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날 구속시킨 韓 민주주의 부끄럽다"…적부심 종료(종합)
尹 정권에 고가 선물·정치자금 등 로비 지시한 혐의
3분간 진술…"평생 세계평화 노력했는데 참담" 주장
한 총재 측, 건강 악화 호소…특검, 도주 우려 등 지적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청탁금지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5.09.22. [email protected]
한 총재는 1일 오후 4시부터 7시40분까지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부장판사 최진숙·차승환·최해일) 심리로 진행된 자신의 구속적부심에서 약 3분간 이같이 말했다.
진술 기회를 얻은 한 총재는 통일교의 교리를 설명하며 "세계 평화를 얻기 위해 우리가 하늘을 모셔야 하지 않느냐""며 자신이 '평화의 어머니' 역할을 하는 데 평생을 쏟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 총재는 "내가 그런 노력을 하는 데 평생을 다 바쳤는데 이 나라 민주주의가 나를 이렇게 대우하느냐"라는 취지로 자신의 구속에 참담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구속적부심은 구속 피의자가 구속이 적법한지 판단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절차다. 지난달 23일 새벽에 서울구치소에 구속된 한 총재는 이날 호송차로 법원에 도착한 후 별도 통로를 통해 구치감을 거쳐 심문에 출석했다.
한 총재는 지난 2022년 1월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현금 1억원을 건넨 데 관여했다는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또 윤 전 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선물을 건네며 교단의 현안을 청탁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와 해당 선물을 마련하는 데 교단의 자금을 활용했다는 혐의(업무상 횡령)를 받고 있다.
한 총재는 지난 2022년 10월 윤 전 본부장 등에게 자신과 교단 실세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이 연루된 미국 원정도박 수사 소식을 보고 받은 후 증거를 인멸하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함께 적용돼 구속된 바 있다.
한 총재 측은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윤 전 본부장의 일방적인 진술에만 기초해 무리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2025.09.17. [email protected]
다만 앞서 이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측이 적부심에서 윤 전 본부장의 문자 등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증거들을 두고 별건 영장으로 확보된 위법수집증거라고 주장한 것과 달리 한 총재 측은 그런 주장을 펴지는 않았다고 한다.
특검 측은 증거를 문제 삼는 한 총재 측이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한 총재가 불법 정치자금 및 고가 선물을 건네는 행위 전반에 관여해 승인과 지시를 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검은 그간 한 총재가 건강을 이유로 구속 전 세 차례의 소환조사에 불응한 뒤 날짜를 정해 일방적으로 출석하고, 구속 이후에도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태도를 고수한 데다 소환 요구에 불응한 적도 있었던 만큼 증거 인멸의 가능성과 도주의 우려도 크다고 보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과 자료를 근거로 구속영장 발부가 적법했는지, 또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를 판단해 권 의원을 계속 구속할 필요성이 있는지 판단해 결론을 내놓는다.
형사소송규칙은 재판부가 심문이 종료된 때로부터 24시간 이내에 구속적부심 청구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 결론은 이르면 이날 밤 늦게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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