 청년들은 자기 소득의 반 이상을 앞선 세대가 펑펑 쓴 국가 빚을 갚는 데 쓰는 암울한 시기가 올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견제 장치 없는 권력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생각한다. -지방선거 목표는.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서울과 부산·충청권을 기준으로 5대5 정도의 싸움을 해낼 수 있느냐가 중요 척도라고 본다. 힘의 균형은 결국 지지율이라 우리가 지방선거에서까지 승리한다면 협치의 가능성도 크게 열릴 수 있다. -한동훈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의 공천 가능성은. △단일대오를 위해 ‘당성’이 가장 중요하다. 당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인물을 데려와야지, 무조건 밖에 있는 인물을 영입하는 것이 승리의 길은 아니다. -전당대회 땐 ‘해당 행위자는 당에서 나가라’고 했다. △원내에서는 ‘차라리 나가는 게 낫다’고 생각될 만큼 단일대오를 흩트리는 인사는 없다고 생각한다. 원외에선 아직 해당 행위성 발언을 하는 분들이 있다. 당무감사위가 활동을 시작했으니 빠른 시간 안에 반드시 정리할 것이다. -국민과 당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제 독재의 마지막 단계까지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입법과 특검에 의한 폭력이 일상화되고 있는데, 더 두려운 것은 어느 순간 이게 기본값이 돼 우리가 익숙해지는 것이다. 국민이 침묵하지 않도록 우리가 계속 문제를 제기해나가겠다. -
베선트 "韓과 무역협상 마무리 단계"
정치 대통령실 2025.10.15 18:09:38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6일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한다. 특히 ‘한미일 경제대화’ 참석차 일본에 머물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미국을 방문해 투자를 모색하고 관세 협상에 힘을 보탠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민관이 협상 진전을 위해 총력전에 나선 양상이다. 대통령실과 산업부는 15일 공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과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포함한 당국자들을 만나 접점을 모색하게 된다. 이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 실장은 이날 “최근 2주 사이에 미국이 우리 정부가 보낸 수정 대안에 대해 상당히 의미 있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한국과의 무역 협상이 마무리 단계로 세부 내용을 해결하고 있다”고 말해 양국 간 이견이 크게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 그룹 총수들 역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으로 미국을 찾는다. 소프트뱅크가 미국 오픈AI·오라클과 추진 중인 거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사업 ‘스타게이트’와 관련한 협업을 논의하고 한미 간 관세 협상도 측면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그룹 총수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별장으로 알려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투자 유치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
'현빈♥' 손예진, 힙한 매력 발산…"단발도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은"
서경스타 TV·방송 2025.10.14 10:32:0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손예진이 한층 힙해진 면모를 뽐냈다. 손예진은 지난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드디어 여러분들 다시 만나러 갑니다"라며 "이번 주 토요일 극장에서 만나요, '어쩔수가없다' 안 보신 분, 또 보고 싶으신 분, 모여라, 곧 만나요"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 속 손예진은 선글라스에 스트라이프 티셔츠, 트레이닝 팬츠를 입은 모습이다. 특히 단발로 변신한 모습은 물론, 긴 양말에 슬리퍼를 신고 쿨한 매력을 자아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편 손예진과 현빈은 2018년 영화 '협상'에서 호흡을 맞췄고 2020년 종영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로맨스 호흡을 맞췄다. 여러 차례 불거진 열애설 끝에 두 사람은 연인이 되었고 2022년 결혼해 그해 11월 득남했다. 손예진은 지난달 개봉한 영화 '어쩔수가없다'에 출연했다. -
"일본 여행 취소해야 하나"…10월 들어 日·필리핀·대만 등 아시아 곳곳 '흔들'
국제 국제일반 2025.10.14 05:33:20‘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가 10월 들어 심상치 않다. 필리핀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지역에서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잇따랐고 한국에서도 중규모 지진이 관측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달 1일 필리핀 세부 북북동쪽 해역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러시아 캄차카(6.1), 파푸아뉴기니(6.6) 등에서도 강진이 잇따랐다. 8일에는 일본 가고시마현 남남서쪽 해역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해 규슈 남부가 흔들렸고 같은 날 대만 화롄 동부 해상에서도 규모 5.0의 지진이 이어졌다. 지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0일 필리핀 민다나오 동부 연안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해 쓰나미 경보가 내려졌고 도로와 통신망이 파손됐다. 13일 새벽에도 세부 인근 해역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추가로 관측됐다. 이들 지역은 모두 태평양판을 따라 형성된 환태평양 조산대, 이른바 ‘불의 고리’에 속한다. 필리핀판·태평양판·인도-호주판이 맞물리며 지각 응력이 주기적으로 쌓이고 이 에너지가 지진으로 방출된다. 전 세계 지진의 90% 이상이 이 지역에서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들을 단일 단층의 연쇄 반응이라기보다 ‘불의 고리’ 전역에 쌓인 응력이 시기적으로 해소된 결과로 보고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들은 서로 다른 판 경계에서 독립적으로 발생했지만 최근 불의 고리 일대의 응력 분포 변화가 광범위하게 관측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8일 오전 충북 옥천군 동쪽 17km 지역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다. 피해는 없었지만 충북 지역에서 계기 진도 4가 기록돼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낄 정도의 진동이 감지됐다. 이 지역은 1978년에도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아시아·태평양 전역의 지각 활동이 전반적으로 활발해지고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주변 지역에서도 장기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
트럼프 스톡커 : 李 버티자, 구금 풀고 "무역 도장 찍으라"는 美
국제 정치·사회 2025.09.13 11:10:40한미 무역협정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과 큰 틀에서 합의한 대로 수용하든지, 관세를 합의 이전 수준으로 돌리든지 당장 선택하라는 식으로 한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특히 미국이 조지아주에서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316명이 귀국한 날에 맞춰 압력을 넣은 것을 두고 한미 관계를 다시 흔들고 나선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해당 압박이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익이 되지 않는 사인을 왜 하느냐”는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 직후 나온 점에도 주목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이 쉽게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읽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워싱턴DC가 아닌 미국 상무부 장관의 자택이 있는 뉴욕으로 급하게 출국해 미국 달래기에 나섰다. 미국 상무장관 “한국, 무역협정 서명 안 하면 관세 되돌릴 것…유연함은 없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한국의 무역 당국은 미국에서 전해진 상무부 장관의 한 마디에 또 다시 머리를 싸매게 됐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대통령은 (워싱턴DC에) 왔을 때 서명하지 않았다”며 “나는 한국이 지금 일본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연함은 없다”며 “일본은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은 또 “한국은 협정을 수용하거나 관세를 내야 한다”며 “관세를 내거나 협정을 수용해야 하는 것은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올 7월 30일 한미가 3500억 달러(약 488조 원) 대미 투자 등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하고도 세부적인 부분에서 이견을 보이자 압박성 메시지를 낸 것이다. 러트닉 장관이 모범 사례로 든 일본의 경우는 지난 4일 미국과 무역 합의를 이미 끝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일본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자동차 관세율은 27.5%에서 15%로 각각 낮추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일본 정부가 미국에 5500억 달러(약 766조 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라며 투자처를 자기들이 선정한다고 적시했다. 유럽연합(EU)도 관세 인하 조치를 얻기 위한 문서화 조치를 마친 상태다. 이에 반해 한국은 실무협상 대표단이 지난 8일 미국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관계자들을 만나 한미 정상회담 이후 첫 세부 협상을 가졌지만 합의는 도출하지 못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9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일본과 외환보유고도 차이가 있고 기축통화국도 아니라서 (투자) 구조를 어떻게 짤지 문제가 많다”며 “근본적으로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을 같이 고민하고 미국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에는 해답을 달라 (요구하고 있고)는 문제가 교착 상태에 있다”고 언급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일본이 내는 5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금을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송유관 건설 등 미국이 원하는대로 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이 낸 5500억 달러를 회수할 때까지 수익을 50대50으로 배분하되 이후에는 미국이 수익의 90%를 가져가기로 했다며 미일 협정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한국도 비슷한 조건을 무작정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였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 7월 한국과 미국이 무역 합의를 맺기 직전에도 산업부의 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에게 “모든 것을 다 가져오라(bring it all)”고 촉구한 바 있다. 조선업 협력 등 한국이 선제적으로 내민 카드 이상을 가져오라는 협박성 발언이었다. 구금 근로자 입국 날 “제발 제대로 된 비자 받으라”…“이익 안되면 사인 안해” 李 입장도 의식한 듯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미국 이민 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다가 풀려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근로자들의 입국 시점과 하필 맞물렸다는 점에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이날 한국인 316명(잔류 선택 1명 제외)과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 일본 3명, 인도네시아 1명) 등 총 330명은 애틀랜타 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체포·구금된 지 8일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공항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더 빨리 고국으로 모시지 못해 송구하다”며 “복귀하신 분들이 일상 생활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심리 치료 지원 방안도 관심을 갖고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귀국자 가운데 건강 이상자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임신부가 1명 있어 퍼스트클래스로 모셔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통해 “임산부 여성처럼 체력적으로 약한 분들이 구금된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미국과) 협의도 있었다”며 “우선적으로 우리 기업 직원들이 발급받는 단기상용비자(B-1)와 전자여행허가(ESTA)에 대한 미국 정부의 명확한 지침을 확인해 일관되게 법을 집행하도록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귀국한 조현 외교부 장관은 “구금자가 (미국) 재입국 때 불이익을 받지 없도록 하는 문제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합의한 사안이라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반면 러트닉 장관은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현대차가 공장을 짓는 것을 좋아한다”면서도 “그들은 근로자들을 위해 적합한 근로 비자(working visa)를 받아야 했는데 관광 비자로 들어와 그냥 공장에서 일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가 한국 쪽에 전화해 ‘제발 좀 제대로 된 비자(right visa)를 받아라, 비자를 받는 데 문제가 있으면 내게 전화해라, 내가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전화해 제대로 된 비자를 받도록 돕겠다’고까지 말했다”며 “잘못된 예날 방식으로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외교가에서는 또 러트닉 장관의 압력이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익이 되지 않는 사인을 왜 하느냐”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한미 간 후속 관세 협상과 관련해 “(미국과) 어떠한 이면 합의도 하지 않겠다”며 “합리성과 공정성을 벗어난 어떤 협상도 하지 않다 보니 참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표면에 드러난 건 거칠고, 과격하고, 과하고,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이지만 최종 결론은 합리적으로 귀결될 것이고 그렇게 만들 것”이라며 “우리는 뭘 얻으러 (미국에) 간 게 아니고 미국의 일방적 관세 증액을 방어하러 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사인을 왜 하느냐”고 반문하며 “최소한 합리적인 사인을 하려고 노력해야 하니 사인을 못 했다고 비난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12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러트닉 장관의 발언에 대해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합리성이나 공정성을 벗어난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대차, 日·EU에 가격 경쟁력 상실…산업장관 방미에도 진통 장기화 가능성 한미 양국의 무역 협상이 차질을 빚자 재계에서는 미국이 부과하는 상호관세가 다시 25%로 원상복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당장 올 8월 대미 수출액부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급감했다. 여기에 미국 시장에서 일본·독일 등과 치열하게 점유율 경쟁을 펼치는 현대차는 당분간 더 많은 관세 부담까지 안고 뛰어야 할 판에 몰렸다. 예컨대 미국에서 판매되는 쏘나타의 경우 경쟁 차종인 도요타 캠리 등보다 2000달러가량 저렴한 2만 6900달러로 경쟁하고 있는데, 한국이 일본보다 10%포인트 높은 관세율을 부과받으면 이 가격 경쟁력은 바로 사라지게 된다. 국력 차이 탓에 대등한 무역 협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김 장관은 11일 급하게 미국으로 다시 떠났다. 이례적으로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가 아니라 러트닉 장관의 집이 있는 뉴욕으로 향했다. 러트닉 장관이 11일 뉴욕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9·11 테러 24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이후 해당 지역에 계속 머문 까닭이다. 미국에 도착한 김 장관은 12일 뉴욕 모처에서 러트닉 장관을 만나 후속 무역 협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김 장관의 방미에도 한미 간 협상이 단기간에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일본과 맺은 협정을 기준으로 한국을 압박할 경우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실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미일 무역 협정 논란 등 각종 비판 속에 지난 7일 불명예스럽게 퇴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아직 협상을 한참 더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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